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자, 내 몸 붙일 보금자리 프로젝트 2

‘국가에서 대학생을 길바닥으로 내몰기야 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이 대학과 대학생을 절벽으로 내몰았다. 퇴로도 없고 지원도 미비한 이 상황을 직접 헤쳐나가야 한다는 경각심이 고조되었다. 더 이상 국가만 믿고 기다릴 수 없는 대학생 주거난 해결을 위한 대학과 대학생의 대안, 꽤 그럴듯하다.

대안 1. 민자기숙사 by 이용상 기자

최근 많은 대학에서 기숙사 확충을 위해 민자기숙사를 도입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국립대에 민자기숙사를 도입한 것을 볼 때, 정부 차원에서 민자기숙사를 권고하는 것으로 보인다.
민자기숙사란, 외부업체에서 기숙사를 지어주고 학교 측에서는 업체에 기숙사를 장기 임대하는 형식으로 개관된다. 하지만, 민자기숙사의 이면에는 기숙사라고 하기엔 비싸다는 비난이 도사리고 있다.

# 서강대 ‘곤자가 국제학사’

서강대 학생은 크게 3가지 거주 형태를 보이고 있다. 첫 번째는 학교에서 지난 2003년 3월에 개관해 운영 중인 ‘벨라르미노’ 기숙사다. 가격은 6개월에 약 1백20만원, 4인 1실로 운영된다. 두 번째 거주 형태는 ‘곤자가’ 민자기숙사다. 민자기숙사의 방값은 6개월에 2백70만원이며, 2인 1실로 운영되고 있다. 세 번째는 자취, 하숙 타입이다. 이는 6개월에 인터넷 비를 포함해 2백88만 원 정도가 평균이다.
그렇다면 서강대 학생은 어느 형태의 거주를 선호할까? 대다수는 기숙사를 선호한다. 그중 가격 또는 비용에 민감한 학생은 벨라르미노로 입사하고, 시설과 생활환경을 중시하는 학생은 민자기숙사로 입사한다. 그리고 성적과 거리 점수 탓에 기숙사 입사에서 떨어진 학생과 타인과 거주하는 것을 꺼리는 학생, 그리고 통금과 통제가 싫은 학생 등 기타 이유가 있는 학생이 자취 또는 하숙한다. 경제적인 이점이 있는 벨라르미노 기숙사는 선호의 이유가 당연하다고 해도, 서강대생이 주변 하숙집과 비슷한 가격인 민자기숙사를 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민자기숙사는 건물 내에 편의점과 탁구장, 헬스장, 빨래방, 기도실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어서 불편함이 없다. 시설 역시 깔끔해서 만족도가 높았다.

#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민자기숙사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민자기숙사는 완공 직전에 있다. 기숙사 가격은 6개월에 80만 원~100만 원 사이로 알려졌다. 주변 자취방은 6개월에 2백20만 원으로, 룸메이트가 1~2명 있을 때 그리 비싼 가격이 아니다. 한 식구가 3명이라면, 오히려 싸다. 그렇다면 자취방을 선호하지 않을까?

mini interview
양도원(한국기술교육대학교 기계정보공학부 11학번)
“민자기숙사가 지어지면 당연히 입사해야죠. 사실 3명이 살면 자취가 더 쌀 수도 있지만, 쓰레기 처리비용과 가스난방비 등을 부담하면 비슷할 것 같아요. 그리고 여자끼리 살다 보니, 룸메이트가 집에라도 가는 날에는 무섭기도 하고, 집에서도 가족이 걱정하기도 해요.”

사실 대학생은 민자기숙사의 가격을 떠나 기숙사라는 안정감에 의지한다. 게다가 기숙사는 가스난방비나 쓰레기 처리 등의 고민을 하지 않는다. 깔끔한 각종 시설과 편한 숙식 해결 등이 인기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고로, 서울에 비해 자취나 하숙집의 가격이 싼 지방에서도 민자기숙사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렇듯 대학생에게 인기 있는 학교별 민자기숙사의 가격 문제만 해결된다면 대학생 주거난의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것을 보인다.

