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를 책임질 이야기보따리

본격적인 무더위가 기다리는 7월과 8월. 이리저리 뒤척여도 잠 못 이루는 한여름 밤. 그 악몽을 환상으로 바꾸어줄 이야기들이 여기 있다. 올여름, 이 강연회 하나면 충분히 풍성하고 아름답게 보낼 수 있을지니! 아무런 계획 없이 방학을 맞이해버린, 바로 당신을 초대한다.
 '한여름 밤의 인문학 특강’ 포스터. 문학동네에서 2010년부터 출간된 ‘키워드 한국문화’ 시리즈를 바탕으로 한 강연의 내용이 적혀 있다. 하나의 키워드로 한국문화의 속살을 읽는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인문학자들의 고품격 한국문화 강의. 세종문화회관과 함께하는 ‘한여름 밤의 인문학 특강’

강의명 한여름 밤의 인문학 특강 – 키워드 한국문화
강의 일시 2013년 7~8월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30분 ~ 9시 (8월 15일 광복절 제외)
강의 장소 세종문화회관 예인홀, 세종문화아카데미
신청 방법 8월 27일 화요일까지 인터넷 서점 YES24에서 신청
수강료 무료

매주 목요일, 총 8편의 이야기가 기다리는 한여름 밤의 강연회는 지난 2010년부터 출판되어온 문학동네 ‘키워드 한국문화’ 시리즈를 바탕으로 한다. 여덟 명의 강연자는 저마다 한 장의 그림, 하나의 역사적 장면과 같은 특별한 키워드 들고 나와 한국문화의 다채로운 풍경 속으로 우리를 안내할 예정이다.

“속된 것도 버릴 수 없는 우리의 문화적 자산이다.”

7월 4일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서는 정병설 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30여 점의 〈구운몽도〉를 통해 조선 최고의 베스트셀러 『구운몽』의 낭만과 자유를 읽어낸다. 그간 우리가 『구운몽』의 사상적 의미에만 치중해 왔다면 이제는 구운몽으로 인생의 아름다움을 논할 때다. <구운몽도>는 이러한 아름다움을 얽매이지 않는 분방함과 특유의 개성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김만중의 고대소설 ‘구운몽’의 내용을 압축해서 그린 그림.

“우리 문화에는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만으로 느낄 수 없는 깊은 맛과 의미가 담긴 고갱이가 있다.”

7월 11일에는 고문헌 연구가 박철상이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키워드로 학예일치(學藝一致)의 경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초라한 집 한 채와 고목 몇 그루가 추위에 떨고 있는 작품 <세한도>는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당대의 문화를 나타내주는 역사적 사료이자, 문화적 산물이며, 세계관을 담보한 작품이라고 말한다. 기존의 미술사학적 연구에서 벗어나 황량함과 쓸쓸함 속의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찾아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세한도, 추사 김정희

“한 그루의 은행나무를 찾아 나서는 것은 곧 나무의 삶을 배우는 구도자의 길이다. 한 존재에 대한 이해가 그러하듯, 한 그루의 은행나무를 오롯이 이해하려면 수천 번, 아니 수만 번을 만나야 한다.”

7월 18일에는 나무 전문가 강판권 계명대 사학과 교수의 ‘은행나무’ 강연이 펼쳐진다. 천 년 세월의 무게를 이기고 한국인의 정신적 지주로 우뚝 선 우리 문화의 나이테, 은행나무는 가히 한국인의 어머니라고 할 수 있다. 그 삶만큼이나 강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은행나무에 얽힌 전설들을 통해 우리에게 친숙한 은행나무를 다시금 되돌아본다.

“귀신 이야기는 음파가 잡히지 않는 어두운 내면에 달아 놓은 문학적 확성기와 같다. 살아서는 할 수 없었던 말이 문학적 상상력의 힘으로 태어난 귀신 이야기 속에 고스란히 담겼다.”

