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영화 속, 그녀가 있던 그곳

<브리짓 존스의 일기>, <노팅힐>, <이프 온리>. 이 영화들에는 공통점 몇 가지가 있다. 그녀, 그녀가 사랑하는 그, 그리고 런던이 존재한다는 것. 그녀와 그는 없지만, 머리 속에 아련히 남아있는 영화 속 그곳들은 찾아가볼 수 있다. 내가 그녀가 된 것처럼 그녀들의 발자취를 쫓아가다 보면, 어쩌면 ‘생길지도’ 모르니까!
왼쪽 위에 ‘로맨틱 영화 속 그녀가 있던 그곳’이라는 타이틀이 쓰여 있고,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 노팅힐, 이프 온리의 포스터가 나란히 진열되어 있다.

그녀, 런던을 거닐다

노란색 포스트잇 이미지 위에 I’m still looking for something more extraordinary than that. - 브리짓 존스의 일기라는 글귀가 쓰여 있다.
또 출근(또는 등교!)이다. 매일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지겹기만 하다. ‘가을은 언제오나’ 싶었는데, 막상 선선한 날씨에 맑고 맑은 하늘을 보니 괜히 마음도 싱숭생숭하다. 아, 외롭다! 사랑 받고 싶다!

피카딜리 광장의 모습. Underground 역이 오른쪽에 보이고, 피카딜리 광장이 펼쳐진 모습이 보이며 광장 건너로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그녀, 브리짓은 매일 출근길마다 이곳 피카딜리 광장을 지나쳤다. 피카딜리 광장은 언제나 붐볐다. ‘많고 많은 사람들 속에 왜 내 짝은 하나도 없을까?’ 출근길에 마주치는 수많은 사람들은 아마 그녀를 더 외롭게 했을 것이다.
피카딜리 광장은 영국 최대 번화가 소호에 위치해있다. 지하철 역을 올라와 광장을 휘휘 둘러보면, 전 세계 기업들의 커다란 광고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번쩍번쩍한 옥외 광고판들과 고풍스러운 건물들의 조합이 기억에 남는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서인지, 영국 국기로 도배된 기념품 가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외로운 마음 쇼핑으로 달래기, 소호 카나비 스트리트
소호의 카니비 스트리트의 여러 모습이다. 카나비 스트리트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러 가게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들로, 스트리트 전체의 모습과 함께 각 가게의 모습들이 눈에 띈다.
소호의 카나비 스트리트는 피카딜리 광장에서 10분 거리에 있다. ‘도보로 10분’이라고는 하지만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한 시간이 걸릴 수도, 두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길 찾기가 어려워서는 아니다. 가는 길 구석구석에 수많은 쇼핑 스팟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카나비 스트리트에 도착하면, “WELCOME TO CARNABY STREET”이라는 간판이 길목에 걸려있다. 유명 브랜드부터 편집 숍까지 다양한 숍들이 그리 길지 않은 거리에 모여있어 쇼핑을 즐기기에는 최적의 장소가 아닌가 싶다. 한국으로 치면 신사동 가로수길의 느낌과 비슷하기도 하다.
버로우 마켓의 모습. 왼쪽 사진은 버로우 마켓의 야외에 천막을 편 상점들이 지나가는 손님을 맞이하고 있는 모습이고, 오른쪽 사진은 버로우 마켓의 여러 상점이 일렬로 늘어서서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다.
브리짓의 출근길 말고도 그녀의 일상을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을 하나 더 살펴보자. 그녀의 집이 있던 곳, 버로우 마켓이다. 버로우 마켓은 런던 최고의 식료품 마켓으로 꼽힌다. 그만큼 다양한 먹거리가 많고, 또 싸다. 런던의 수많은 마켓들 중에서 꼭 들러봐야 할 곳 중 하나로 추천하는 이유다.

 

외로운 마음 음식으로 달래기, 버로우 마켓
버로우 마켓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빵의 종류들. 왼쪽 위부터 컵케익, 쿠키, 크로와상, 파이 등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다.
컵케익, 롤, 크로와상, 타르트, 초코 퍼지, 옥수수머핀까지. 단언컨데 ‘빵순이’에게 버로우 마켓은 천국이다. 거기에 고기와 야채가 듬뿍 들어간 파이는 한 끼 식사로도 든든하다.
버로우 마켓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먹거리들. 왼쪽 사진은 흑맥주와 함께 먹는 젤리로, 나무색 바구니에 먹색 젤리가 담겨 있다. 가운데 사진은 맥주의 향과 빛을 지닌 사이다를 클로즈업한 사진, 오른쪽 사진은 백인 남자아이가 잘게 썰린 아이보리색 퍼지를 도마째 들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모든 음식이 입에 맞을 수는 없다. 흑맥주와 함께 즐긴다는 젤리, 그리고 사이다는 다소 호불호가 갈리지만, 이 또한 나름의 매력. 특히 이 귀여운 남자아이가 건네주는 크럼블리 퍼지는 사탕도, 카라멜도 아닌 것이 독특하다.
그녀, 그를 만나다

