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세상에는 몇 가지 오해가 있다. 그 중 하나인 바로 이 질문, 모든 ‘솔로’는 외로울 것이다? ‘우리’는 단호하게 대답한다. 아니라고. 이것은 결코 솔로들의 괜한 객기가 아니니, 의심, 동정, 안쓰러움은 일단 거둬둘 것!
어느 호텔 방으로 보이는 곳에서 큰 사이즈의 침대가 있고, 침대에는 하얀 베개 두 개와 흰 이불이 깔려 있다. 그 위로 어떤 여자가 트렌치 코트와 검은 스키니 진을 입은 채 즐거운 듯 환한 미소를 띄며 침대 위로 눕고 있다.

쓸쓸해 보인다고요?

있으면 다가올 발렌타인 데이와 화이트 데이까지. 길거리마다 커플들이 넘쳐나고, 애인이 있는 친구와는 자꾸 멀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MBC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얼마 전 크리스마스를 맞아 ‘쓸.친.소’ 특집을 진행했다. ‘쓸쓸한 친구를 소개합니다’라는 타이틀 아래 곳곳의 외로운 연예인들이 모였다. 파티가 시작되자, 개그맨 김제동이 걸어 나와 말했다.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의 비장한 표정과 말투는 안쓰럽기 그지없었지만 정작 그는 당당하고 여유로웠다. 이러한 모습을 보며 누군가는 ‘솔로=쓸쓸하다’는 전제를 불편하게 느꼈을지도 모른다.

분명히 외롭지 않은 솔로도 있다. 딱히 독신주의자는 아니지만, 솔로인 지금의 생활을 외롭다며 비하할 생각도 없다. 모두 나름의 장점이 있는 법 아닌가?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커플이 솔로보다 낫다, 솔로는 외롭다’라는 전제를 둬 버리곤 한다. 어쩌면 연말연초는 ‘가장 외로운 달’ 이전에, ‘외롭지 않냐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 달’일지도 모른다.

솔로지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럽젠이 두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 두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우선, 솔로다. 하지만, 결코 쓸쓸하지만은 않다. 한마디로 잘 살고 있다. 덧붙이자면, 어디에 내놓아도 모자람이 없다. 다시 말해서 객관적으로 살펴보아도 ‘못’ 만난 게 아니라는 말씀!

CASE 1. 솔로라서, 제 시간을 더 챙길 수 있죠

인터뷰이 오한슬 씨가 어느 카페에 앉아 테이블에 두 팔을 얹고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그는 하늘색 셔츠 위에 빨간색 니트를 입고 있으며, 테이블 위에는 빨대가 꽂힌 컵들이 놓여 있다.

럽젠 Q.이제 점점 추워지는데, 정말 안 외로워요?

“가끔? 예전에는 여자친구가 항상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물론 ‘안’ 사귀는 건 아니에요. 마음 잘 맞는 사람이 있으면 언제든 만나고 싶겠죠. 그런데 주위 친구들을 보니까, 지금 제가 나은 것 같기도 하고요.”

럽젠 Q.왜요? 주위에 어떤 친구들이요?

“제가 본과 2학년이거든요. 학교 공부에 실습에 저뿐만 아니라 과 동기들 모두 몸이 남아나지 않아요. 집에 가자마자 뻗을 상황인데 커플인 친구들은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거든요. 여자친구 보면 힘이 솟는다는 친구도 있지만, 어떤 친구들은 뭔가 의무적으로 만나러 나간다고 하더라고요.
지난 1학기 땐 해부 실습을 했어요. 실습 중에 주어지는 10분 간의 쉬는 시간은 1분 1초가 아까운 꿀맛 같은 시간이거든요. 그런데 여자친구 있는 친구들은 스마트폰을 가장 먼저 꺼내요. ‘연락’을 해야 하니까요. 아마 여자 입장에서는 4시간 동안이나 연락을 할 수 없으니, 보고 싶고, 궁금한 게 당연하겠죠? 그런데 몸이 녹초가 되어서도 온전히 쉬지 못하는 친구들을 보면 조금 안쓰러워요.”

