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득한 책의 향기를 찾아서, 뉴욕과 보스턴의 서점

외국에서 여행할 때, 그 나라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서점이다. 그 나라 고유의 언어로 쓰인 수많은 책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정말 외국에 와 있구나’ 하는 것을 새삼스레 다시 깨닫게 된다. 외국어로 쓰인 처음 보는 저자와 제목에 이리저리 눈알만 굴리다 서점을 나갈지언정, 낯선 책들이 품은 냄새와 분위기는 분명 여행 중에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즐거움을 깃이다. 좋아하는 책을 우연히 발견할 때의 기쁨은 덤. 잘 몰라도 가 보자, 뉴욕과 보스턴의 서점으로.

Boston – 하버드 서점(Harvard Book Store)

하버드 서점의 전경. 검은 간판에 Harvard Book Store라고 쓰여 있다.

하버드 대학을 찾는 수많은 관광객이 빠지지 않고 꼭 방문하는 서점, 하버드 서점은 1932년에 설립되어 지금까지 80년이 넘도록 보스턴 시민들에게 사랑받으며 보스턴에서도 유명한 서점으로 손꼽히고 있다. 하버드 서점은 하버드 대학으로부터 걸어서 5분 거리로 아주 가깝게 위치해 있는데, 1층의 모습은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서점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인문, 사회과학, 철학, 과학, 종교 등 다양한 장르의 서적을 찾아볼 수 있고, 한쪽에서는 하버드 대학 기념품을 살 수 있다. 하지만 하버드 서점의 매력은 지하로 내려가는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지하에 마련된 중고 서점에서는 자신이 찾은 책을 싼 값에 구매할 수도 있고, 집에 묵혀 두었던 책을 팔 수도 있다. 중고 책들도 장르별로 잘 정돈되어 있어 찾기가 수월하다. 또 서점의 직원은 언제나 항상 웃는 얼굴로 친절하게 방문객을 맞이해 준다. 근처에 또 다른 대형서점이 있지만, 사람들로 붐비지 않고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 때문에 여행객이 길을 물어 찾아오는 곳이다.

하버드 서점의 내부의 모습이다. 책장에는 책들이 빼곡히 꽂혀 있고, 서점 내 방문객이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하버드 서점 내부의 모습. 금요일 오후에도 서점은 여유로운 분위기였다.

하버드 서점 지하 1층에 위치한 중고 코너. 사람들이 책을 보면서 둘러 보고 있다.지하 1층의 중고서점. 오히려 1층 매장보다 중고서점을 찾는 이들이 눈에 더 띌 정도다.

Mini Interview : 하버드 서점에서 만난 사람

하버드 서점에서 만난 존의 모습. 왼쪽은 그의 얼굴을 촬영한 사진, 오른쪽은 그가 들고 있는 검은색의 책을 클로즈업한 사진이다.

누구보다 주의 깊게 과학 분야 책을 둘러보던 존(John), 그와 함께 하버드 서점과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저는 시간이 나면 서점을 자주 들러요. 특히 이곳은 캠브리지를 올 때마다 들르는 서점인데, 책을 찾을 일이 있으면 항상 와요. 사실 요새는 인터넷 주문을 많이 하는 편인데 주문을 하기 전에 직접 서점에 들러서 어떤 책인지를 먼저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이 책은<기억을 찾아서>라는 책인데 제가 관심이 많은 신경과학 분야라서 찾아보고 있었어요.” (John, 학생)

Location 1256 Massachusetts Avenue Cambridge, MA 02138
Open 월~토요일 오전 9시~오후 11시 /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10시
Info 1-617-661-1515 / http://www.harvard.com
Boston – 커먼웰스 서점(Commonwealth Books)

 커먼웰스 서점의 외관. 검은 천막 같은 간판에 Commonwealth Books & Old Prints라고 쓰여 있다.

