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와 노력의 앙상블, 포켓포토 개발 talk

사진_김경현/제19기 학생 기자(세종대학교 행정학과)

혁신은 가까운 곳에 있었다. 사소한 생각에서 출발하는 무엇은 사실 세상이라는 호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작은 파동이었다.
포켓포토에서 사진 한 장이 출력되어 나오고 있다. 사진 속에는 강동호 대리가 본인을 찍은 ‘셀카’ 사진이 있다. 포켓포토 아래에는 포켓포토를 포장하는 패키지 상자가 놓여 있고, 상자 위에 ‘LG 포켓포토’라고 쓰여 있다.
신상이다! 나올 건 이미 다 나온 요즘 세상에 신상 전자기기가 탄생했다. 스마트폰 속 사진을 언제 어디서든 바로 뽑을 수 있는, 주머니에 쏙 들어갈 만한 아담한 크기의 포켓포토, 이름하여 ‘포포’다. 그리고 ‘포포’를 통해 모바일 사진에 한 줄기 아날로그 감성을 심은 한 남자. 바로 포켓포토 개발자, LG전자 미디어 사업담당 강동호 대리다.

패기의 신입사원, 세기의 아이디어

신입사원 강동호, 그의 각오는 남달랐다. 반드시 히트 상품을 개발하고 말겠다는 일념 하에 긴장과 패기가 충만했던 시절이었다. 그는 회사를 씹어먹겠다는 열정 하나로 사회인으로의 첫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신상품은 새로운 상품이잖아요. 시장에 나갔을 때 그냥 신상품과 히트 상품은 크게 다르거든요. 히트 상품은 시장에서 고객들이나 판매자가 봤을 때 ‘이건 신상품 중에서도 되게 매력적인 상품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는 게 히트 상품이죠. 그러한 상품을 개발해보자는 것이 입사하면서 세운 가장 큰 꿈이자 목표였습니다.”

LG전자 미디어 사업부 강동호 대리가 어느 회의실 의자에 앉아 인터뷰하듯 이야기하는 모습이다. 검은색 반팔 티셔츠에 캡 모자를 쓰고 있다. 미디어 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한 강동호 대리는 당시 선행상품 개발팀 업무를 보고 있었다. 하드웨어 연구원으로서 신新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기술을 연구하는 일이 그의 주 업무였다. 딱히 아이디어를 발현하는 일은 아니었다.

“사업부 내에서 아이디어 공모전이 열렸어요. 아이디어 있으면 한 번 내보라는 주변 사람들의 권유도 있었고, 마침 생각하고 있던 아이디어가 있어 공모전에 참가하게 됐죠.”

필연이었을까? 그가 가지고 있던 아이디어를 선보일 기회가 주어졌다. 일상생활에서 원하는 사진을 그때그때 뽑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던 강동호 대리. 공모전에 낼 아이디어를 고민하던 중, 바로 ‘그’ 아이디어를 구체화 시켜서 공모전에 참가하기로 한다.

“스마트폰이 대중적으로 자리 잡고 있을 무렵이었어요. 카메라 성능도 좋아져서 저도 사진을 많이 찍곤 했죠. 그리고 잘 나온 사진이 있으면 뽑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을 손쉽게 즉석에서 뽑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Happy birthday to 포켓포토

강동호 대리는 본격적으로 공모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공모전에 출품할 내용은 모두 스스로 준비했다. 단순한 아이디어 상태가 아니라 필요한 기술, 핵심 솔루션 등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한 것들을 가진 업체나 기술들을 찾아 아이디어 장표에 녹여냈다. 꼼꼼한 준비를 통해 실현 가능성을 높인 것이다.
강동호 대리의 아이디어 노트. 왼쪽 사진은 인터뷰 도중 강동호 대리가 그의 아이디어 노트를 펼쳐보고 있는 모습이다. 오른쪽 사진은 그의 아이디어 노트를 클로즈업한 사진. 일반 기업 다이어리처럼 생겼고, 노트에는 그가 끄적인 여러 아이디어들이 한글 혹은 영어로 적혀 있다.

“보통 아이디어만 제출하고 끝나는 공모전이 많은데, 거기서 그치고 싶지 않았어요. 구체적인 실현을 위해서 아이디어에 대한 솔루션들을 인터넷으로 찾았죠.”

탄탄한 준비와 피나는 노력의 결과, ‘세상에서 가장 작은 프린터’를 제안한 강동호 대리. 입사 10개월 만에 사내 공모전에서 금상을 타게 되었고, 회사에서는 포켓포토 개발팀을 꾸려주었다.

“타이밍도 좋았고 운도 따른 것 같아요. 아이디어도 아이디어지만 회사에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한 상태였고, 그러한 찰나였기 때문에 아이디어가 주목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회사에서는 신제품인 포켓포토가 성공적으로 출시될 수 있도록 인원과 비용, 여러 측면에서 아낌없이 지원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때마침 열정이 있는 팀원들을 만나서 더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었던 것 같고요.”