오한슬 씨가 활동중인 합창 동아리에서 촬영한 오한슬 씨의 모습. 검은 정장을 입고 흰 셔츠를 맞춰 입은 합창 동아리 멤버들이 일렬로 서 있고, 오한슬 씨가 가장 왼편 앞쪽에 서 있다. 단원들은 모두 악보를 손에 들고 이를 보고 있다.

럽젠 Q.그럼 한슬 씨는 수업이 아닌 시간에는 주로 뭘 해요?

“교내에서 치대생과 간호대생이 함께 하는 합창 동아리를 하거든요. 합창 연습도 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작은 음악회도 열어요. 끝나면 뒤풀이도 하고. 그 밖에는 학교가 바쁘니까, 집에서 쉬기도 하고, 또 주말에는 친구들이랑 술 먹고 놀기도 하고 그래요.”

럽젠 Q.솔로라서 자주 듣는 말이 있나요? 그 중에서 듣기 싫은 말은요?

“아까도 말했지만, “왜 안 사귀냐”는 말을 가장 자주 듣죠. 듣기 싫은 말? “할 거 없어?” 주말에 뭐하냐고 물어보면, 누구나 어떨 때는 집에서 쉴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집에서 쉴 거라고 대답하면, 마치 여자친구가 없어서, 만날 사람이 없어서 쉴 수밖에 없는 사람인 것처럼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 질문 하는 사람이 쉬는 거나 내가 쉬는 거나 똑같은 거라고 말해주고 싶죠.”

럽젠 Q.그래도 여자친구가 생기면 꼭 해보고 싶은 게 있지 않아요?

“일단 좋은 여자친구 생기는 게 우선이지만, 음, 도서관에서 같이 밤 새는 거요. 서로 챙겨주고, 어깨도 주물러주고 하면서 공부하는 모습 보면 부럽더라고요!”

CASE 2. 솔로라도 잘 먹고, 잘 놀러 다녀요!

남주연 씨가 어느 커피 전문점의 한 테이블에 앉아 카메라를 들고 앞에 앉은 상대방을 촬영하고 있다. 남색과 상아색, 카키색이 섞인 니트 안에 체크무늬 셔츠를 입고 있다.

럽젠 Q.SNS를 애용하시는 것 같던데요?

“요즘 인스타그램에 빠져 있어요. 가는 곳, 먹는 것을 사진으로 남겨서 공유하니 재미있더라고요. 사진을 매개로 모르는 사람들과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도 좋고요.”

남주연 씨의 인스타그램 사진 중 하나. 어느 궁궐 안에서 촬영한 듯한 사진으로, 검은색 코트와 검은색 청바지, 워커를 신고 있는 그가 궁궐 앞 어느 호수 앞에 서서 웃고 있다. 호수 뒤로는 정자가 서 있고 호수 한가운데에는 호수를 건널 수 있는 다리가 놓여 있다.

럽젠 Q.사진들을 보니 이곳 저곳 많이 다니시는 것 같아요. 최근에 다녀온 곳은요?

“사진이 달라서 그렇지 알고 보면 다 거기가 거기인 것도 많아요. (웃음) 학교 근처에 있는 공원도 자주 가고, 최근에는, 경복궁, 삼청동? 아, 청계천도 다녀왔어요. ‘출사’라고 하죠? 사진 찍으러 가는 거예요. 그런 곳을 주로 같이 가는 ‘여자인’ 친구가 있어요. 고등학교 동창인데, 대학 동기로까지 이어져서 제일 친한 친구들 중 하나죠. 혼자 다닐 때도 좋은데, 친구랑 가면 서로 잘 나오게 찍어주고, 맛있는 거 같이 먹고.”

럽젠 Q.그럼 ‘여자친구’에게는 없는 ‘여자인 친구’의 강점은 뭐가 있을까요?