보스턴 도심 속 빌딩 숲 한가운데 골목에 위치한 작지만 정감 가는 서점이 있다. 바로, 커먼웰스
서점(Commonwealth Books)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것은 책장에 빼곡히 꽂힌, 이도 모자라 바닥까지 켜켜이 쌓인 책들이다. 잘 꾸며진 현대식 서점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지만, 어쩐지 더 정감이 가고 편안한 분위기다. 서점에는 실제로 개인 서재와 같은 느낌을 주는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어 좀 더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서점의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커먼웰스 서점이 보스턴을 대표하는 유명한 서점이 된 이유는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옛 인쇄본 때문이다. 올드 프린트(Old Prints) 섹션에서는 1600년대부터 1940년대까지 발행된 역사, 문학 등 다양한 장르의 고서의 인쇄물을 볼 수가 있다. 매일 같이 들려도 항상 편안한 분위기로 맞아줄 ‘동네 책방’ 같은 커먼웰스 서점. 보스턴 프리덤 트레일 여행 중 잠깐 들러 편안한 분위기 속 책을 보며 휴식을 취해보는 건 어떨까?

커먼웰스북스 서점의 내부의 모습. 사진 정면에는 책장에 책들이 잘 정돈되어 있고 벽난로 장식, 지구본, 가죽 소파 등의 소품도 곳곳에 보인다.커먼웰스 서점의 내부 모습. 벽난로 장식, 따뜻한 느낌을 주는 소파 등의 소품들이 서점의 분위기를 더욱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왼쪽 사진은 올드 프린트 섹션에 꽂혀 있는 고 인쇄물들이고 오른쪽 사진은 황금빛 털을 가진 책방의 고양이 모습이다.‘올드 프린트’ 섹션에서만 볼 수 있는 옛 인쇄물들(왼쪽). 커먼웰스 서점의 숨어 있는 명물, 책방을 지키는 고양이다.(오른쪽)

Mini Interview : 커먼웰스 서점에서 만난 사람

커먼웰스 서점을 찾은 두 여성 손님의 사진이 왼쪽에 보이고, 오른쪽 사진은 한 여자가 입고 있는 ‘위대한 개츠비’ 티셔츠를 클로즈업한 사진이다.

커먼웰스 서점에서 『위대한 개츠비』가 프린트 된 옷을 입고 같은 책을 들고 있는, 『위대한 개츠비』의 열렬한 팬 한나(Hanna)를 만났다.

“평소 엄마와 함께 책 읽는 것을 좋아해요. 심리학 서적이나 소설을 좋아해서 자주 읽어요. 또 엄마와 함께 서점에도 자주 오는데, 특히 스콧 피츠제럴드 작품은 서점에 들를 때마다 꼭 찾아보고는 하거든요. 꼭 책을 찾아보지 않더라도 서점의 느낌이나 분위기가 좋아서 자꾸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이곳에는 함께 오래된 서적을 읽어보고 싶어서 같이 와 봤어요. 조용한 분위기라 더 마음에 들어요.” (Hanna, 학생)

Location 9 Spring Lane(between School St & Washington St) Boston, MA 02109
Open 연중무휴(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제외)
Info 1-617-338-6328 / http://www.commonwealthbooks.com
New York – 스트랜드 서점(Strand Books)

스트랜드 서점 앞에 놓인 매대에 책이 어지럽게 잔뜩 쌓여 있는 모습이다.

1927년 문을 연 이래로 80년 넘게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스트랜드 서점(Strand Books)에는 200여 명의 직원이 일하고 약 2천 5백만 권이 있다고 한다. 실제로 그 안을 들어가는 순간, ‘스트랜드 서점의 책을 일렬로 세우면 18 miles of books에 이른다’는 말이 근거 없는 농담이 아님을 실감하게 된다. 헌책이든 새 책이든 가릴 것 없이 미국에 존재하는 모든 책은 스트랜드 서점에 있을 것만 같다. 이곳의 모든 책을 둘러보려면 며칠 동안 서점에만 있어도 모자라지 않을까.

