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언컨대 가장 완벽한 음식, 단호박

사진_유이정/제19기 학생기자(서울여자대학교 언론홍보학과)
단호박으로 만든 음식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 사진 속에는 삼각형 모양의 무늬가 그려져 있는 접시가 있고 그 위에는 은박지가 원 형태로 깔려 있고 그 위에 통째로 찐 단호박이 놓여 있다. 단호박은 위 부분을 오려내어 뚜껑처럼 다시 살짝 덮어 놓았으며, 그 안에는 속을 파내어 다시 담은 단호박이 들어 있다. 테이블 접시 옆에는 악어 모양의 장난감 같은 것이 함께 놓여 있다.
추위에 어깨조차 제대로 펼 수 없는 겨울이다. 바야흐로 겨울은 뜨끈한 것의 계절. 속이 노오란 단호박 한 입이면 추위에 움츠러든 몸도 스르르 녹는다. 단호박, 이제는 글로벌하게 즐겨 보자. 인도식 커리부터 한방 단호박 범벅, 길거리 고로케까지, 단호박의 단호한 변신을 맛볼 차례.

단호박으로 느끼는 인도의 향기, 홍대 커리엔조이 ‘단호박 커리’

단호박 커리와 플레인 난의 사진. 하얀 테이블 위에 삼각형 모양의 접시가 놓여 있고 그 위에 은박지 위에 단호박이 놓여 있다. 단호박 하나를 통째로 쪄서 속을 파내고 그 안에 다시 단호박 커리를 담은 모습. 단호박 위 부분을 뚜껑처럼 잘라내어 옆에 두었다. 단호박 커리 옆에는 큰 바구니 안에 길쭉한 모양의 난이 놓여 있다. 난은 밀가루를 납작하게 반죽해 구운 것처럼 생겼으며, 마치 피자의 도우 같다.
단호박 케이크, 단호박 파스타, 단호박찜… 단호박으로 만들 수 있는 평범한 요리에는 질린 지 오래다. 그래서 이번엔 커리다. JW 메리어트 호텔 출신의 인도 셰프가 직접 요리하는 단호박 커리는 주문과 동시에 입구에 쌓인 장식용 단호박을 가져다가 바로 쪄서 요리해 준다. 단호박을 찌는 동안 할로윈 분위기의 카페 구석구석을 카메라에 담다 보면 어느새 식탁 위에 이런 귀여운 단호박 커리가 완성되어 올라와 있다.
커리엔조이의 내부 모습들. 왼쪽 사진은 가게 한쪽에 잔뜩 쌓여 있는 단호박들이다. 실제로 이 단호박들이 커리로 요리된다. 단호박들 위에는 할로윈 펌킨 모양의 꼬깔모자가 하나 놓여 있다. 모자에는 할로윈 유령처럼 눈코입이 기괴하게 그려져 있다. 오른쪽 사진은 위에서 본 단호박 커리를 위에서 촬영한 모습. 동그란 단호박 안에 커리가 들어있는 모습이다.
보기만 해도 단호박의 노오란 단맛이 입 안 가득 느껴진다. 뚜껑을 열면 코코넛 밀크가 들어간 부드러운 커리가 한가득 들어 있다. 커리에는 솔방울 오징어와 새우가 큼직하게 들어 있어 신선한 맛도 느끼게 해 준다. 여기에 느끼함을 잡아 줄 양파와 약간 매콤한 향신료의 맛이 더해져 깔끔하다.
단호박 커리를 자세히 찍은 사진들. 위 사진은 단호박 커리를 가까이에서 찍은 사진으로, 단호박 안에 단호박의 색보다 조금 옅은 노란빛의 커리가 들어 있다. 커리 위에는 하얀색 코코넛 밀크를 시럽처럼 뿌려두어 흰색의 무늬가 보인다. 아래 왼쪽 사진은 단호박 커리를 한 스푼 떠낸 모습. 커리에 덮여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큼직한 건더기가 가득 보인다. 아래 오른쪽 사진은 단호박 커리를 난에 찍은 모습. 뾰족한 난의 끝부분을 커리에 찍어올렸고, 난 위에도 둥그런 모양의 건더기가 따라 올라와 있다.
커리엔조이의 모든 메뉴에는 조미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때문에 단호박 커리 역시 단호박이 가지는 절제된 달콤함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커리엔조이는 커다란 난으로도 유명하다. 플레인 난 혹은 인기메뉴인 치즈 난에 커리를 찍어 먹는 것을 추천. 짭쪼름한 난과 해산물이 들어간 단호박 커리의 만남이 신선하다.
단호박 커리의 식사 마지막 단계. 커리를 다 먹은 단호박 통에서 속을 긁어낸 것을 한 스푼 떠올린 모습이다. 주황색의 단호박 속이 한가득 스푼에 담겨 있다.
커리를 모두 즐겼으면 이제 남은 것은 단호박 속 파 먹기. 혹은 커리와 함께 단호박 속을 긁어 난에 얹어 먹어도 좋다. 부드러운 크림과 단호박의 밀도 있는 맛이 꽤나 좋은 조화를 이룬다.

