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욱ㅣ ‘말’, 잘하세요?

사진_유이정 / 제19기 학생기자(서울여자대학교 언론홍보학과)

최근 프리랜서를 선언한 후 지금은 스피치 전문 교육기업 ‘아나운서㈜’의 어엿한 설립자가 된 김현욱 대표.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처럼, 오랜 시간 쌓아온 내공은 여전히 대단했다. 그가 그토록 강조하는 진정한 스피치란 무엇인지 감춰있던 비밀의 매듭을 살짝, 풀어 보았다.

강의명 스피치! 골든벨을 울려라
강사명 아나운서㈜ 대표 김현욱
강의 일시 2013년 4월 11일 목요일 오후 7시 30분
강의 장소 신도림 디큐브 아카데미
수많은 경험에서 깨달은 스피치의 중요성

“제가 운이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저는 지난 12년간 아나운서로 활동하면서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일을 했어요. 그렇게 오랜 기간 수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연령층과 접하다 보니 자연스레 알게 된 것이 있었죠. ‘지식의 저주’라는 것을요.”

영유아와 청소년부터 노년층까지, 김현욱 대표는 아나운서 시절 거의 모든 연령층에 대해 인터뷰와 진행을 맡아왔다. 이 때문에 그는 스스로 한가지의 답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대화라는 것은, 말하는 사람의 조리 있는 전개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듣게 이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어린이와 인터뷰를 한다고 하면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허리를 구부리며 조금 더 말랑말랑한 단어를 이용해 대화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 소감이 어떠냐고 묻기보다는 기분이 어떠냐고 묻던가, 4전 5기라는 말보단 4번 탈락했지만 5번 도전했다는 식으로 말이다.

스피치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 역시 그동안의 많은 인터뷰에서 얻게 된 결론이었다. 인터뷰를 잘한다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의 올바른 방법이 잘 배어 있다는 것이고 이는 즉, 스피치 스킬이 좋다는 것이다. 그는 더불어 스피치와 리더십은 불가분의 관계라고 강조했다.

“제가 과거 오랜 기간 진행해온 골든벨이라는 프로그램만 봐도 알죠. 말주변이 좋은 학생은 편집도 거의 안 되고 그대로 방송에 나가요. 그런 학생과 자세히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실제로도 대부분 주변에 따르는 친구가 많죠.”

청자ㅣ가는 말은 무조건 고아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다. 듣는 상대방의 상황에 따라 말하는 사람은 이를 컨트롤 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생활 속에서 예를 들어 보자.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다른 사람과 말로 다퉈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상대방이 욕설을 퍼붓는다면 당신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똑같이 욕으로 맞대응할 것인가, 아니면 평범한 어조로 차분하게 대답할 것인가. 여기서 후자가 바로 김현욱 대표가 말하는 모범 답안이다.

“부부싸움도 원칙을 갖고 하라는 말이 있죠. 그래야 싸움이 크게 번지지 않는다는 거죠. 일반적인 스피치도 마찬가지예요. 실제 인성이 부족하더라도 고운 말을 쓴다면 다른 사람의 시각에선 그 사람이 좀 더 고급스럽고 됨됨이가 있어 보이게 마련이죠.”

그는 최근 급증한 학교 폭력 역시 아이들의 잘못된 언어 사용이 큰 원인 중 하나라고 말한다. 자신의 인성을 키우는 말하기 습관은 굉장히 중요하지만 이것이 하루아침에 바뀌기는 절대 불가능하다. 바른말 고운 말을 쓰는 것이 평소 자신의 습관에 배도록 항상 신경 쓰며 말해야 한다. 더불어 자신이 사용하는 말의 뜻을 제대로 알고 사용하는 것인지 점검하는 일 역시 필요하다.

콘텐츠ㅣ그럴듯한 포장을 해라

말하는 사람이 듣는 사람에게 전달하려는 것을 콘텐츠라고 정의한다면, 이 콘텐츠가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 논리적 사고력을 갖춰야 한다. 쉽게 말해, ‘그럴듯하게 포장하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 포장이 1차원적인 단순한 꾸밈을 의미하진 않는다. 내용을 전달하는 데 있어서 말의 결과물 보다는 그러한 결론을 내리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전달하는 콘텐츠가 맞다, 틀리다는 핵심이 아니에요. ‘그럴 듯하다’가 오히려 더 중점이 되어야 하죠. 한 가지 예를 들어 볼게요. ‘겨드랑이, 입안, 항문, 귓속’ 이 네 곳은 무엇을 측정하기 위한 신체 부위 일까요? 네, 대부분이 ‘체온, 열’이라고 답을 하게 되죠. 하지만 어떠한 분은 기가 막힌 답안을 내놓은 적이 있어요. 그의 답은 ‘냄새’였죠. 이해가 되나요? 정확한 답안만큼 중요한 것은 그럴듯하게 설명해가는 자신만의 방법과 그 과정이죠.”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는 6단계>