수상 직후 강동호 대리와 사수 1명, 동기 1명을 중심으로 포켓포토 개발팀이 꾸려졌다. 강동호 대리는 아이디어 제안에서부터 실질적으로는 하드웨어 업무를 담당했다. 회로를 드로잉하고 품질 테스트를 맡는 등 포켓포토가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함께 했다.

“처음에는 셋이서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시작했죠. 이후로 개발이 시작되면서 상품기획, 마케팅, 디자인 등 각 유관부서 사람들이 투입됐습니다. 무엇보다 팀워크가 가장 중요한데 저희 3명은 똘똘 뭉쳤었고, 유관부서와의 커뮤니케이션도 잘 이루어졌던 것 같아요. 포켓포토가 기존에 없던 제품이다 보니까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신념이 없으면 나아가기 힘들 수도 있었는데, 팀원들이 서로를 믿었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가 말했듯 포켓포토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제품이었다. 아이디어는 좋지만 제품으로의 구현 자체는 어쩌면 새로운 도전이었을 것이다. 아이디어 제안자로서 그가 생각하는 포켓포토의 경쟁력은 어떤 점이었을까? 포켓포토의 어떤 점에서 확신을 얻었던 것일까?
LG 포켓포토의 모습. 흰색에 분홍색 테두리로 색이 구현되어 있는 포켓포토에서 사진 한 장이 출력되고 있는 모습이다. 포포 옆에는 ‘LG Popo’라는 문구가 말풍선 위에 쓰여 있고, 그 옆에는 검은색 스마트폰이 하나 비스듬히 서 있다.

“첫 번째는 휴대성입니다. 한 손에 들어올 수 있는 아담한 사이즈로 휴대성을 높인 거죠.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과 함께 가지고 다니면서 뽑아 쓸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두 번째는 사용 편리성 측면인데, 저희가 세계 최초로 프린터 기기에 NFC(Near Field Communication : 10cm 이내의 가까운 거리에서 다양한 무선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신 기술)를 탑재했어요. NFC를 이용해서 블루투스 페어링(두 기기를 연결하는) 단계를 줄였고, 직관적으로 NFC 태깅(tagging)만 하면 프린트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 두 가지가 포켓포토의 가장 큰 장점이자 경쟁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찰나의 순간으로 사진 한 장의 운명이 좌우되는 폴라로이드와는 달리 고성능의 스마트폰 카메라로 여러 사진 중에서 마음에 드는 한 장을 골라 출력할 수 있다는 것이 빼놓을 수 없는 포켓포토의 매력. 심지어 필름 가격도 폴라로이드의 반값이다.

포켓포토는 성공적으로 출시되었고, 포켓포토 개발의 공로를 인정받은 강동호 사원은 입사한 지 4년차 되던 그 때 강동호 ‘대리’로 승진하게 되었다. 포켓포토의 인기는 실로 대단했다. 셀카를 즐겨 찍는 2, 30대 여성들에게 특히 반응이 좋았다. 필름 사진은 아날로그적 감성을 불러일으키게 하기에는 충분했고, 디자인 또한 귀엽고 세련됐기 때문이다.
강동호 대리가 회의실 테이블 앞에 앉아 인터뷰하던 도중 질문지로 추정되는 A4용지를 내려다보고 있다.

“아무리 세상이 디지털화된다고 해도 사람들은 사진으로서 전달할 수 있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사진이 그저 ‘memory keeping’의 의미를 가졌다면, 지금은 그 패러다임이 변화되고 있잖아요.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더 가미되는 쪽으로 변하고 있고, 사진에 ‘fun’한 요소가 들어가면 포켓포토도 좀 더 인기를 얻고 사랑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처음으로 만난, 아직은 미성숙한 기계인 포켓포토. 바꿔 말하면, 앞으로 나올 수 있는 버전이 무궁무진한 포켓포토는 보완할 부분과 더불어 또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프린터기 때문에 기본 속성인 화질이 가장 중요해서 그 부분에서 좀 더 업그레이드를 시켜야 하고, 새로운 버전으로 출시될 제품에 추가되는 기능들은 비밀입니다. (웃음)”

Idea만으로는 Ideal이 될 수 없다

‘아이디어’로 승승장구하게 된 그에게 평소에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위해 부단히 연습은 하는지, 노하우라도 듣고자 했지만 그는 학창시절부터 아이디어가 샘솟는 그런 특이한 학생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조금은 실망스러운 답변일 수 있지만, 이는 곧 특별한 사람이 아니어도 누구에게서나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나올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차별화된 생각, 다각적으로 계속 다른 생각들을 하는 거예요. 이쪽, 저쪽 측면 혹은 다른 방향에서도 생각을 하고, 그런 생각이 또 다른 생각을 낳고. 그러다 보면 뭔가 떠오르게 되겠죠? 그럴 때 간단하게 메모해놓는 정도예요. 창의적인 제품이나, 봤을 때 호기심을 자극하는 물건들이 있으면 한 번 더 생각해보려고 하죠. ‘저게 뭔가 부가기능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은 있어요.”

