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문으로 들었소, 리그 오브 레전드

대한민국에 ‘롤(LOL)’ 열풍이 불고 있다. 서버에 문제라도 생기는 날에는 어김없이 검색어 1위를 차지하고, 새로운 버전 출시일이 되면 전날부터 줄을 서서 기다린다. 게임을 할 때는 가족도 여자친구도 없다는 롤. 너란 녀석, 대체 무엇일까? ‘롤’ 문외한이 본 ‘롤’ 열풍을 들여다본다.

지금 대한민국은 롤(LOL) 모르면 간첩

인터넷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브랜드 로고, 검은색 배경에 노란색의 굵은 폰트로 ‘LEAGUE of LEGENDS’라는 글씨가 디자인되어 있다.
서울의 한 PC방, 자리를 가득 채운 사람들이 하나같이 똑같은 화면을 바라보며 마우스와 키보드를 열심히 조작하고 있다. 한동안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롤, 즉 ‘리그 오브 레전드’이다. 사람들의 몰입도를 보니 이건 마치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의 전성기 시절을 연상케 한다.

실제 롤의 인기는 어느 정도일까? 2012년 10월 기준, 총 가입자 수 7,000만 명, 월간 접속자 수와 일간 접속 접속자 수는 각각 3,200만, 1,200만 명 이상, 그리고 게임 동시 접속자 수는 300만 명, 여기에 전 세계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 유저의 월평균 게임 이용 시간은 10억 시간 이상이라고 한다. 특히 2011년 총 가입자 수가 3,250만 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일 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한 엄청난 수치이다.

객관적인 수치가 말해주듯 온라인 게임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우리나라 역시 롤에 빠져있다. 학교 친구, 선〮후배 가릴 것 없이 말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롤 때문에 생긴 웃지 못할 이야기가 아주 많다.
페이스북의 ‘리그 오브 레전드’ 공식 페이지에 사람들이 남긴 글이 나열돼 있다. “제 학점을 돌려주시면 넥서스는 파괴 안 할게요.” “내 남자친구 내놓으라고.” “내 여자친구를 돌려줘.” 등 롤에 빠져 잃은 것들에 대한 하소연이 담겨 있다.
왼쪽 사진은 중고 물품 직거래를 하는 두 사람의 휴대폰 메시지 대화. 판매자가 롤 중이라며 잠시 기다려달라고 하자, 구매 희망자가 본인도 롤 이용자라며 이해한다는 메시지를 보낸다. 결국 판매자는 물건값을 깎아준다는 메시지를 보낸다. 오른쪽 사진은 담임선생님의 칠판 공지. “3-9반 전원 LOL계정 탈퇴 처리할 테니 억울해 하지 않도록 함(본인, 부모 주민번호 확인해서 아이디 확인)”이라고 적혀있다.
페이스북의 한 메시지 화면. ‘롤이 진짜 대단한 이유는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도 못 외우는 한심한 놈들이 112면 챔프 이름은 다 외운다는 것’이라고 적혀있다.이 밖에도 SNS를 통해 롤과 관련한 다양한 에피소드가 퍼지고 있다. 하루 종일 롤만 하는 남자친구가 꼴 보기 싫어서 북한이 롤 서버를 해킹해줬으면 좋겠다는 한 여성의 이야기나, 남자친구와 같이 롤 하는 여자친구는 1등 신붓감이라는 이야기 등 한 번쯤은 읽어봤을 법한 이야기이다. 이 모든 것이 롤이 만들어낸 웃지 못할 이야기이다.

국민 게임 롤(LOL)의 정체 파헤치기

그렇다면 왜 이렇게 사람들은 롤에 열광하는 것일까? 롤 유저를 통해 ‘리드 오브 레전드’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자.

럽젠Q 남자들이 자꾸 롤, 롤 거려요. 도대체 롤이 뭐죠?
정식 게임 명칭은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줄여서 롤(LOL) 혹은 리오레(리그 오브레전드의 줄임 말)라고 한다. 기존에는 북미 서버를 통해 우리나라에 알려졌다가 지난 2011년 12월 처음 국내에 상륙했다. 작년부터 본격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해 지금은 과거 스타크래프트의 인기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롤은 AOS장르의 게임으로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리그 오브 레전드’ 말고도 ‘사이퍼즈’, ‘카오스 온라인’ 등이 있다. 즉, ‘리그 오브 레전드’는 상대방의 진영에 있는 기지를 부수어가면서 최종 기지인 넥서스를 부수면 승리하는 게임이다. 또한 레벨이 30이 되면 랭킹전에 참여할 수 있게 되고 여기에서 본인의 진짜 실력을 확인하게 된다.

**AOS장르란? 대전 액션과 상대방 건물을 공략하는 것이 목적인 공성전이 결합한 게임 장르
롤 게임의 화면을 캡처한 모습. ‘넥서스’라는 파란색 구조물이 가운데 있고 넥서스를 부수기 위해 표시를 하고 게임을 진행하는 모습이다.