1. 계획하기 : 말하기에 앞서 무슨 말을, 누구에게,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
2. 조직화하기 : 내용의 구조화 및 순서 결정
3. 우선순위 : 내용의 핵심파악 후 순위 결정
4. 세부사항 : 전달력을 높이기 위한 세부적인 사항 (제스처 등)
5. 응용 : 말 외의 다른 도구를 사용하기 (유머, PPT, 창의적 말하기 능력 등)
6. 모니터링 : 자신의 행동을 모니터, 리뷰
* 그리고 항상 “왜?”라는 질문을 많이 반복할 것.

화자ㅣ표현의 도구는 입만이 아니다

말하기에서 의미 전달 외에 진심까지 전하는 가장 탁월한 방법은 ‘표현력’이다. 이 표현력은 입을 통해 나오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잘 비벼진 단어들로 만들어진 말의 밋밋함을 없애줄 양념은 말 이외의 모든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3가지의 표정 사진을 가리키며) 각각의 사진을 보면 이 사람이 어떠한 기분인지 예측할 수 있으신가요? 기쁘고, 슬프고, 화나고. 명확히 구별되죠? 말을 할 때에도 이를 도구로 사용할 줄 알아야 해요. 이와 같은 표정뿐만이 아니라 자세나 제스처, 시선 처리, 말의 강세까지도요.”

표현력은 언어적 요소와 비언어적 요소로 나뉘는데, 우리가 무시해선 안 될 것이 이 비언어적 요소이다. 면접을 본다 하더라도 단순히 자기소개나 면접관의 주어진 질문에 막힘 없이 대답하는 것뿐만 아니라 면접장에 등ㆍ퇴장하는 그 짧은 순간, 그리고 면접 도중 면접관과의 시선 마주침 역시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는 것이다. 또한 면접이 청자의 입장에서 생각을 한다면 반대로 발표를 하는 경우에는 화자 자신의 몸짓이나 손짓의 표현력에 좀 더 신경 쓰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스피치에서 간과하는 가장 중요한 한가지가 더 있어요. 바로 ‘목소리’죠. 사실 연습을 죽어라해도 목소리 자체를 아름답게 바꾸는 것은 불가능해요. 절대로요. 하지만 어느 정도의 변화는 줄 수 있어요. 마치 마름모의 날카로운 각을 쳐내는 것처럼요. 때문에 우리는 자신의 목소리를 스스로 녹음해보고 다시 들어보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반복해야 해요.”

우연히 자신이 녹음된 목소리를 자신이 듣고 부끄러워한 경우가 있을 것이다. 어색한 그 목소리는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스스로 끝까지 부정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못생긴 목소리가 진짜 우리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얼짱 사진도 많이 찍어본 사람이 잘 찍는다고 하지 않던가. 마찬가지로 목소리도 반복적인 시도를 통해 가다듬어야 한다.

MINI INTERVIEW
아나운서㈜ 대표 김현욱

럽젠Q ㅣ 언론인의 꿈을 키우고 있는 20대에게 줄 수 있는 메시지가 있다면요?

사실 방송이나 아나운서 등의 분야도 상당히 폭이 넓어요.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체적’으로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또 그것을 가능한 ‘빠르게’ 정하는 게 중요해요. 자신이 특화된 분야를 설정만 한다면,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또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나오게 마련이거든요.

저는 MC를 원하는 친구에게는 이런 조언을 해요. ‘무조건 경험을 많이 해봐라.’ 비록 자신이 대학생이라도 아르바이트를 통해서, 작게는 인터넷이나 라디오부터 크게는 전국의 수많은 방송국까지 서서히 경험을 키워나갈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를 현실적으로 명확히 정하되, 이에 필요한 소양들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럽젠Q ㅣ면접과 같은 스피치를 할 때 떨지 않는 자신만의 비법이 있었나요?

이런 말이 있죠.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즉, 모든 사람은 면접의 상황에 있어서는 다 똑같이 떨리기 마련이에요. 정말 누구나요. 하지만 똑같이 긴장되는 위기의 상황에서 누가 더 정신을 차릴 수 있느냐의 싸움이라는 것을 알아야 해요.

