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PD | 경험과 추억을 넙죽 드세요

TV를 잘 챙겨보지 않는 고시생 L양의 유일무이한 낙은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을 시청하는 일이었다. 거짓말을 좀 보태자면, 요즘은 파업 때문에 살 맛도 잃었다. 이런 무수한 ‘무도폐인’을 위한 선물, 김태호 PD가 대학생에게 강연이 아닌 대화를 걸어왔다.

강의명 주말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PD, 김태호 PD 초청 강연회
강사명 김태호 PD
강의 일시 2012년 5월 3일 목요일 오후 6시 30분
강의 장소 아주대학교 종합관

아주대학교 종합관 1층은 예상처럼 인산인해를 이뤘다. 티켓을 거머쥐고 1시간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이 대다수였다. 뚜렷한 안내 문구가 보이지는 않았지만, 이곳이 강연 장소임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입장 후, 얼마 지나지 않아 2층이나 되는 객석은 금세 메워졌다. 계단에 앉아 강연자를 기다리는 학생도 속출했다. 이토록 많은 젊은이가 기다리는 사람은? 바로 대한민국 예능 프로그램의 지존인 <무한도전>의 실질적인 1인자, 바로 김태호 PD였다.

저는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근래 갑자기 청춘을 위한 강연이 많아졌다. 삼포세대 20대 청춘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함이다. 김태호 PD 역시 이런 강연을 기획할 의도가 있음을 밝혔다. 아마 파업하지 않았더라면 그의 의도대로 3~4월경에 이미 만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김태호 PD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청춘을 달랜다? 강연자의 이야기만으로, 과연 그들이 치유될까?” 그는 20대가 알고 싶은 게 뭔지 궁금했다. 한 방향의 강연이 아닌 쌍방향의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였을까, 그는 방송국 PD가 가지고 있을 법한 ‘이미지’와는 사뭇 거리가 있어 보였다. 엄숙함보다는 친근함이었다. 그는 말했다. “저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어눌해요.” 편한 마음으로 학생을 만나러 왔다고 밝혔다. 학생의 호기심 어린 질문을 먼저 받으면서, 김태호 PD는 진정한 대화를 시작했다.

날 먹여 살리는 건 경험과 추억

대학 시절 김태호 PD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모 백화점에서 케이크를 팔았던 경험이다. 그는 “케이크를 팔기 위해 7일간 키위를 깎아야만 했다.”라며 그때의 고충을 토로했다. 더불어 MT에서 경찰을 마주한 기억을 떠올렸다. MT 장소에서 김 PD와 친구들은 논두렁에서 지푸라기를 한 움큼 집어 모닥불을 피웠던 것. 태우면서 고소한 냄새가 났지만 그러려니 했다. 사건은 다음날 터졌다. 경찰차가 오는 난리가 났다. 그 지푸라기가 들깨였다는 것은 그제야 알았다.

그때는 두렵고, 세상이 끝날 일일 것만 같았어요.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거기서 좀 더 이야기가 전개됐으면 어땠을까?’ 해요.(웃음) 20대에는 좀 더 과감하게 도전해도 돼요. 달려가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면 되니까요.

그는 대학 시절에 보다 많은 추억을 만들지 못한 것이 후회됐다.

30대가 되니 저를 먹여 살리는 것은 경험과 추억이더라고요. 대학교를 벗어나는 순간 ‘전쟁터’거든요. 국내 일주, 세계문학전집 같은 걸 왜 안 읽었나 싶기도 하고. 주철환 교수님이 ’20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추억 만들기’라고 하셨는데, 이 나이가 되고 나서야 상당히 공감돼요.


사실 김태호 PD의 다양한 경험과 추억은 <무한도전>의 소재 발굴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는 “모든 소재는 제 경험, 시청자의 경험에서 나온다,”라고 말했다. 또한 “창의적인 소재는 하늘, 땅에서 솟는 게 아니라 바로 경험에서 비롯한 거라고 강조했다. 창의적인 사고는 다양한 경험이 빚어낸 정반합의 공식이라면서.

다 사람 사는 일이더라

사실 MBC 노조가 파업한 지 100일이 넘었다. 다른 예능 프로그램은 인력을 대체해서 방송하고 있는 반면, <무한도전>은 여전히 재방송만 되고 있다. <무한도전>을 아끼는 것은 시청자뿐만 아니라 김태호 PD 역시 마찬가지다. 김 PD는 지난주까지 계속 취소하고 다니느라 스케줄을 채웠다. 김 PD와 <무한도전> 멤버 모두 지치고 힘든 상태다. 강연에 오기 전에도 그는 멤버를 다독이고 왔다. 그는 “MBC 노조의 일원으로서는 찬성하지만, PD 입장에서는 정말 힘들다. 너무 힘들다.”라고 그간의 심정을 털어놨다.

