서랍에 뉴욕을 넣어 두었다, 빈티지 가구와 소품으로 가득한 뉴욕

뉴욕의 ‘빈티지’ 가구와 소품을 파는 가게. 어딜 가도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은 이러한 가게는 하지만 사실 흔하지 않다. 세상이 아무리 발달해 인터넷 쇼핑몰에서 이를 산다고 해도, 직접 보고 만지지 않고서는 빈티지 가구와 소품이 주는 느낌을 제대로 알 수 없다. 그것의 미세한 흠은 물론이고 말이다. 그래서 찾아냈다, 뉴욕 곳곳에 숨어 있는 빈티지 가구와 소품 숍을.

사진_김율화(제20기 학생기자/포항공과대학교 창의IT융합공학과)

어느 빈티지 숍에서 촬영한 사진. 옷가지와 가구, 잡동사니가 놓여 있고 그 가운데로 좁은 길목이 하나 나 있다.

이래저래 어려운 빈티지의 법칙

모든 빈티지 제품이 그렇듯이 빈티지 가구와 소품 역시 가까이서 살펴보지 않고서는 선뜻 구매를 결정하기 쉽지 않다. 설령 ‘나는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서도 빈티지 가구와 소품을 완벽히 파악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이라도 인터넷으로 구매하기는 굉장히 어려운데, 아쉽게도 인터넷으로 빈티지 가구와 소품을 파는 가게가 거의 없어서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 배지, 손수건, 넥타이, 단추, 셔츠, 신발 같은 패션 용품에서 시작해 컵, 쟁반, 찻잔, 바구니, 벽시계, 전축, 타자기 등 집에서 자주 쓰이는 물건과 LP 음반, 지구본, 비디오테이프, 영화 포스터를 비롯한 물건 하나하나를 인터넷에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일이 다 열거하는 것조차 불가능할 정도다. 그뿐만 아니라 도대체 정체를 알 수 없고, 자세히 둘러보지 않으면 발견하기조차 힘든 작은 물건이 엄청나게 쌓여 있으니 말이다. 모르긴 몰라도 주인 역시 가게에 어떤 물건이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직접 가보는 수밖에 없다. 물론 그 역시 만만치 않아서, 빈티지 가구와 소품을 파는 가게를 제대로 둘러보려면 과장을 조금 보태서 꼬박 반나절이 걸릴지 모른다. 그것은 빈티지 물건을 파는 가게의 법칙이다.

브루클린 정크 내부의 모습입니다. 빈티지 가구와 소품을 파는 가게에는 무심코 보면 그저 잡동사니, 자세히 보면 어디서도 구할 수 없는 물건으로 가득하다.

여기까지 읽은 독자라면 황당함을 넘어 짜증을 느낄지 모르겠다. 인터넷으로 사기도 어렵고, 직접 간다 한들 어지럽게 쌓인 수많은 물건을 마주한 순간 ‘득템’을 해야겠다는 의지가 아닌 “이 많은 물건에서 어떻게 마음에 드는 걸 찾지?” 하는 낭패감이 몸과 마음을 뒤덮을 것이라고 버젓이 떠들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준비한 것이다. 뉴욕에 들렀을 때 꼭 가 봐야 하는 몇 군데의 빈티지 숍을 말이다. 이제 빈티지 가구와 소품을 파는 모든 가게와 그 안을 속속들이 파헤치겠다는 욕심은 잠시 접어두고 운에 맡기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스크롤을 아래로 쭉쭉 내리면 된다.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물건, Brooklyn Junk

정크 내외관의 모습. 온갖 물품이 쌓여 있는 가게 모습이 보인다. ‘브루클린 정크’는 아마 세상에서 가장 큰 빈티지 가게가 아닐까. 얼마나 많은 물건이 있는지 도통 가늠하기 어렵다.

‘브루클린 정크’는 ‘The World Famous Junk Shop’이라고 자신의 가게를 소개할 만큼 자신감이 넘친다. 방문해보면 헛말이 아님을 단박에 느낄 수 있다. 세상의 웬만한 물건은 이곳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실로 따져볼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종류와 양을 자랑한다. 브루클린 정크의 크기가 그것을 증명한다. 그래서 찾기도 쉽다. 브루클린에 들렀다면 반드시 가봐야 하는 곳 중 하나라 자부한다. 혹 이름에 ‘Junk’라고 쓰여 있어 정말로 쓰레기를 파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믿는다.

Address 197 N 9th St Brooklyn, NY 11211 b/t Bedford Ave & Driggs Ave in Williamsburg – North Side
Open 매일 오전 9시 ~ 오후 9시
Info (718) 640-6299 http://www.junk11211.com/
기묘하다 기묘해, Sanford and Sven’s Second Hand

‘Sanford and Sven's Second Hand’ 내부의 모습.빈티지 가게라고 해서 다 똑같지 않다. ‘Sanford and Sven’s Second Hand’는 정확히 표현하기 어렵지만 이곳만의 고유한 느낌을 뿜어낸다.

‘Sanford and Sven’s Second Hand’는 외관부터 심상치 않다. 으레 빈티지 가게에서는 안이든 밖이든 일부러 신경 쓰지 않은 척을 하는지 말끔히 정리된 모습을 찾기 힘든데, 이곳은 그 정도가 훨씬 심하다. 언뜻 보면 창고처럼 보여 모르고 지나치기 딱 좋다.