지하 1층, 지상 1~3층으로 이루어져 있는 스트랜드 서점의 각 층은 고유한 분위기를 띤다. 1층에는 각종 기념품과 신간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큰 규모와 책을 찾고자 북적이는 사람으로 인해 마치 대형 마트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반면 예술 서적 위주로 꾸며진 2층은 1층에 비해 한적한 분위기인데, 책장에 기대 여유롭게 책을 보는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띈다. 스트랜드 서점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예술 관련 서적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니 이 분야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와 보아야 할 것. 3층은 희귀본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누구나 빌릴 수 있어 다양한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책이 사랑받는 곳’(WHERE BOOKS ARE LOVED)이라는 문구는 스트랜드 서점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문구다. 스트랜드 서점은 책이 사랑받는 곳일 뿐만 아니라 책 읽는 사람이 사랑받고, 책 읽는 사람이 사랑하는 곳이다. 뉴욕에 들렀다면 책으로 사랑이 이어지는 스트랜드 서점에 가 보자.

스트랜드 서점의 내부 모습. 책이 많이 쌓여 있는 선반을 각기 다른 모습으로 촬영한 사진들이다. 스트랜드 서점의 내부 모습, 2천 500여 권에 이르는 책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놀라움에 입이 벌어진다.

Location 828 Broadway, New York, NY(between 12th St & 13th St in Greenwich Village, Union Square, East Village)
Open 월~일요일 오전 9시 30분~오후 10시 30분
Info 1-212-473-1452 / http://www.strandbooks.com
New York – 하우징 웍스 서점(Housing Works Bookstore)

하우징 웍스 서점의 외관. 남색으로 페인트칠 된 외부 모습과, 열린 문 안쪽으로 서점의 모습이 살짝 보인다.

외관은 여느 서점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는 하우징 웍스 서점(Housing Works Bookstore), 하지만 잠시만 둘러보아도 보통의 서점과 다른 점을 발견하게 된다. 하우징 웍스 서점은 미국 에이즈 감염인 사회적 기업인 ‘하우징 웍스’(Housing Woks)에서 운영하는 서점으로서 수익을 에이즈 감염 환자를 위해 사용한다. 서점 운영은 직원과 자원봉사자에 의해 이루어진다.

하우징 웍스 서점은 지상 1, 2층으로 되어있는데, 1층에는 바가 있어서 책과 함께 커피를 비롯한 다양한 음료를 즐길 수 있다. 그 외에 이곳의 가장 큰 매력으로 1달러 미만에 판매되는 책을 꼽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하우징 웍스 서점을 찾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1달러로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고 행복한 일이 아닐까. 하우징 웍스 서점에서라면 저렴한 가격에 구입한 좋은 책과 커피 한 잔이면 몇 시간이고 즐겁게 보낼 수 있다. 책을 통해서 나눔을 실천하는 하우징 웍스 서점에서 책을 사고 책을 읽는 일은 자신을 돕는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전한다. 서점을 나설 때 마음이 따뜻해지는 서점, 바로 하우징 웍스 서점이 아닐까.

하우징 웍스 서점 내부 모습. 왼쪽은 50센트와 1달러짜리 책을 판매하는 매대를 촬영한 것이고, 오른쪽은 서점의 내부 전체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하우징 웍스 서점하면 빼놓을 수 없는 1달러 코너와 카페의 모습, 하우징 웍스 서점은 적은 돈으로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Mini Interview : 하우징 웍스 서점에서 만난 사람

하우징 웍스 서점을 찾은 시인 조지 스펜서의 모습. 흰 셔츠를 입은 그가 옆을 바라보며 살짝 웃고 있다.

서점 한쪽에 유심히 책을 고르는 한 중년의 신사가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가 시집 『Unpious Pilgrim』를 낸 시인 조지 스펜서(George Spencer)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근처에 살아서 이곳을 자주 찾아요. 일주일에 서너 번 정도 오는 것 같아요. 하우징 웍스의 좋은 점을 한 가지 꼽자면 무엇보다 1달러에 훌륭한 책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서점 구석구석을 돌다가 우연히 맘에 드는 책을 발견할 때의 기분은 말로 다 형언하기 어려운 즐거움이죠. 작품 활동을 하는 데 있어 많은 영감을 얻어요.” (George, 시인)

Location 126 Crosby St New York, NY 10012(between Prince St & Jersey St in SoHo)
Open 월~금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 / 토, 일요일 오전 10시~ 오후 5시
Info 1-212-334-3324 / http://www.housingworks.org/book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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