Place 서울 마포구 서교동 347-9 은진빌딩 2층 (홍대역 8번 출구 근처)
OpenPrice 단호박 커리 16,900원(2인), 난 1,500원~2,500원
Open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일요일: 오후 4시~오후 10시) 연중무휴
Info 070-4113-4113
Tip! 버터 치킨, 카다이 치킨 등은 5,900원에 즐길 수 있다. 특히 치즈난이 인기 메뉴.
입김 호호 불며 맛보는 명동 와따 고로케의 ‘단호박 고로케’

와따 고로케의 모습. 철제로 된 식힘망 위에 고로케가 빼곡하게 진열되어 있다. 동그랗고 납작한 모양의 일반적인 고로케 모습이다.
하루에 단 두 번, 오전 11시와 오후 3시를 기다려 만날 수 있는 단호박 고로케. 준비된 만큼의 고로케가 동이 나면 와따 고로케는 바로 가게 문을 닫는다. 덕분에 와따 고로케를 맛보러 멀리서 찾아 온 손님들로 언제나 가게 앞은 북적이기 일쑤. 특히 오후시간에는 인기 메뉴인 야채, 치즈, 단호박 고로케가 금세 동이 나니 시간을 잘 맞춰 미리부터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 테이크 아웃 전문점이라 따로 가게 내부에 테이블과 의자는 없다. 하지만 기다리다 보면 고로케를 만들고 튀겨서 식혀내는 모든 과정을 한 눈에 들여다 볼 수 있다.
와따 고로케의 단호박 고로케 모습. 왼쪽 사진은 단호박 고로케를 반으로 가르고 있는 모습으로, 튀김옷 속에 노란색의 단호박 속이 가득 보인다. 오른쪽 사진은 반으로 가른 고로케 한 조각을 놓아둔 모습으로, 역시 이 속에도 단호박이 가득 차 있다.
바삭한 빵가루와 꽉 찬 속이 고로케 특유의 고소함과 단호박의 담백함을 느끼게 해 준다. 특히 첨가되는 재료 없이 단호박이 껍질째 그대로 들어간 고로케는, 팥은 식상하고 달콤함은 놓치기 싫은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단호박 고로케의 모습. 포장해주는 흰 종이 안에 놓인 단호박 고로케는 겉으로 보기에는 동그랗고 약간 납작한 것이 일반적인 고로케 모양과 다를 바 없다.
이외에도 야채 고로케와 팥 고로케는 와따 고로케를 찾는 손님들에게 변함없이 사랑받는 스테디 셀러다. 와따 고로케의 가장 큰 특징은 밀도 높은 속 재료다. 야채와 팥, 단호박이 빈틈없이 들어가 있어, 매트한 식감을 즐기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Place 명동역 3번출구 퍼시픽 호텔 앞
OpenPrice 야채, 팥앙금, 치즈, 카레, 단호박 등 전 메뉴 1,500원
Open 오전 11시, 오후 3시
Info 02-777-9793
Tip! 고로케가 나오는 시간을 기다려 손님들이 몰리니 주의할 것.
소설가 이태준 가옥에서 즐기는 가을 한 때, 수연산방 ‘한방 단호박 범벅’