럽젠Q 어떤 매력 때문에 사람들이 롤에 열광하는 건가요?
롤에는 100여 명이 넘는 챔피언(영웅)이 존재한다. 유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챔피언을 선택해 순수한 실력을 토대로 한 팀당 5명씩 총 10명이 5:5로 자웅을 겨루는 게임. 상대편과 단 판 승부라는 긴장감과 영웅을 조종하는 콘트롤의 재미, 같은 팀원과의 협동심이 필요한 게임이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하지만 개인전이 아닌 팀 전 게임인 만큼 실수하거나 상식 밖의 행동을 하면(롤에서는 이를 ‘트롤링’이라고 한다) 같은 팀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그래서 일단 게임을 시작하면 계속 전투가 펼쳐지기 때문에 잠시라도 한눈을 팔기 어렵다. 한 판의 게임을 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평균 30~40분. 간혹 롤을 하는 친구와 잠시 연락 두절이 되는 경우가 바로 이 때문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대표적인 게임 지도가 그래픽으로 보인다. 일명 ‘소환사의 협곡’이라고 하여, 협곡 사이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식을 줄 모르는 롤(LOL) 의 인기

롤의 인기는 어제도 오늘도 여전하다. 심지어 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문외한도 롤을 검색해 볼 정도. 과연 실제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논한 속에서도 왜 계속 게임을 하는 것이며, 날로 커지는 롤의 인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원래 게임 자체를 별로 안 좋아한다. ‘메이플스토리’로 사춘기를 보낸 이후 정말 오랜만에 게임을 하게 되었다. 같이 하는 후배에게 이런저런 게임 설명을 듣고 몇 판 해보았더니 처음이라 조작이 조금 어려웠지만 같은 팀원과의 협동심이 있어야 하는 점, 상대방의 성을 점령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워야 한다는 점 등은 게임 유저들을 유혹하기 위해 충분히 매력적인 게임 소재인 것 같다. 왜 이렇게 사람들이 롤에 열광하는지 알겠다.”
기사 작성을 위해 처음으로 롤의 세계에 입문한 담당 기자

“롤의 매력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바로 한 타(一 打)의 손맛인 것 같다. 흔히들 영혼의 한 타(一 打)라고 많이 얘기되는데, 우리 편이 조금 밀리더라도 한 타를 제대로 하면 지고 있는 게임도 역전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한 타로 역전해서 게임을 이길 때의 그 짜릿함은 쉽게 잊을 수 없는 매력! 하루는 밤 9시에 게임을 시작했는데, 무심코 창문을 보니 해가 떠 있었다. 롤의 위력은 정말 대단하다.”
건전한 게임을 대학생 롤 유저

“처음엔 ‘카오스’를 하다가 군 생활 중 우연히 TV 중계로 보게 된 ‘리그 오브 레전드’ 대회를 보고 휴가 때 시작하게 되었다. 상대방과의 봇에서 펼쳐지는 전투에서 CS경쟁 그 자체가 롤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롤을 할 수 있는 시간은 휴가뿐이니까 휴가 때 최대한 게임을 즐기고 복귀하는 편이다.”
하루 빨리 전역을 해서 레벨 30에 도달하고 싶다는 군인 롤 유저

“여자친구와 같이 롤을 하는 것은 취미 생활을 공유하는 것 같아 좋아요. 서로 공감대 형성도 되고, 온라인 게임 특성상 서로 떨어져 있어도(서로 집에 있어도) 같이 할 수 있다. 가끔 롤을 하면서 티격태격 하기도 하는데 오히려 이것 때문에 여자친구와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또 같이 게임하지 않는 경우에도 “나 지금 롤 하고 있으니까 끝나고 연락할게.” 라고 말하면, 서로 잠시 연락이 안 되더라도 이해해주기도 한다. 연애와 게임 두 가지를 잡는 방법!”
롤로 관계가 더 돈독해졌다는 커플 롤 유저

롤은 게임 서비스 기획 단계부터 준비했던 ‘e-스포츠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롤 프로게이머의 플레이를 관전하려고 많은 사람이 경기장에 몰리고 있으며, 인터넷 TV인 아프리카 방송을 통해 유명한 롤 유저의 플레이를 관전하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 또한 오는 10월에는 세계 각 지역의 롤 대표팀이 자웅을 겨루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챔피언십(일명 ‘롤드컵’) 시즌3가 개최될 예정인데, 우승 상금이 무려 100만 달러라고 하니 실로 엄청난 규모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인기에 발맞추어 아직 보완해야 할 점도 많다.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게임 이용자 수에 비해 열악한 서버 시스템은 시도 때도 없는 접속 장애 현상을 가져온다. 이따금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1위를 ‘롤’이 도배하는 것도 이 때문. 특히 불금만 되면 폭파되는 서버는 많은 이용자가 아쉬움을 토로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서버 문제에도 롤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른다. SNS 상의 다양한 롤 관련 에피소드가 증명하듯, 지속적인 게임 패치와 서버 불안정 문제를 해결한다면 아마 롤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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