그러한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면접관의 생각을 읽는 능력이에요. 저는 지금도 강의를 할 때면 강의장에 있는 모든 사람의 눈을 최소 한 번씩은 마주쳐요. 진정성이 좀 더 드러나 보이거든요. 면접 역시 그래야 해요. 면접관이 자신의 말에 관심을 가지는지, 그 중 몇 명이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지, 또 자신의 이야기에 표정이 어떻게 변하는지. 이렇게 손발이 떨리는 면접 상황일지라도 정신을 차리고 무엇보다 청자의 생각을 상상하면서 이야기를 해야 하죠.

럽젠Q ㅣ 대한민국의 모든 20대에게 한 마디 부탁합니다

얼마 전 어느 분이 이런 말을 하셨어요. ‘요즘 20대들은 꿈이 없다.’ 사실 작은 물건을 사더라도 그 전에 ‘계획’이라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20대는 순간순간의 만족을 얻기 위해서 작은 계획조차 잘 세우지 않는 것 같아요. 꿈도 마찬가지예요. 생활에서의 작은 습관 하나하나가 무계획적이고 충동적이라면, 미래의 꿈도 그 습관과 연관되기 마련이거든요. 대단하면서도 무서운 힘인 거죠. 그렇기 때문에 ‘꿈’은 언제나 ‘구체적’ 이어야 해요. 뚜렷한 자신만의 목표를 세우고 뛰어가는, 그러한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20대가 되길 바라요.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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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반성하게 되네요~ 좋은글 잘보고갑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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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성근

    저 역시도 강의를 듣고 많은 걸 배웠어요. ㅋㅋ 좋은 귀감이 되셨다니 다행이에요 ㅋㅋ

  • 이미선

    언론인의 꿈을 꾸는 학생들 뿐만 아니라 모든 대학생에게 많은 경험은 정말 귀중한 자산인것 같아요! 진정성을 읽기 위해 눈을 마주친다는 것은 평소 말하기 습관으로 응용해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사람 말을 들을 때 집중하고, 공감한다는 의미를 전하려고 항상 상대방 눈을 보며 들으려 노력하거든요 :)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을 뵈어서 좋아요! 기사 잘 보고 갑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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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성근

    저도 무조건 경험을 많이 해봐야겠어요. 정말 뭐든지요! 경험이 자산이겠죠?ㅋㅋ

  • 고은혜

    진짜 요즘 몇몇 중고등학생들 말하는 걸 들으면 깜짝깜짝 놀라고 정나미가 뚝뚝 떨어져요. 이쁘고 잘생긴 친구들이 거칠고 험한 얘길 서슴지 않고 공공장소에서 크게 내뱉을 때마다 괜히 그 친구들의 성격까지 지레 짐작으로 판단하게 되거든요. 그러면서 저 스스로도 반성을 많이 했어요. 생각없이 툭툭 내뱉는 말들이 그동안 나에게 플러스였는지 마이너스였는지. 아이고 그러고 보니 표정, 손짓, 발짓 하나하나 다 신경써야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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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성근

    ㅋㅋ맞아용 요즘 길거를 지나다보면 아무렇지않게 욕설을 내뱉는 사람들이 있죠. 이런 경우 역시 불특정 다수의 듣는 사람을 고려하지 않는 잘못된 습관 같네용.ㅋㅋ

  • 커뮤니케이션에서 중요한 건 상대방이다! 라는 말씀이 정말 와닿네요. 평소 말하는 습관이 정말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비언어적인 요소들을 사용하기 민망할 때가 있는데 부끄러워하지 말고 어떤 몸짓이 더 효과적일지 연습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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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성근

    항상 자기 자신의 모습을 기록하고 부끄러울지라도 계속 보고 반복하는 연습이 필수인 것 같아요!ㅋㅋ

  • 유이정

    도전!골든벨의 김현욱 아나운서의 스피치 특강 정말 유용하네요 *.* 아무리 화가 나고 비공식적인 자리여도 욕은 하지말아야겠어요! 평소 습관이 정말 중요한 것 같네요 *.* 저도 다양한 경험을 쌓고 좋은 습관들을 차곡차곡 쌓아 '말'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아 그리고 여기엔 안나온거같은데 '아쉬울 것 없을 때 결혼하라'는 말이 제일 인상 깊었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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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성근

    ㅋㅋ 저도 '말' 잘하고 싶어요. 글도 잘쓰고 싶구.. 뭐든지 많이 해보면 늘겠죵?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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