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매요리녀’의 만원으로 하루를 탕진하는 법

방학이다. 덥다. 심심하다. 그래서 해봤다. 하늘에서 1만원이 뚝 떨어졌을 때, 이 공돈으로 하루를 멋들어지게 ‘탕진’한다면? ‘에코녀’, ‘소셜녀’, ‘기부남’ 등 탕진에 나선 럽젠 기자의 수식어 한 번 요란하다!

최지원 기자는 ‘야매요리녀’
정확한 양을 탁탁 맞춘 논리적인 셰프로 정평난 그녀는 오늘 하루 ‘야매요리’의 정다정 씨(그녀의럽젠 기사 <역전! 야매요리>의 뒷담화 습격> 보러 가기http://www.lgchallengers.com/campus/issue/20120328_usami/)를 넘어 서는 하루를 설계했다. 피로한 심신을 위해, 등록금을 마련하느라 땀을 뻘뻘 흘리는 부모님을 위해! 메뉴는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른다는 그 유명한 ‘안동찜닭’이다.


‘야매요리녀’는 밤새 메뉴를 고민하다가 해가 중천에 떴을 때 일어났다. 아, 불쾌지수가 한창 높아지는 시간. 닭은 가지고 무슨 요리를 할까? “닭, 닭∙∙∙ 치겠닭∙∙∙.” 고민 끝에 결국 안동찜닭을 하기로 ‘했닭’.



필요한 것은 닭 한 마리와 고추, 당근, 당면. 그러나 마트에서 파는 당면의 크기를 생각해보라. 제일 작은 것이 12인분용이다. 마트를 샅샅이 뒤져 그나마 당면과 비슷한 것을 찾았으니, 그건 바로 스파게티면! 아아, 안된다. 안동찜닭의 핵심은 바로 당면이 아니던가. 안돼, 안돼돼∙∙∙ 돼∙∙∙∙∙. 맛있으면 되지, 뭐. 당면과 스파게티 면 사이에서 고민하다 보니, 또다시 시간이 갔다.


하~ 어떡하지. 널 어쩌면 좋을까? 네 손에 수염같이 난 건 뭐니. 토막 난 걸 샀어야 했나. 항상 튀겨진 너의 모습만 봐서 그런지 이런 너의 모습이 익숙하지 않다. 닭 만지는 내내 등에 소름이 쫙 돋는 나. 덥다면 닭 손질이 무더위 해결책일 수도 있겠다. 양이 적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닭의 가슴이 풍만해 살이 많이 나왔다. 장장 1시간에 걸친 닭 치기. 너무 힘들어서 웹툰을 보면서 잠시 쉬었다.


이제 닭을 손질했으니, 나머지 채소를 손질할 차례! 야채는 양파와 홍고추, 대파, 감자를 준비했다. 요리하는 내내 드는 생각은 도대체 정다정 작가는 어떻게 혼자 요리도 하고 사진을 찍는 걸까? 정녕 입 안에 카메라를 넣어서 찍는 것일까? 오동통한 ‘야매요리녀’의 손이 가엾어 보이기도 하다. 휴~ 껍질을 다 깎은 뒤 한 입 크리고 채소를 썰었다. 요리하는 시간보다 사진을 찍는 시간이 더 길 정도.


자, 이젠 나머지 재료도 손질해야 한다. 마늘을 동생 패듯이(!) 칼 손잡이 뒷부분으로 두드려준다.
아마 우애가 안 좋은 집안일수록 더 질 좋은 다진 마늘이 나올 것. 아, 그리고 ‘야매요리녀’의 여성미가 드러나는 부분! 주목하라. 당근의 모양을! 당!근! 당!!근!!! 썰었다. 그런데 체력이 받쳐주질 않는다. 힘드니, 2개만 만들고 그만두자.