“여자인 친구와 다닐 때 훨씬 좋은 건, 첫째는 궁금한 것들을 다 물어볼 수 있다는 거예요. “여자는 왜 이래?”에 관한 것들이요. 여자친구에게 물어보면 싸움이 날지도 몰라요.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고요.(웃음) 또, 똑같은 곳이더라도 여자친구와 함께 다닐 때는 주변 것들이 아닌 여자친구에게 신경을 집중해야 하잖아요. 불편하지 않게 해줘야 하고, 챙겨줘야 하고. 그런데 이 친구에게는 전혀 그럴 필요가 없죠. 음, 돈에 대한 부담도 적죠. 아니, 아예 없다고 해야 더 정확하려나?”

럽젠 Q. 솔로라서 자주 듣는 말이 있어요? 그 중에서 듣기 싫은 말은요?

“가장 자주 듣는 말은 정해져 있죠. “왜 안 만나?” 마치 이유가 있어서 안 만나고 있는 것처럼! 그리고, “너 눈 높지?”라는 말도 그래요. 여자를 고르고 골라서 솔로라는 듯이 생각되는 게 불편해요. 지금 당장 만나야만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또 너무 너무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마주치지 못했을 뿐인데 말이죠!”

우리도 말할 수 있다! 커플이지만, 솔로가 부러워요

사정은 솔로들에게만 있지 않다. 하여 반대로, 커플들에게도 물어보았다. “지금 이 사람과 헤어지고 싶다!”까지는 아니지만, 이럴 때만큼은 솔로들이 미치게 부러울 때는?

어느 잔디밭 위에서 모인 세 여자의 발을 찍은 사진.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듯 갈색으로 변한 잔디밭 위에 세 여자의 발이 모여 있다. 각각 연한 색의 청바지, 갈색 스키니진, 검은색 스키니진에 남색 단화, 흰색 옥스포드화, 흰색 운동화를 신고 있다.

A양 said

“스마트폰은 주머니에 넣어두고 마음껏 수다 떠는 솔로 친구가 부러워요. 저는 어디에 가는지, 뭘 먹고 있는지 ‘연락해야 하니까요. 어떨 때는 보고하는 기분이기도 해요. 옆에 있는 친구는 자기 시간 될 때, 가고 싶은 곳에 가는데 저는 언제나 남자친구 생각을 먼저 해야 하고, 또 미리 이야기해줘야 하잖아요.”

B군 said

“”씻고 바로 자는 친구가 부러워요.(웃음) 밤에 하는 전화? 저도 여자친구 목소리 듣고 싶고, 전화하면 좋죠. 그런데 어떤 날은 몸이 정말 힘들고 피곤할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는 “오빠 잘게. 너도 잘 자!” 정도의 문자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어요. 그런데 이제는 자기 전 통화가 고정된 일과처럼 정해져서 안 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너무 피곤해서 그렇다, 라고 이야기하고 자도 다음날 뾰로통한 게 눈에 보이더라고요.”

C군 said

“무한한 연애의 가능성이 열려있는 솔로가 부러워요. 커플은 내 여자, 내 남자만 사랑하고 챙겨야만 하는데, 솔로라면 누구라도 내 사람으로 만들 수 있잖아요.”

물론 그들, 솔로도 짝을 찾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심연의 외로움이 문득 솟구칠 때도 있고, 커플들이 부러울 때도 많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언제든지 달려가 안을 준비도 되어있다. 하지만 솔로라고 언제나 외롭고 쓸쓸한 것은 아니다. 솔로라 해서 소개팅만을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다. 여자 소개, 남자 소개의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면서 새로운 만남에 발을 동동 구를 만큼 누군가가 고프지 않을 수도 있다.