7월 25일에는 최기숙 연세대 국학연구원 교수가 한국인이 열광하는 ‘처녀 귀신 이야기’를 키워드로 강연한다. 처녀 귀신은 한국의 대표적인 귀신이다. 동시에 우리가 미처 돌보지 못한 슬픔과 고난의 세월을 견딘 억울한 여인이다. 강연은 30여 편의 귀신 이야기를 통해 조선시대의 마이너리티, 여성의 한과 카타르시스를 되짚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지금, 판소리는 절멸의 위기에 처해 있다. 박제된 예술은 이미 예술이 아니다.”

8월 1일 강연자인 최동현 군산대 국문과 교수는 노래하는 광대, 득음에 일생은 건 소리꾼들의 세계를 펼쳐 보일 예정이다. 청중의 선택을 받지 못해 전승의 활력을 잃은 판소리, 그 비극에 맞서 오늘날 소리꾼들에게 필요한 능력은 대중들 속에서 살아 있는 소리를 하고자 하는 정신이다. 이처럼 강연은 소리꾼의 일생과 이야기를 통해 전승 예술 판소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한다.

“왕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역사는 그 이름으로 옳고 그름을 심판한다.”

8월 8일에는 임민혁 한국학중앙연구원 전임연구원이 나라의 정통성과 예치의 근본인 국왕의 이름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 조상들은 관례 때 지어주는 이름 하나에도 예를 따졌고, 그 작명의 정신을 평생의 신념으로 간직하며 살았다. 누구나 이 이름을 세상에 날리기를 원한다. 하지만 우리는 오히려 이를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이름에는 역사의 철저한 평가가 수반되기 때문이다.
강연은 의녀 대장금의 이야기까지도 흥미롭게 풀어낸다. (이미지 출처:MBC 홈페이지)

“조선 최고의 커리어 우먼. 한국 의학사상 가장 특별하면서도 주목받지 못한 존재, 의녀”

8월 22일에는 한희숙 숙명여대 역사문화학과 교수가 조선시대의 특수직 여성인 의녀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특수한 시대적 요구에 의해 탄생한 천민의 신분이었지만 오늘날의 시각에서 의녀는 당대 최고의 전문직 여성이다. 사회적 차별을 받는 가운데서도 그들은 질병 치료부터 범죄 수사, 나아가 기생 노릇까지 하는 다재다능한 여인이었다. 의녀에 대한 역사적 기록을 통해 그 감춰진 세계를 생생히 복원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미인도, 신윤복

“패션은 시대를 반영하는 또 하나의 거울이다.”

강연회의 마지막 날인 8월 29일에는 이민주 한국학중앙연구원 국학자료연구실 연구원이 조선 여인의 치마저고리에 숨겨진 노출과 은폐의 욕망을 이야기한다. 여성성과 에로티시즘을 극대화하는 기생들의 복식에서 탄생한 ‘하후상박’은 짧은 저고리에 여러 겹 속옷으로 부풀린 치마가 특징이다.

창의성과 예술성이 뒷받침된 이 패션은 곧 새로운 시대상을 반영하는 또 하나의 우리 문화가 되어 여름 밤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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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강연들 하나같이 주옥같고 귀중하네요! 요즘 우리 역사 문화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마침 이런 강연들도 있다니 정말 귀가 솔깃한걸요. 시간이 허락한다면 들어보고 싶은 강연들인 것 같아요! 정말이지 좋은 강연정보 감사합니다!
  • 민성근

    판소리!!! 우리의 아름다운 음악이 점점 묻혀가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까워요. ㅠㅠ 해외에서는 극찬을 받고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록이 되었는데.. 한국에 대한 자긍심을 다시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강의 소개 감사해용!!
  • 유다솜

    우리 문학, 문화는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매력적인 것 같아요! 좋은 강연 소개 감사해요 <3
  • 유이정

    오오 구운몽!! 고등학교 때 배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염~_~ 앞으로 펼쳐질 강연들 다 기대가 되는데, 특히 처녀귀신 이야기와 판소리, 그리고 마지막 패션 특강이 궁금해요! 조선 여인의 치마저고리에 숨겨진 노출과 은폐의 욕망이라니 *.* 무언가 절제되어보이면서도 은근야릇한 조선시대 여인들의 의복이 상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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