이젠 양념을 만든다. 모든 양은 감과 냄새로 가늠하면 그만! 우선 간장을 붓는데 오늘은 카메라에 쪼르록 간장이 흐르는 모습이 담길 때까지 부어 준다. 설탕은 간장의 반만큼 넣고 마늘도 그냥 다진 만큼 넣어준다. 그 다음 참기름도 역시 흐르는 모습이 나올 때까지 붓는다. 마지막으로 후추를 ‘훗추후추추루후후추추’ 넣고 ‘쉐킷!’ 신 나게 저어준다. 아, 개인적으로 사진 촬영의 고 기술이 필요한 시간이었다.


이제 손질한 닭을 냄비에 담는다. 물의 양은 역시 대충 어림짐작한다. 닭 비린내를 없애는데 생강이 좋지만, 집에 생강이 없으니 아까 남은 마늘을 잘라 넣는다. 이제 남는 건? 팔팔 끓이는 것!


“시간이 없닭! 안동찜닭! 안달 난닭! 안동찜닭!” 아까 손질한 채소를 넣는다. ‘감 챠! 당 큰! 양 퐈! 꽃 유! 양 녀험!’ 채소를 다 넣은 후 뚜껑을 닫고 다시 팔팔 끓일 때까지 기다린다.


찜닭이 끓으면 대파와 나머지 고추를 넣는다. 난 칼칼한 맛을 내기 위해 고춧가루도 넣었다. 이것도 그냥 넣고 싶은 만큼 넣으면 된다. 그리고 끓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떡을 넣는다. 그리고 다시 팔팔 끓일 때까지 기다리면 1차 완성!


자 이젠 대망의 스파게티 면을 삶을 차례. 냄비를 들어 올리니, 어? 탈출한 살이다! 널 만난 건 행운이었어. 안 그래도 없는 살, 끓는 찜닭에 넣어준다.


어디서 본 건 있어서 처음에 스파게티 면을 냄비에 살짝 걸쳐 놓는다. 문제가 생겼다. 밑 부분만 익고 윗부분은 안 익잖아! ‘제길슨 므라즈’가 아닌가. 다 익어간다 싶을 때쯤, 면 하나를 꺼내 맛을 보았다. 음, 됐다. 이제 이선균 셰프만 있으면 돼.


드디어 완성이다. 삶은 스파게티 면을 밑에 깔고 찜닭을 올려준다. 왠지 맛없어 보이지만, 기대 이상이다. 사진이 거짓말을 하기도 하는 구나. 하늘을 향해 솟은 저 닭다리와 럽젠 독자를 향해 하트를 날리는 고추가 관전 포인트!


자, 아~ 입을 더 크게 아~! 더운 날, 입맛도 없고 축축 늘어진다 싶을 땐 기분 전환도 하고 효도도 할 겸 닭을 이용한 보양식, 안동찜닭에 도전해보길! 촬영 없이 집중하면, 1시간 안엔 뚝딱 만들 수 있을 테니. 자, 찜닭과 함께 1만원을 탕진하는 건 어떨까? 청춘이여, 불끈 힘을 냅시다!


재밌게 봤다면, 부디 설거지 좀 하고 가.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emoticon

스티커 댓글

스티커를 사용해서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달기
  • 감동
  • 부들부들
  • 눈물
  • 두근두근
  • 좋아요
  • 사랑해요
  • 멋짐
  • 하하
  • 신남
  • 행복
  • 멘붕
  • 헉
  • 시무룩
  • 하이파이브
  • 응원
  • 쓰담쓰담
  • 뽀뽀
  • 박수
  • 선물하기
  • 고마워
  • 귀여워
  • 셀카
  • 저요
  • 열공
  • 쓰러짐
  • 씻기
  • 팩

소챌 스토리 더보기

대학생 집콕러를 위한 월간 소비

편지가게 글월, 마지막으로 편지를 받은 게 언제예요?

비전공자를 위한 교양서

비전공자를 위한 전공자의 교양서 큐레이션

일본어 번역가 강민하 | 마음까지 전하는 번역

VEGAN ESSAY 의생활 실전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입고 있습니다

VEGAN ESSAY 식생활 실전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먹고 있습니다

VEGAN ESSAY 입문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2012년, 빙의하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