비(非)솔로들이 솔로를 부러워할 때가 가끔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비(非)커플도 커플을 부러워할 때가 있다. 그뿐이다! 그저 ‘나’ 자신에게 시간을 더 쫀쫀하게 사용하면서, 차분하게 언젠가 나타날 새로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솔로도 많다는 것. 정말 ‘우리’도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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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
  • C군 나쁘네;;
  • 그래도 솔로보다는 커플일 때가 참 좋은점이 많은 것 같아요. 항상 내게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가장 먼저 알려줄 수 있는^^ 기쁨은 두배가 되고 슬픔은 반이 되는 그런 동반자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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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다솜

    커플이신가봐요 T_T 정말 어떤 일이든, 언제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제일 부러운 것 같아요. 저는 대신 제일 친한 친구에게 가장 먼저 전화를 하고 있어욤. 동선 님, 댓글 감사드려요!

  • 유이정

    공감도 되구 술술 읽히구 아주 재미난 기사 잘 봤습니당+_+ 저 같은 경우엔 솔로일 땐 커플이 부러울 때가 생기고, 커플일 땐 솔로가 부러울 때가 생기는 거 같아혀ㅎㅎ 어느 입장에 있든지 진짜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랑 매일을 함께 한다면, 정말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겠죠? +) 기사에 나온 솔로이신 분들 왜 솔로인지 궁금할 만큼 다들 훈남이시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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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다솜

    으앗! 맞아요. 남의 떡이 더 커보이는 법이죠. 이정 님도 왜 솔로인지 이해가.......

  • 둘가지 중에 뭐가 좋냐고 따질 필요가 있으려나...싶네요. 이래서 좋다 이래서 좋다 해서 연애안할 것 아니고 솔로 안되는 것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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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다솜

    맞아요 T_T....그저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면 그만! (?)..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 저는 이런 글을 볼 때마다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무슨 연애 칼럼리스트인마냥 자신의 솔로를 예찬하고, 타당성을 부여하는 사람들을 보면 저처럼 지금 커플로써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들은 무슨 다른 세상에서 사는 사람들인것 같이 묘사한 것 같아서 입니다.

    기자란 것은 한 쪽의 편만이 아닌 전체 입장을 생각하고,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평행을 맞추는게 도리입니다.
    앞으로 기자로써의 그런 도리를 꼭 지켜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월드컵에 대한민국 8강 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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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다솜

    양돈 님, 화는 내지마thㅔ요. 솔로예찬보다는 이런 좋은 점도 있다! 정도의 자존심이랄까요? 그리고, 이번 월드컵 대한민국 8강..은 모르겠지만 16강은 가지 않을까요? 기승전월드컵으로 이어지는 양돈 님의 댓글들

    Zajan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우와 의대생들이네요. 아직도 솔로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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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다솜

    노 코멘트하겠습니다! (물론, 기사를 쓴 저는 아직.)

  • 그런거 같아요 잘 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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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다솜

    곽명진 님, 엘드챌을 통해 좋은 인연 만나시진 못하셨나요?

  • 정말 재밌고 요새 대학생들(이라고 쓰고 저라고 읽습니다ㅎ_ㅎ)에게 가장 가까운 주제라 정말 흥미로웠어요! 기자님 기사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ㅎ-ㅎ 페북에도 공유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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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다솜

    귤색오리 님, 이런 댓글 하나하나가 임기 끝나가는 저에게는 감동, 감사의 존재에요.

  • 맞아요 ㅋ 솔로라서 좋은 점은 혼자서 여행도 하고! 가끔 특별한 날 (크리스마스 , 머 커플들만의 날이라고 할 수있는 OO데이에막 외롭긴하지만 저도 솔로라서 친구들과 여행다니고 좋은 점이 더 많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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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다솜

    으앗, 긍정의 댓글 감사합니다! 토깽다람쥐 님은 왠지, 솔로의 좋은 점은 금세 잊게해줄 좋은 인연 만나실 것 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

    유다솜

    으앗, 긍정의 댓글 감사합니다! 토깽다람쥐 님은 왠지, 솔로의 좋은 점은 금세 잊게해줄 좋은 인연 만나실 것 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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