물론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그가 강조하는 부분은 다른 데 있었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궁극의 발상도 중요하지만, 기발한 아이디어만이 능사는 아니다. 아이디어 하나만으로는 혁신이 이루어질 수는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왼쪽 사진에서는 강동호 대리가 인터뷰 도중 인터뷰이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이야기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강동호 대리에게 건네진 인터뷰 질문지를 클로즈업한 사진으로, 인터뷰 질문지 사이로 그가 미리 준비한 대답이 빼곡히 쓰여 있다.

“아이디어만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순 없어요. 얼마나 현실화되고, 구체화되고, 또 무엇을 전달하느냐가 더 중요하니까요. 일단 아이디어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신념인 것 같아요. 자기만의 신념, 아이디어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하고 그 믿음을 구현하기 위해서 굉장히 많은 노력이 필요하죠.”

강동호 대리는 아이디어 제안자로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팀원들의 믿음과 노력이 없었다면 포켓포토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절대 혼자서는 할 수 없어요.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 한계가 있으니까요. 동료들과 함께 힘을 모아서 아이디어에 살을 붙이고, 그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거죠. 아이디어를 성공시키기 위한 유전 인자가 바로 팀워크라고 생각합니다. 노력과 신념 그리고 팀워크. 이게 아이디어를 성공시킬 수 있는 필요조건인 셈이죠.”

Switch on your brain!

“저는 대학생들이 가장 창의적일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가끔은 진짜 대학생들의 기발한 생각들을 오히려 얻고 싶은데… 뭔가 사물을 보거나 세상을 바라봤을 때, 많은 생각을 하세요. 직장 생활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항상 머리를 ‘블링블링’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강동호 대리가 아이디어 발굴 가능성이 가장 높은 연령을 대학생으로 꼽은 이유는 ‘자유로움’이었다. 아무래도 현실적인 입장에 놓인 직장인보다는 ‘자유’를 품고 누릴 수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강동호 대리가 인터뷰 도중 아래를 내려다보며 살짝 웃는 모습이다. 그는 손에 질문지 종이를 쥐고 있고, 그의 바로 앞에는 테이블 위에 그의 아이디어 노트가 놓여 있다.

“1세부터 100세까지 살면서 가장 창의성을 발휘해야만 하는 기간이 대학생 때인 것 같아요. 가장 창의적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고요. 대학 시절에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잖아요. 무언가 결정을 앞두고, 진로를 앞두고 그와 관련된 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니까. 그런 데서 창의적인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많이 발굴하면 그 사람에게 많은 양분이 되지 않을까요? 성공의 양분.“

그는 경험을 성공의 양분이라고 말했다. 토익 점수나 자격증과 같은 스펙이 아닌 ‘스토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스토리를 만들려면 창의성이 필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창의적인 사고가 중요한 것. 창의적인 사고가 바탕이 되어야 아이디어도 나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이디어는 삶의 패턴을, 삶의 무언가를 변화시킬 수 있어요. 아이디어로 인해서 삶이 변화되면, 세상이 변화되지 않을까요? 그게 아이디어의 힘이 아닐까 싶어요. 하나의 아이디어로 사람의 삶이 변화되고, 생활이 변화되고, 세상이 변하면, 아이디어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도 볼 수 있으니까요.”

그는 말했다. 아이디어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그렇다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란 무엇일까?

“아이디어요? ‘아’라고 생각해요. 머릿속에서 아! 라는 생각이 들면 그게 창의적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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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과 끝의 구절이 매우매우 인상적인 기사입니당! 혁신으로 시작해서 아이디어로 마무리. 좋으다 *_* 아아 메인 사진부터가 진짜 귀요미세요 ㅋ_ㅋ 강동호 대리님은 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회사 생활을 하고 계시는 것 같아요. 유연하고 자유로운,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가진 아이디어를 마음껏 제안하고 펼칠 수 있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사진을 바로 인화했으면 좋겠다는 생각, 그 생각을 현실로 바꾸신 거 정말 대단합니당*_* 유연한 조직 문화 속에서 그 아이디어가 실현될 수 있었던 거겠죠? 가장 힘들지만 사실은 가장 창의적인 시기를 보내고 있을 우리 대학생들, 조금 더 힘내서 자신의 생각을 맘껏 펼치고 이룰 수 있음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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