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부엌, 오사카 식도락 여행

일본에는 ‘구이다오레(食い倒れ)’라는 말이 있다. 하루 벌어서 하루 먹는 것이 유행이던 시절에 생겨난 말로, ‘먹다가 망한다’는 뜻이다. 엔저현상으로 값싼 항공권들이 쏟아지고 있는 바로 지금! 먹을 거리 천국 오사카로 식도락 여행을 떠나보자.

여러 색깔의 패턴으로 빛나는 오사카의 랜드마크, 글리코 간판이다. 가장 큰 간판에는 한 남성이 손을 들고 달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천하의 부엌, 오사카

일본의 수도가 교토였던 1000여 년 동안에는 오사카 항을 통해 모든 식료품들이 운반되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오사카, 교토를 칭하는 간사이 지방에서는 다양한 음식들이 개발되었고, 천하의 부엌이라는 별명을 가질 만큼 먹거리들이 많은 도시로 발전했다. 오사카에서 소문난 맛집, 그중에서도 오사카 전통의 맛을 볼 수 있는 곳들로만 엄선한 다음의 리스트를 통해 진정한 오사카의 맛을 엿보자.

길거리에는 사람들이 있고, 사람들 위로 귀여운 캐릭터들의 현수막들이 만화의 천국인 일본의 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오사카식 오코노미야키의 최강자! 도톤보리 츠루하시 후게츠( 風月)

우리나라에 빈대떡이 있다면 오사카에는 오코노미야키가 있다. ‘좋아하는 것’이라는 뜻의 ‘오코노미’와 ‘굽다’라는 뜻의 ‘야키’를 뜻하는 오코노미야키는 그 이름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재료들을 넣고, 철판에서 구워먹는 요리로, 일본 전 지역에서 사랑받는 음식이다. 그중에서도 오사카식오코노미야키로 현지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곳인츠 루하시후게츠를 찾아보았다.

큰 철판 위, 좌측에는 오징어 돼지고기에 면토핑을 올린 오코노미야끼가 있고 우측에는 돼지고기 오코노미야끼가 있다.

오코노미야키는 크게 모든 재료를 한번에 섞어 부치는 방법인 ‘오사카식’과 재료를 한 가지씩 차례대로 올리는 방법인 ‘히로시마식’으로 나뉜다. 츠루하시 후게츠에서는 오사카식 오코노미야키 전문점답게 해물, 고기, 양배추, 계란를 한꺼번에 섞어 철판에 부치는 방식을 이용하는데, 히로시마식 오코노미야키에 비해 훨씬 더 간편한 방식이라 도시인들에게 더욱 사랑받고 있다.

왼쪽 사진에서는 철판 위 양철그릇에 오징어, 돼지고기, 양배추 등의 오코노미야키의 재료들이 올라가 있다. 오른쪽 사진에서는 오코노미야키 위에 테리야키 소스와 마요네즈가 발라져 있다.

오코노미야키가 완성되기까지는 15분에서 20분 정도 걸린다. 철판 앞에서 군침만 흘리고 있기보다는 야끼소바를 먹어보자. 야끼소바는 조리가 되어 나오기에 오코노미야키를 기다리는 동안 먹기 좋다. 야끼소바 위에는 일본 특유의 초록 김가루를 뿌려 먹는데, 테리야키 소스의 달달한 맛과 김가루의 감칠맛이 맛있게 어우러져 기다리는 동안의 허기를 달콤하게 달래준다. 오사카에 가게 되면 첫 번째로 가야할 집이라 추천할 만하다.

철판 위에 데리야키 소스가 묻혀진 야끼소바가 있고, 그 위로 초록 김가루가 뿌려져 있다.