수연산방의 외관. 한옥집임을 짐작하게 하는 벽으로 된 울타리에 현관 입구가 보인다. 현관은 기와를 올렸고, 가운데에 가게 이름을 한자로 쓴 판이 붙어 있다. 현관 옆 벽에는 붉은색의 단풍잎이 담쟁이 덩쿨처럼 가득 드리워져 있다.
‘문인들이 모이는 산 속 작은 집’이라는 뜻의 수연산방은 성북동을 대표하는 한옥카페다. 도심 속에서 느린 풍경을 만나고 건강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힐링 플레이스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소설가 상허 이태준의 가옥을 개조해 만든 곳이다. 이태준은 ‘황진이’, ‘왕자 호동’ 등을 집필한 소설가로 이곳 수연산방에서 그가 사용했던 책상과 다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안채와 별채로 나뉘어 있으며 주로 안채와 앞뜰에서 사람들은 차 한 잔과 뜨거운 단호박 범벅 한 숟가락을 음미한다. 낙엽과 제법 쌀쌀한 늦가을의 바람을 느끼며 잠시 잠깐 여유로움을 즐긴다.
한방 단호박 범벅의 모습. 나무로 된 탁자 위에 놓은 한방 단호박 범벅이 동그란 사기그릇 안에 담겨 있으며, 호박죽과 같은 노란빛의 단호박 범벅 위에 팥 덩어리, 얇게 썰은 마 조각, 콩고물이 묻은 떡, 잣이 조금씩 뿌려져 있다.
단호박은 탄수화물, 단호박,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비장 기능을 원활하게 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다. 수연산방의 한방 단호박 범벅은, 단호박에 팥, 마, 인삼을 함께 넣어 소화 기능을 돕고 흡수를 빠르게 하는 보약같은 음식이다. 인공적인 색소와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아 재료가 가지는 고유한 맛 이외의 잡스러운 맛은 일절 허용하지 않는다. 단호박이 가지는 깊고 담백한 달콤함이 팥과 어우러져 한층 입 안을 즐겁게 하지만, 이 때 느껴지는 마와 인삼의 맛이 진중하고 깊이 있는 느낌을 준다.
단호박 범벅을 한 스푼 떠올린 모습. 노란 단호박 범벅에 팥과 얇게 썬 마가 함께 스푼 위에 올라와 있다.
씹을 새도 없이 스르륵 목구멍을 넘어가는 단호박이 어쩐지 아쉽다면, 단호박 범벅 속 떡을 가만히 씹어 볼 것. 무심한 듯 쫄깃한 식감에 입 안에 작은 행복감이 퍼진다. 여기에 곶감과 잣은 고소함까지 전해주지만 이 모든 것이 결코 과하지 않고 단호박의 맛을 극대화시키는 보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수연산방의 또다른 메뉴 단호박 아이스크림. 위 사진에는 사기그릇 안에 단호박으로 만든 아이스크림이 세 스쿱 담겨 있다. 아이스크림 덩어리 위에는 얇게 썬 곶감과 잣이 한 조각씩 올려져 있다. 아래 왼쪽 사진은 단호박 아이스크림을 한 스푼 떠올린 모습으로, 아이스크림과 함께 곶감이 올라와 있다. 오른쪽 사진은 단호박 아이스크림을 한 스푼 떠올린 다른 사진으로, 바닐라 아이스크림 색과 비슷한 단호박 아이스크림의 색과 질감이 보인다.
추운 겨울, 따뜻한 방 안에서 맛보는 시원한 단호박 아이스크림은 여름철 아이스크림과는 또 다른 신선한 경험을 제공한다. 단호박 조각이 그대로 씹히는 단호박 아이스크림은, 별다른 재료 없이 단호박 고유의 단 맛을 그대로 살렸다. 그러나 역시 인공적인 달콤함과 수준이 다른 겸손한 달콤함이 차별화된 맛이다.

Place 한성대입구역 6번출구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쌍다리에서 하차 후 도보 3분
OpenPrice 한방 단호박 범벅 10,900원, 각종 전통차 9,000원 선
Open 오전 11시 ~ 오후 10시 30분 (명절 휴무)
Info 02-764-1736
Tip! 전통차와 여름엔 단호박빙수가 인기메뉴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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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좋은 곳을 구석구석 혼자 잘도 다니셨군요! ㅋㅋㅋㅋ 저도 단호박 좋아하는데, 같이 가자고 하셨으면 단호하게 거절하지 않았을텐데...ㅋㅋㅋㅋㅋ 맨 아래의 단호박 아이스크림이 너무나 땡기는 새벽 1시네요. 기사 잘 읽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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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이정

    이정성근은혜 테마리폿 놀이 뒤풀이는.. 수연산방에서..ㅋㅋㅋㅋㅋㅋ

  • 유이정

    은혜기자가 사랑하는(!) 단호박 나도 조으당♥.♥ 수연산방의 단호박 범벅 제가 남김없이 먹었던 기억이 새록새록~ㅎㅎ 산 속(?)에 자리잡아 분위기도 정말 와따였다능! 아 와따하니까 와따 고로케 먹고시프다.. 델꾸가염 은혜기자! (저 지금 단호해요) ㅎㅎ 고생많았어용 다음 단호박 컨텐츠도 기대할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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