가게 내부 역시 마찬가지다. 왠지 모르게 기묘한 분위기가 흐른다. 아마 진열된 물건 때문일 텐데, “이걸 도대체 누가 산다고 갖다 놓은 걸까?”라고 여겨지는 것으로 가득하다. 그런데 그런 물건이 워낙 많다 보니 어느덧 비아냥거리는 그 생각은 “누가 사든 말든 자기가 좋아하는 물건을 들여놓은 게 아닐까?”하는 생각으로 바뀌어, 가게가 가진 무심함에 기분이 상하는 게 아니라 줏대에 감탄하게 된다. 그리고 그 ‘기분 나쁘지 않은 고집’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겸손한 마음으로 물건을 둘러보게 되고 만다.

Address 106 N 3rd St Brooklyn, NY 11211 b/t Wythe Ave & Berry St in Williamsburg – North Side
Open 매일 오후 1시~ 7시 반
Info (718) 487-9806 http://sanfordandsven.com/
빈티지 가구점인지 갤러리인지, Furnish Green

‘Furnish Green’ 내부의 모습. 위의 숍들보다 좀 더 깔끔한 내부 모습이다. ‘Furnish Green’은 마치 갤러리 같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여유롭게 여러 물건을 둘러보는 기분 좋은 사치를 부릴 수 있는 곳이다.

‘Furnish Green’은 위치도 그렇거니와 진열된 물건의 가격도 앞서 소개한 두 곳보다 비싸다. 뉴욕의 한복판이라고 할 만한 ‘타임스퀘어’ 근처에 있기도 하고, 빈티지 가구점이 맞는지 의심이 생길 만큼 한눈에도 깔끔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물건으로 꾸며져 있다. 게다가 잔잔한 음악이 흘러 마치 갤러리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곳에서 빈티지 물건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인 저렴한 가격은 만나볼 수 없다. 하지만 비록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정말로 갤러리를 찾은 것처럼 잠시나마 빈티지 가구와 소품의 매력을 감상해보는 것은 어떨까.

Address 1261 Broadway Ste 309 New York, NY 10001 b/t 33rd St & 32nd St in Midtown West, Koreatown
Open 월~금요일 오전 10시~오후 8시,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일요일 휴무
Info (917) 583-9051 http://furnishgreen.com/

빈티지 가게에 들렀을 때 가장 필요한 마음가짐인 가벼움으로 이 글 또한 읽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정말이지, 빈티지 가게는 직접 가보는 수밖에 없다. 혹 빈티지 가게를 자세히 설명하는 글이 있다고 해도 그걸 다 읽는 시간은 직접 가게 몇 곳을 둘러보는 시간과 비슷할 것이다. 온갖 잡동사니가 다 모여 있는데 오죽하겠는가. 그러니 일단 가 보자. ‘백문이 불여일견’이 정확히 들어맞는 곳이 바로 빈티지 가게다. 설령 뉴욕이 아니라도 말이다. 그곳에서 진짜로 나의 마음에 꼭 드는 물건을 발견하는 작은 기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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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와 ~ 소품들 하나 하나 세월이 뭍어나있는거 같네요 ~
    저도 빈티지 소품이 주는 분위기와 느낌을 참 좋아하는데 ㅎㅎ
    기회가 된다면 모두 방문하고싶은 장소들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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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오

    넵~ 예쁘고 신기한 게 정말 많아요~ 나중에 기회가 생기면 꼭 한번 가보세요~~ 아니면 한국에도 찾아보면 이런 곳 많아요~~

  • 팜므파탄

    빈티지 완전완전 좋아하는데, 이렇게 상세하게 취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뉴욕이 다시 그리워지네요!! 다시가면 꼭 빈티지샵 들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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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오

    감사합니다~저도 저곳들이 많이 기억에 남아요~ 한 번 들러보세요~ 그리고 득템하시기를~~

  • 민영 :)

    브루클린, 그 중에서도 윌리엄스버그는 정말 남다른 것 같아요 ㅎㅎ 윌리엄스버그에는 싸고 예쁜 패션샵도 많다는 거~! ㅎㅎ 저도 다음 번에 브루클린에 가면 정크는 꼭 한 번 가봐야겠어요! 뉴욕의 빈티지 샵들을 요목조목 정리해주신 종오 기자님 기사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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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오

    근처에 가시면 꼭 한 번 들러보세요~~ 곳곳에 빈티지샵이 정말 많더라고요~ 의외로 좋은 아이템을 생각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구매하실 수도?ㅋㅋ

  • 이지예

    브루클린 빈티지샵 싹싹 잘 탐방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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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오

    윌리엄스버그에 빈티샵이 정말 많더라구요. 가본 곳이 물론 좋았지만 못 가본 데가 아쉬움이 남네요~

  • 윤수진

    브루클린 정크!!! 정말 가보고 싶어요... 글자 하나하나에서 빈티지가 느껴지는 것 같아요..... (감탄감탄)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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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오

    감사합니당 빈티지스러운 글이라니... 브루클린 정크는 진짜 어마어마해요. 가게 자체가 커서 정말이지 세상의 온갖 물건이 다 있는 느낌이에요

  • 송종혁

    하나하나 다 매력적인 장소들이네요!! 저는 하나도 못가본 게 내심 아쉽네요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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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오

    나중에라도 기회가 생기면 한 번 가보는 걸로~ 아니면 한국에서라도.. 잘 찾아보면 정말 좋은 가게들 많아요~

  • 최동준

    와, 빈티지한 소품이 가득찬 분위기마저 빈티지한 장소들이네요. 특히 종오기자님과 동행했던 퍼니쉬 그린이라는 빈티지소품점이 기억에 남네요!!ㅎㅎ 기사 잘봤어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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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오

    코앞에 두고 주변을 계속 돌았던 게 기억나네요~ 무엇보다 분위기가 참 편하고 좋았던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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