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Mozarteum 차서율의 ‘열공’ 하루

그저 사회로 나가기 위한 당연한 통과의례로 여겨지는 대학. 4년이란 시간은 인생의 ‘배움’이 아닌 ‘흐름’이던가. 안일한 교육의 허리를 바짝 조이기 위한 프로젝트, 미래의 예술가와 인재가 실제 ‘육성’되는 예술 대학 속으로 비집고 들어갔다. 그들에게 시간은, 반짝반짝 빛이었다.

‘주7파’의 가열한 수업과 연습


피아노를 전공하는 차서율 씨(23세, 모차르테움 6학기)는 일주일을 매일 등교하는 ‘주7파’다. 한국 대학생처럼 주4파’가 아닌 이유는 바로 ‘연습’ 때문이다. 물론 주말에는 수업이 없지만, 이곳에선 연습하러 등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개강을 앞둔 그녀는 무척 들떠 있다. 방학 3개월 만에 맞는 개강이기 때문이다. 모차르테움에서는 7~9월 3달이 여름방학이다. 이후 12월에 2주간의 크리스마스 방학, 2월 1달간 겨울방학을 맞이한다. 방학 동안에는 보통 집에서 피아노 연습을 했지만, 학교에 나오는 일도 종종 있다.
한국에서 지옥을 맛보는 수강신청은 이곳에 없다. 밤새울 필요가 없다. 학교 홈페이지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 수강 마감 일자 전까지만 등록하면,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이른 수업은 오전 9시에 시작한다. 수업은 교수마다 시간이 다르고, 방식도 달라서 자신에게 맞는 수업을 선택하면 된다.
모차르테움은 미라벨 정원을 기준으로 구관과 신관으로 나뉘는데, 구관은 성악과 오르간 수업이 주로 이뤄진다. 피아노가 전공인 그녀는 신관 아쿠아리움레슨실(창문이 유리창)에서 주로 수업을 받는다.

학생 식당 <무궁화HIBISKUS>에서 두둑한 점심과 수다


모차르테움 신관에는 한식 학생 식당 <무궁화HIBISKUS>가 있다. 잘츠부르크에서 단 하나뿐인 한식 식당이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학생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모차르테움에서 “학식(학생 식당) 앞에서 만나자.”란 약속을 하면, 바로 이곳 문 앞이다. 현지 학생에게도 한식의 가격 대비 높은 질은 인기 만점이다. 심지어 점심 메뉴는 할인되어 단돈 6.90유로! 현지 음식과 한국식 두 가지만 준비되지만, 물가가 ‘억’ 소리 나는 오스트리아에서 이 정도의 가격이면 감동의 눈물이 줄줄 나올 정도다. <무궁화>의 한쪽 문은 일반 인도로 나 있어 외부 손님도 즐겨 찾는다.

Location MirabellPlatz 1, 5020 Salzburg
Price 불고기 15.50유로, 오징어볶음 14.50유로, 김치찌개 15.80유로
Time 오전 11시 30분~오후 2시 30분, 오후 5시 30분~오후 11시,
일요일 휴무
Info www.koreaskueche.at, +43-662-424425

 
 

<호텔 자허>나 미라벨 정원에서의 수다


모차르테움에는 특히 여학생이 많다. 잘츠부르크 자체가 여자가 많은 도시란 사실도 아는가. 이들의 휴식은 예쁘고 아기자기한 카페에서 이뤄진다. 특히 인기가 높은 곳은 내부가 핑크빛으로 물들어 있는 <호텔 자허>의 카페(<호텔 자허>의 카페 보러 가기 http://www.lgchallengers.com/culture/itplace/itplace_201209007)다. 또 다른 공간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미라벨 정원이 있다. 놀 거리도, 번화가도 많지는 않지만, 정원의 전망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휴식이 된다. 공부하기에는 그야말로 최적의 장소라 할 수 있다.

밥 먹듯 피아노 연습


모차르테움에서는 비어 있는 연습실이면, 장소를 막론하고 연습할 수 있다. 개인별 연습실과 큰 홀, 오르간 연습실 등 수업 없이 비어 있다면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이야기. 연습실은 곳곳에 있지만, 수업이 끝나면 연습하러 오는 학생들이 많아서 매번 부족한 편. 보통 미리 연습실을 예약한다.

시험은 없지만, 그녀가 연습을 꾸준히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뭘까? 일주일에 한 번씩 학내 큰 홀에서 같이 수업을 듣는 학생들 앞에서 연주해야 하는 운명이 있기 때문. 남들 앞에 자기 실력을 선보이는 자리이기에, 부담감이 큰 건 사실이다. 매주 있는 연주이기 때문에, 당연히 벼락치기도 불가능하다. 오히려 연주 실력을 꾸준히 쌓을 수 있는 동기 부여가 되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학교는 보통 오전 8시부터 개방되고, 오후 11시까지 연습을 허용한다. 주말엔 오후 8~9시까지 학교의 문은 열려 있다. 예술 대학으로서 밤늦게까지 연습할 수 있는 자율권을 학생에게 주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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