노란색 포스트잇 이미지 위에 I'm just a girl standing in front of a boy, asking him to love her. - 노팅힐이라는 글귀가 쓰여 있다. 노팅힐 북숍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서점의 모습 위로 누군가의 손이 노팅힐 속 휴 그랜트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들고 있다. 사진과 뒷배경이 절묘하게 어우려져 흡사 같은 장면인 듯 보인다.
특별한 순간은 예상치 못한 때에 찾아오기도 한다. 잠깐 들른 서점에서, 친구를 기다리던 버스 정류장에서, 일년에 한 번 갈까 말까한 도서관에서. 나를 사랑스럽게 쳐다봐주는 ‘그’를 마주치게 될 지도 모른다.

<노팅힐>의 휴 그랜트는 없었다. 대신 조용하고, 마르고, 친절한 점원이 있기는 했다. 영화 속 서점은 ‘The travel book co.’ 간판 대신 ‘The nottinghill bookshop’이라는 이름을 바꿔 달고 하나의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물론 계산대를 지나 뒤편으로 가면, 여전히 여행 전문 서적을 파는 코너가 따로 준비되어 있기도 하다. ‘서점’ 이상의 특별한 것은 없었지만, <노팅힐>을 기분 좋게 봤던 사람이라면 포토벨로 마켓의 거리도 즐길 겸 한 번쯤 들러봐도 좋겠다.

노팅힐 북숍의 모습. 왼쪽 사진은 내부의 서점 모습을 촬영한 것으로 일반적인 서점의 모습을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외부의 모습으로, 파란색 간판 위에 The Notting Hill bookshop이라 쓰여 있다. 입구 문 색깔 또한 파란색이다.

노팅힐 서점이 있는 포토벨로 마켓
버로우 마켓이 먹거리로 유명하다면, 포토벨로 마켓에는 앤티크 제품들이 가득하다. 갖가지 액세서리, 소품들부터 가구까지 영국 느낌 물씬 나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파스텔 톤의 주택가와, 개성 있는 앤티크, 빈티지 가게, 노점이 모여있는 시끌벅적한 거리는 분명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포토벨로 마켓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이유진 기자의 빈티지 마켓 투어 기사로!
이곳이 바로 런던 그 자체, 빈티지 마켓 투어
그녀,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다

Thank you for being the person who taught me to love and to be loved. - IF only…라는 글귀가 쓰여 있다.
“사랑하고, 사랑 받는 법을 알려줘서 고마워.” 영화 속에서만 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생각보다, 로맨스는 훨씬 가까이에 있다.
밤의 런던 아이를 바라본 모습. 푸른 조명이 켜진 런던 아이를 맞은편 다리에서 바라본 모습으로, 누군가가 이프 온리 속 남녀주인공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들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큰 대관람차, 런던 아이. 밀레니엄을 기념하여 지어진 후, 지금은 타워브리지, 빅벤과 함께 런던의 대표적 상징물이 되었다. 런던 아이를 타면, 런던 시내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다. 또한 런던 시내를 돌아다니다가도 어느 곳에서든 런던 아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빼꼼히 올라와 있는 런던 아이를 마주할 때마다 다시금 이 곳이 런던임을 깨닫게 된다.
아마 ‘런던 아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에게도 그 모습은 매우 익숙할 것이다. 수많은 로맨틱 영화의 배경이 된 곳이기 때문이다. <이프 온리>의 제니퍼 러브 휴잇과 폴 니콜스도 이 곳에서 서로에게 사랑을 속삭였다. 매일 밤 런던 아이 주변은 관람차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의 긴 줄로 채워져 있다. 친구, 가족, 누구와 즐겨도 아름다운 야경이겠지만, 역시나 그 곳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들은 사랑하는 연인이 아닐까 싶다.

도심 한 가운데, 로맨틱 놀이공원?
런던 아이 옆 놀이공원에서 볼 수 있는 놀이기구들. 왼쪽 사진은 회전목마가 돌아가고 있는 모습이고, 오른쪽 모습은 공중에 올라가 빙빙 돌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 starflyer의 모습이다.  
런던아이가 있는 주빌리 가든에는 즐길거리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놀이공원이다. 회전목마와 ’starflyer’라는 이름의 놀이기구가 전부이지만, 도심 한 가운데에서 런던의 야경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그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간단한 음식과 맥주도 즐길 수 있어, 관광객이 아닌 ‘런더너(Londoner)’ 또한 종종 찾게 되는 곳이다.
놀이기구 옆에서 만날 수 있는 바의 모습. 사람들이 곳곳에 자리한 테이블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다. 뒤쪽으로 런던 아이의 모습이 살짝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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