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심리가 궁금해? 어디 그림을 그려보렴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답답하다. 달콤하기보다 쓴맛이 나는 나날이다. 그런 당신을 위한 토닥토닥
5인 5색 그림 처방전. 지금 당신은 실컷 울고 다시 딛고 올라설 때.

마음속 방 한 칸 내기, 참 쉬운 심리치료

대한민국에서 ‘심리치료’라는 단어는, ‘나’라는 하얀 종이에 빨간 낙인이 찍힌 듯한 느낌이다. 심리치료 경험이 있다는 사람을 향한 사회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는 간접증거일 것. 이런 시선을 물리칠 심리 치료 카페 <마음을 걷다>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

심리치료의 일환인 HTP 검사는 그림을 이용한, 집과 나무, 사람을 그리는 테스트다. 그림을 통해
현재 마음을 읽기 때문에, 설문지를 이용한 검사와는 달리 의식적인 부분뿐 아니라 무의식적인 부분까지도 함께 알 수 있다. 심리치료 과정은 우선 하얀 종이에 마음대로 집과 나무, 사람을 그리는 과정부터 시작된다. 이후 치료사 앞에서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기만 하면, 우리의 몫은 끝. 그 후 목소리마저 달큼한 상담사가 그림에 대한 해석을 덧붙이고, 그림과 함께 자신의 속 이야기를 나누기만 하면 된다.

이리도 간단한 심리 상담에서 고무적인 것은, 자신의 현재 상태를 알아보는 것뿐만 아니라 마음의 위안까지 얻어올 수 있다는 점이다.

심리 검사를 한 <마음을 걷다>는?

커피와 책, 심리 검사가 함께하는 공간. 심리학에 대한 사람들의 곧지 않은 시선을 바꾸고 싶은 주인장의 마음이 곳곳에 녹아있다. 누구든 ‘마음을 거닐듯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따뜻한 한마디가 바로 이 카페의 결정체다.
Location 지하철 4호선 혜화역 하차 후 1번 출구로 나와 미스터피자가 있는 골목 안쪽으로 직진
Open 평일 오전 11시~오후 11시(연중무휴. 단, 설날 및 추석 당일 휴무)
Price 음료 6천~8천원대, 심리 치료 3천~8천원대
Info blog.naver.com/osiris820, 070-743-9700
Tip 그림 심리 검사 등은 1주일 전 예약 필수, 메일( mindstroll16318@gamil.com)이나 전화(070-4416-9700)으로 예약 요망

류지환 기자 > “얼른 좋은 사람 만나서 연애하세요!”

He said
나이가 들어가는 한 남자가 있다. 남자는 30대 후반 정도로 보인다. 남자는 이 넓은 집과 잔디밭에서 혼자서 사는 게 좋아 보인다. 집에는 시원한 풍경을 볼 수 있는 라운지가 설치되어 있고, 햇빛을 받으며 수영할 수 있는 야외 수영장도 있다. 남자는 비글 한 마리를 키운다. 남자의 비글은 보통의 비글과는 다르게 아주 얌전하다. 정원에는 사과나무가 있는데, 중간에 오렌지 나무도 섞여 있다. 열매가 열리면 남자는 가족, 이웃과 함께 과실을 나누어 먹을 예정이다. 집은 복층 구조. 모서리 지지대는 고궁의 ‘그것’만큼 단단하다. 남자는 달콤한 싱글 라이프를 만끽하고 있다.

He is
혼자 있는 사람, 열매가 달린 나무는 강한 애정을 갈구하는 당신의 모습입니다.

일단 이 그림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애정 욕구에 관한 것입니다. 혼자 있는 모습, 열매가 달린 나무의 모습 등에서 강한 애정에 대한 갈망을 느낄 수 있죠.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어하는 애정 욕구가 넘치는데, 혼자 있는 남자의 모습에서 드러나듯 그걸 숨기려고 하네요. 표면적으론 많은 이와 두루두루 잘 지내는 것 같지만, 속을 쉽게 남에게 터놓으려고 하지 않아요. 자신을 보호하려는 습성이 강하다는 이야기겠죠? 완벽하려는 자신의 모습을 조금 고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림 역시 완벽한 남자의 모습을 그렸는데, 내적으로 공허하다면 더욱 고립될 여지가 있어요. 마음이 맞는 사람을 찾아 그들과 더욱 진하게 소통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결론은? 빨리 연애하세요!

 

이채원 기자 >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여유입니다.”

She said
한 마을이 있다. 그리 시골은 아니지만, 도시 중심가도 아니다. 자연과 도시가 복합적으로 공존하는 공간이라고 해야 할까. 주택은 군집한 마을이다. 혼자 뚝 떨어져 있는 주택은 밤이 되면 무서우니까. 집 뒤로는 큰 길이 있는데, 가로수 길이어서 평소 산책하기가 매우 좋다. 집 옆에는 예쁜 꽃으로 가득한 꽃밭이 있다. 친환경 채소보다 꽃을 키웠으면 좋겠다. 꽃 색깔은 예쁜 파란색, 하늘색으로. 보기만 해도 뿌듯하겠지. 이런 조건을 갖춘 즐거운 내 집엔 부모님과 내가 살고 있다. 난 청순한 소녀와 같다. 지금 난 내가 사랑하는 강아지와 함께 잠깐 산책하러 나왔다. 아, 여유롭고 평안한 일상들이여.