Location Fugetsu ビッグステップ 3F 1-6-14 Nishishinsaibashi, Chuo Ward, Osaka (오사카 도톤보리 글리코간판 바로 뒷 건물에 위치)
Price 돼지고기 오코노미야키 600~680엔(Small/Medium), 오징어 돼지고기 오코노미야끼 + 면 사리 추가 980~1100엔(Small/Large), 해물과 돼지고기가 들어간 믹스 야키소바 1000~1220엔(Small/Large)
Open 매일 오전 11시 ~ 오후 9시 30분
Info +81 6-6258-5189 www.ideaosaka.co.jp
Tip 어려운 일본어 메뉴판을 보고 당황하지 말 것! 직원에게 부탁하면 한글 메뉴판을 가져다 준다.
싸고, 맛있다! 간사이풍의 대표 돈부리 체인점 NAKAU

‘싸고 맛있다.’ 이렇게 완벽한 수식어가 있을까? 300엔, 우리나라로 3000원 정도 하는 가격에 고기가 아낌없이 들어간 푸짐한 규동을 먹을 수 있다. 가격 면에서는 우리나라의 천국 같은 분식점이 연상되기도 했지만, 맛은 우리나라 유명 돈부리 전문점과 비교해도 좋을 만큼 만족스러웠다. 특히나 우리나라 대학생들과 주머니 사정이 다를 바 없는 일본의 대학생들이나 유학생들에게 NAKAU는 가장 값싸고, 맛있는 식당으로 유명하단다.

NAKAU의 외관이다. 상단에는 간판이 붙어있으며, 유리문에는 NAKAU의 홍보메뉴들이 붙어있다.

자판기 문화가 발달한 일본에서는 식당 내부의 식권자판기들을 쉽게 볼 수 있다. NAKAU 또한 마찬가지다. 점원에게 주문을 하는 방식이 아니라 식권 자판기로 음식을 주문하는데, 돈을 넣고 먹고 싶은 메뉴를 고르면 아래 사진과 같이 귀여운 표가 나온다.

NAKAU의 메뉴 주문 자판기의 모습. 왼쪽 사진은 자판기 화면을 촬영한 것으로, 빨간 테두리 안 화면에 메뉴를 고를 수 있도록 안내가 되어 있다. 오른쪽 사진은 3개의 메뉴 주문표 사진. 기차표보다 작은 흰 종이 위에 한자로 메뉴명이 쓰여 있다.

NAKAU의 대표 메뉴인 규동과 치킨계란덮밥을 주문해 보았다. 규동은 고소한 고기 맛과 상큼한 야채, 그리고 일본 특유의 간장소스가 함께 버무려져 씹는 맛이 일품이었으며, 치킨계란덮밥은 야들야들한 계란과 부드러운 치킨이 입에서 사르르 녹았다. 3~4000원이라는 가격이 무색할 만큼 맛있었고, 음식의 양 또한 푸짐했다.

왼쪽은 푸짐한 고기 위에 두부와 쌈이 올라와 있는 NAKAU의 규동이다. 오른쪽은 야들야들한 비주얼을 자랑하는 계란과 치킨이 밥 위에 얹혀져 있는 치킨계란덮밥이다.

Location Nakau Umedahigashi 530-0014 Osaka Prefecture, Osaka, Kita Ward, Tsurunocho, 1−1梅田セントラルビル1階 (표기된 위치 외에도 체인점이므로 여기저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Price 규동 300엔, 치킨계란덮밥 490엔 등 모든 돈부리들이 300~600엔 사이
Open 24시간, www.nakau.co.jp
Tip 자판기 사용법이 어렵다면,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하자! 처음부터 차근차근 자판기 사용법을 알려준다.
바삭바삭한 튀김옷이 일품인 쿠시카츠, 야키도리 라이쵸

일본의 야키도리 집들에게는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소스 통이 있는데, 그 통에 담긴 소스의 맛이 다른 집들과의 차이점을 두는 인기의 비결이라고 한다. 야키도리 라이쵸는 수많은 야키도리 집들 중 현지인들에게 가장 인정받는 소스를 가진 집으로 소문나 있다. 야키도리 라이쵸에는 닭이나 닭의 껍질을 꼬치에 꽂은 뒤 달고 짭짤한 소스를 발라 숯 위에서 굽는 일본식 야키도리와 버섯 꼬치, 고구마 버터 꼬치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 중 쿠시카츠는 쿠시(꼬치)와 카츠(커틀렛)의 합성어로 오사카에서만 맛볼 수 있는 명물이다.