(지금 이 상황을 커피 판매에 비유하자면) ‘저희 커피 품질 안 좋아요’라고 말하는 입장이에요. 사실 전달이 잘 안된 것도 있어요. 하지만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믿어요. 방송에서 <무한도전>이 다시 나올 수 있을 거로 생각해요.

어쩌면 그에게 희망을 주는 것도 바로 <무한도전> 멤버의 공이 클 것이다. 이미 그는 <무한도전>의 인기 요인을 <무한도전> 7인 멤버의 조직력으로 밝힌 바도 있다. 단, 그는 이들을 리드하기보다는 이들과 ‘같이하는’ 가치를 따졌다.

“어딜 가나 사회는 ‘같이’ 할 사람이 필요해요.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예요. ‘같이’ 일할 사람을 뽑는 거죠. 물론 사장은 수익을 생각하고 뽑겠지만, 실무진은 나와 ‘같이’ 일할 사람을 뽑는 거예요. 누가 리드하느냐가 아니라 같이 할 줄 아는가가 중요한 거예요. 자신이 여유가 있고, 진정 같이 일할 만한 사람인지 점검하는 게 좋죠.


그는 강연을 마치며 모든 맥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세상 살다 보니, 모든 것은 사람 사는 것이더군요. 어느 직장, 어느 사회를 가더라도 말이에요. 진정성과 진심이 통한다면 안 되는 일은 없어요.

김태호 PD의 <무한도전> 7인 멤버 뒷담화

유재석 월급을 주시는 분^^(농담) TV에서 A형 같지만, 실제로는 B형 남자. 자기관리도 되게 철저하다. 흔히 유재석의 리더십을 이야기하는데, 그 부분이 나랑 잘 맞는다. 최선을 다해도 안되면 “오늘은 아닌가 보다. 내일 다시 해보자.”라고 말하는 스타일.
박명수 대하기 편하다.(역시 농담) 직설적이다. 방송에서 보여지는 그대로다. 정이 많다.
정준하 정도 많고, 착하다. 그런데 잘 삐친다.
정형돈 힘들어하던 시간이 있었다. 뚱보 캐릭터에서 못 웃기는 개그맨이었는데, 새벽 3시에 전화오면 정형돈이었다.
예능감 없다. 그런데 사석에서는 제일 웃기다. 평상시엔 재밌다. 그래서 길에게는 “생각하지 말고 얘기해.”라고 말한다. 음악할 때랑 예능할 때, 때와 장소에 따라 신분이 바뀌니 힘들어하는 것 같다. 공연 능력은 정말 뛰어나다. 하반기에 돋보이는 무언가가 있을 거다. 목요일마다 준비하는 게 있는데(방송용은 아님) 다음에 보여드리겠다.
노홍철 거짓말을 못한다. 순수하다. 좋고 싫음이 다 드러난다. 방송은 정말 재밌어서 하는 거고, 재미가 떨어지면 사업할지도 모른다.
하하 전체적인 흐름을 잘 볼 줄 안다. 편집의 맥을 짚어주는 친구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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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김태호피디님..!!!
    강연 들으신 모든 분들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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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지윤 기자

    김태호피디강의....요새는무도때문에 바쁘셔서ㅠㅠ 못듣겠죠? 그래도무한도전 티비로 볼수잇어서 너무 좋아요!!

  • 으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드디어 오늘!! 무한도전!!!!!!!!!!핫핫 기사 잘보고가요 ! 생생하게 제가 직접 가서 들은거같아용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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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지윤 기자

    오늘 드디어 무한도전 TV에서 볼 수 있었어요ㅠㅠㅠㅠㅠ 감동!!!

  • 최지원

    저도 7인의 뒷담화 좋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재밌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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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지윤 기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길 씨의 예능감 TV에서 꼭 보여주세요!!!

  • 앤셜리

    지푸라기를 태웠는데 알고보니 들깨였다는 부분에서 소리내서 웃었어요 ㅋㅋㅋ
    경험과 사람과 추억, 차곡 차곡 쌓아가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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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지윤 기자

    격식없는 강연이었달까. 왠지 학교 선배 같은 느낌이었어요. 김태호 PD 인기 엄청 많으시더라고요.

  • jm10917

    으악 태호피디ㅠㅠㅠ 7인뒷담화 좋아요.. ㅠㅠㅠ ...무도..언제쯤 볼수있을지 !!!그래도 이렇게 럽젠서 볼수있다니 굳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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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지윤 기자

    무한도전 TV로 보고 싶어요ㅠㅠ 재방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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