She is
여유가 그리운 당신에게 필요한 건 ‘한 박자 쉬어가기’입니다

그림이 참 편안해 보여요. 현재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평소 성격도 수더분하고,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는 성격이에요. 어떤 일이 있으면, ‘그냥 그래?’ 해버리고요. 너무 그 문제에만 빠지지 않는 스타일이네요.
(당시 지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상황이라고 설명하자) 그렇다면 이 그림이 현재 상태가 아니라 자신이 소망하는 바를 나타낼 수도 있어요. 뭔가 뚜렷하게 잘하거나 좋아하는 일이 없고 관심이 많을 뿐이라고 하셨죠? 그저 평균 정도로만 무난히 일을 해내는 것이 고민이라 했는데, 이 그림에서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아요. 이 그림은 ‘본인이 바라는 것’을 나타낸 것 같네요. 뭔가 가지치기를 해나가고 싶고, 쉬고 싶고, 나를 돌아보면서 편안한 시간을 가지고 싶은 현재의 소망을 나타낸 거죠.

 

손지윤 기자 > “생각해야 할 것도, 해야 할 것도 많아요.”

She said
아빠와 엄마, 동생 그리고 나. 우리 가족은 도시를 벗어나서 지금 교외로 와 있다. 갑갑하고 짜증
나는 도시를 벗어났다. 그렇다고 주변이 한적하지는 않다. 우리 가족 같은 사람들이 주변에 집을 짓고 옹기종기 모여있다. 우리 가족은 이층집에 살고 있다. 위에는 다락방이 있는데, 나만의 비밀 장소라고나 할까? 창문마다 예쁜 커튼이 드리워져 있다. 작은 강아지를 한 마리 키우고 있고, 앞뜰에는 개 집이 있다. 한 그루의 사과나무도 집 옆에 있다. 매년 열매가 열려 때가 되면 맛난 과일을 먹는다. 사과나무는 이 집에 처음 이사 왔을 때, 아빠가 직접 심었다.

She is
이것저것 생각이 많은 사람 같습니다

초반에 그리는 걸 봤더니, 제일 망설이시더군요. 그림이 거의 없을 줄 알았는데, 처음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지금 결과물을 보니, 제일 시원시원하고 큼직큼직하게 그리셨네요. 일할 때도 그럴 것 같아요. 처음에는 주저하다가, 일을 추진하면 시원스럽게 할 스타일이랄까. 당신은 사람과 의사 소통을 잘할 것 같아요. 특별히 다른 사람과 달리 이상이 있는 건 없어요. 다만, 전반적인 그림을 봤을 때 스트레스가 이곳 저곳에 산재한 느낌이네요. 생각할 게 많은가 봐요.

 

방재민 기자 > “있는 그대로 자신을 인정하세요.”

She said
시골 한적한 곳에 집 한 채가 덩그러니 있다. 집에는 엄마와 아빠, 동생, 내가 살고 있는데 왠지 할머니도 함께 살면 좋을 것 같다. 집 주변에는 나무가 많다. 그림에는 없지만, 내 상상 속에는 상추와 고추, 토마토가 심어진 작은 우리 가족만의 텃밭도 있고 이를 가꾸는 내 모습을 2층 테라스에서 가족 중 누군가가 바라보면 좋겠다. 그림 속 남자와 여자의 나이는 9세, 10세 정도다. 아마 친구 사이인 것 같기도 하다. 그들은 깍쟁이 같은 도시 아이의 느낌이랄까. 한적한 시골과 집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해도 오해는 금물이다. 난 내가 그린 집에 내가 그린 사람이 산다고 말한 적이 없다.

She is
누군가가 보고 있다는 생각을 떨치세요!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해요.

그림을 딱 보는 순간, 억압과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누군가 바라보고 있다는 그림 속 이야기에서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하는 듯해요. 그 때문에 보여지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려고 하다 보니, 거기에서 비롯된 스트레스가 상당한 것 같아요. 스스로 평가하려고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입니다. 더불어 자신이 목표한 바에 임하는 열정은 대단해 보일 정도네요. 억압과 스트레스가 어쩌면 과도한 열정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겠어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조금 천천히 나아가려는 노력을 해보세요.

 

임슬기 기자 > “긍정적인 에너지가 차고 넘치네요.”

She said
따스한 햇볕이 가득 메운 어느 마을. 구부러진 오솔길을 지나면 비가 내리나 눈이 내리나 길 끝에 있는 따뜻한 우리 집에 들어갈 수 있다. 서울과 좀 떨어진 이 집에는 아빠와 엄마, 나, 동생이 살고 있다. 훗날 난 이 집을 그대로 물려받아 출퇴근할 거다. 제아무리 먼 ‘서울’에 직장이 있더라도 말이다. 남자와 여자는 사랑하는 사이. 언제나 즐겁지만 서로 많이 싸우기도 한다. 그래도 (진부하기 짝이 없어도) ‘사랑의 힘’으로 모든 에피소드는 행복한 결말로 이어진다. 재미없긴 해도 저 커플은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는 생각과 함께.

She is
아기자기하게 그려진 나무와 집, 사람. 당신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어요.

그림과 이야기가 아기자기하게 어우러져 있어 평소 이상적인 것을 그리는 마음이 큰 것 같아요. 종교적인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당신을 잡는 중심 축이 내면 속에 존재하고 있네요. 고로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소명있게 행동할 것 같아요. 사람이 어우러진 모습에서 어떤 관계에서든 힘찬 에너지를 뿜는 사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친구나 가족, 애인과의 관계에서도 항상 ‘좋은 게 좋은 거야!’라고 외치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하죠. 지나치게 긍정적인 모습이 오히려 타인이 내 마음을 들여다볼까 두려워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들 때마저 ‘긍정, 긍정!’을 외치며 본인의 마음을 다잡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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