여러 가지 쿠시카츠들이 검정색 접시에 담겨 있다. 접시 왼쪽에 담긴 쿠시카츠는 넙적한 어묵을 튀긴 것처럼 생겼고, 오른쪽은 그보다 더 얇고 둥근 기둥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일본의 전통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외국인들이 오면 점원들이 첫 번째로 하는 일은 소스에 대한 룰을 알려주는 일이다. 야키도리 가게에는 언제나 테이블 위에 소스가 비치되어 있는데, 다음 사람을 위해 소스는 한 번만 찍어야 한다.

왼쪽 사진은 라이쵸의 기본 셋팅인 소스와 양배추가 놓여있는 장면이며, 오른쪽 사진은 소스에 쿠시카스를 찍는 장면이다.

풍덩! 하고 소스에 한번 빠졌다 나온 라이쵸의 쿠시카츠는 짭쪼름하고 달달한 소스 특유의 맛과 바삭바삭한 튀김옷, 그리고 야들야들한 닭고기의 맛이 한꺼번에 어우러져 감탄이 나오는 맛이다. 싱싱한 양배추와 함께 먹으면 그 맛이 더욱 일품이다. 관광객 책자에 나오는 맛집이 아닌, 현지인들이 추천한 일본에서 가장 맛있는 야키도리 전문점! 야키도리 라이쵸에 꼭 한 번 방문해 보아야 하는 이유다.

Location 1 Chome-18-6 Sangenyahigashi,Taishō-ku, Ōsaka-shi, Ōsaka-fu (타이쇼 역 3번 출구에서 오른쪽 골목)
Price 야끼도리 1개당 150엔, 아사히 맥주 500엔
Open 화~목요일 오후 5시 ~ 오전 12시, 금, 토, 공휴일 전날 오후 5시 ~ 오전 1시, 월요일 휴무
조금만 더 가면… 교토 볼거리 & 먹거리

기왕 오사카에 갈 것이라면 교토도 가 보자. 어떤 기차를 타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3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에 있는 교토는 도시 전체가 교토 역사지구라는 이름으로 세계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오래된 역사도 중요하지만, 전통을 지키고 보존시키는 노력이 어마어마하다 보니 관광지들이 발달되어 있는데, 그들의 길거리 음식들 또한 일품이다.

형형 색색의 기모노를 입은 일본인들이 벚꽃이 만개한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

TIP! 오사카에서 교토 가는 방법
JR라인 신카이소쿠(신쾌속)를 이용하면…
오사카역 또는 신오사카역에서 교토역으로 갈 수 있다. JR간사이와이드패스, JR명탐정코난패스, JR웨스트간사이패스 등을 사용할 수 있다. 편도 540엔, 25분 소요, 약 15분 간격으로 운행.
한큐선을 이용하면… 우메다역에서 카와라마치역으로 가면 된다. 편도 390엔, 43분 소요, 10분에 한 대 간격으로 운행.

기요미즈데라에서 맛보는 쫄깃한 당고

커다란 사찰인 기요미즈데라의 모습. 벚꽃이 조금씩 피어 있는 가운데 붉은 색으로 칠한 큰 사찰이 우뚝 서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순수하고 깨끗한 물’이라는 뜻의 기요미즈데라는 교토에 가면 꼭 방문해야 할 명소 중 한 곳. 교토의 2000개가 넘는 사찰과 신사들 중 압도적인 수치로 관광객 수 1위를 차지한 기요미즈데라로 가는 언덕을 오르다 보면 윤기나고 탱글탱글한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다.

일회용 용기에 당고 3개가 놓여있다. 왼쪽은 용기에 나란히 담긴 당고의 모습, 오른쪽은 당고를 들어올린 모습이다.<br />

눈길을 끄는 주인공은 바로 당고. 쫀득쫀득한 당고 떡에 묻힌 소스 위로 콩가루를 뿌려 먹으며 사찰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 맛이 달달하니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교토의 당고는 타 지역들과는 다르게 간장 맛이 첨가되어 있어 콩가루와 섞였을 때 더욱 맛있다고 한다. 일본에 사는 사람들도 교토에 오면 꼭 맛보고 간다는 기요미즈데라의 당고. 꼭 맛보도록 하자.

Location 일본 교토부 교토시 히가시야마구 기요미즈데라
Price 당고 3개 300엔
Open 오전 6시 ~ 오후 6시

마루야마 공원과 길거리 음식들

기요미즈데라의 아름다운 사찰을 감상하고는 10분 정도 걸어 보자. 수많은 관광객들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모처럼 휴일을 즐기러 나온 현지인들만 있는 곳, 마루야마 공원이 있다. 이곳에서는 여러 가지의 길거리 음식들을 맛볼 수 있는데, 관광객들이 거의 없다는 것이 이 곳의 장점이다.

일회용 용기에 당고 3개가 놓여있다. 왼쪽은 용기에 나란히 담긴 당고의 모습, 오른쪽은 당고를 들어올린 모습이다.<br />

돗자리 위에 아사히 캔맥주 3캔과 치킨 카라아케, 계란을 얹은 야끼소바가 놓여있다. 이를 맥주 쪽에서, 반대로 야끼소바 쪽에서 찍은 사진이 함께 붙어 있다. 대부분의 일본 사람들은 공원 내 잔디밭에서 맥주와 함께 음식들을 먹곤 하는데, 그 곁에 함께 앉아 신발을 벗고 돗자리에 앉아 보면 일본인들 틈새에서 현지 주민이 된 느낌. 차가운 맥주 한 잔을 들이키며 소스들을 마구 섞은 야끼소바와 짭쪼름한 닭튀김을 먹는다면 그 순간만은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을 것이다.

Location 일본 교토 부 교토 시 히가시야마 구 마루야마초 마루야마 공원
Price 아사히 캔맥주 1캔 500엔, 치킨 가라아케 300엔, 계란을 얹은 야키소바 650엔, 당고 3개 300엔
Open 24시간 무휴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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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동이라구요? 저도 데려가 주실꺼죠, 서우&율화 기자님?ㅎㅎㅎ
  • jj3689

    이런 먹는 기사 아주 좋아요
  • 우와..일본하면 스시부터 생각났엇는데 다양하고 맛있는 요리들이 정말 많네요 ㅎㅎㅎ 기사 잘보고 갑니다~~
  • 김경현

    가깝고도 먼나라 일본!! 아직 한번도 못가봤는데ㅜㅜ 카츠에 맥주 한 잔이 정말 땡기게 만드는... 더군다나 시험기간의 밤.... 다음에 오사카갈 기회가 있으면 참고해야겠어요^~^
  • 윤수진

    우왕~~~ 곧 오사카로 떠나는 저에게 정말정말 유용한 정보가 될 것 같아용 !!!! ^0^
    소개해주신 맛집들 꼭 가보도록 하겠습니당 ~~ 좋은 기사 감사해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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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서우

    수지니 잼께놀다와유!!! 또가고싶다 ㅜ.ㅜ!!!!

  • 김율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기사이네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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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서우

    명동에도 츠루하시후게츠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있어요! 율화기자님 이번달에 서울 올라오면 한번 먹으러 가요!!!ㅋㅋㅋ

  • 송종혁

    사진만 봐도 정말 먹고 싶어지는 기사네요ㅠ 오사카에 저렇게 맛있는 음식들이 기다리고 있다니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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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서우

    종혁기자님도 ㄱ....군대 가기 전 .... 오사카 한번 꼭 가보길 추천할게요!!!! ㅎ하핳ㅎ.ㅎ...... 미안;;ㅋ

  • 최동준

    와, 정말 이 야심한 밤에 저의 배를 괴롭게 할 만큼 모든 음식들이 맛있게 보이네요!!!:) 음식사진에 홀려서 기사를 보다 보니 금방 읽었네요~ㅎ 음식을 맛있게 찍는 비결이라도 있나요 서우 기자님?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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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서우

    낮은 심도로 최대한 밝게 촬영하면 가장 맛있게 나오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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