대안5. 민달팽이 유니온 by 김소윤 기자

대학생 주거난 해결을 위한 대안이 꼭 물질적인 공간일 필요는 없다. 주거난을 해결하기 위한 의견 표출, 대안 제시 등의 활동 또한 주거난의 한가지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대표적인 것은 대학생 주거난 해결을 위한 20대 모임 <민달팽이 유니온>이다. 이들은 주거시설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을 돕거나 20대의 목소리를 내는 대학생 자치단체다. 지난 2011년 5월 5일 출범한 민달팽이 유니온은 일반 달팽이와 달리 집 없는 민달팽이의 모습을 보고선 주거난을 겪는 우리의 모습과 닮아 이름 짓게 되었다. 위원장 김은진 씨는 대학생 주거난에 대한 핵심을 짚어 주었다.

럽젠Q: 민달팽이 유니온(이하 ‘민유’)에서는 주거난 해결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민유: 방향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조합원끼리 상부상조하는 활동과 정치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활동입니다. 전자의 활동, 예를 들면 이삿짐 품앗이나 반찬 강습을 통해 서로 돕기도 하고, 부동산 Q&A를 운영하며 주거난에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도 해요. 또 공동구매를 진행해서 방향제 같은 생필품을 구매하기도 했고요.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활동으로는, 최근 청년활동이 이슈가 되면서 다양한 토론활동이 열리게 되는데 주거 관련 주제가 있으면 저희가 대부분 패널이 되어서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럽젠Q: 대학생이 겪는 다양한 주거난이 있는데요. 어디까지 주거난으로 아우르고 있나요?

민유: 저희는 ‘주거 독립권’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요. 주거 문제에 관련하여 억압받는 사람 중 지방에서 올라와 집을 구하는 학생뿐만이 아니라 ‘원거리 통학자’도 포함이 된다고 생각해요. 통학하는데 3~4시간씩 걸리는 학생이 우리 학교에도 너무나 많거든요. 통학하면서 겪는 불편함과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님 밑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는 ‘주거 독립권’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들을 포함해 많은 청년이 독립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방 한 칸인데, 사회적으로 방 하나를 얻는데 너무 큰 비용이 들고, 그 때문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발생하는 것이죠. 저희가 추구하는 것도 ‘청년 주거’라는 이슈를 가지고, 기숙사 문제와 대학 주변의 전, 월세 문제를 이야기하며 ‘부동산 문제’라는 거대한 괴물과 싸우고 있는 것이죠.

럽젠Q: 올해 초 시행된 LH대학생전세임대주택과 관련하여 개선해야 할 점은요?

민유: LH대학생전세임대주택의 ‘방식’이 개선되어야 할 것 같아요. 학생에게 돈을 쥐여주고 ‘알아서 구해라.’라고 해놓고 학생들이 집을 구했는데, 구한 집이 LH의 기준에 맞아야 하는 거죠. 그런데 그 기준이 되게 까다로워서 집을 구하는 게 어려워요. 대학생에게 현금을 쥐여주는 형식은 궁극적인 대안이 안되는 것 같아요. 현재 이뤄지고 있는 임대차 계약 시스템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것밖에 안 되고, 이러한 시스템을 허무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할 것 같아요.

럽젠Q: 혹 그와 관련해 긍정적인 면은 없을까요?

민유: 저희는 대학생 주거난에 관한 최선의 해결책이 기숙사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임대주택에 사용된 자금을 바탕으로 대학생 기숙사 자금에 활용하거나 다른 방안을 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하죠. 그래도 고무적인 것은 대학생 주거에 관련하여 처음으로 정책이 시행되었다는 것은 의미 있죠. 그러나 정책이 시행될 때 대학생 주거가 어느 정도인지, 얼마나 힘든지를 너무 몰랐던 것 같아요. 실제로 LH전세주택 신청 첫날에 서울에만 2천5백 명 정도가 몰렸었는데 LH관계자 분이 ‘이렇게 힘든지 몰랐다.’라고 인터뷰한 적이 있었어요. 상황이 어떤지를 상세히 파악하고 얼마나 어려운지를 안 후 더 다듬어진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럽젠Q: 20대에게 주거난과 관련해서 이야기하고 싶은 점은요?

민유: ‘주거 문제’에서 같이 공감해줬으면 좋겠어요. 현재 자기가 좋은 집에 살고 있으면 이 문제에 대해서 크게 와 닿지 않을 수 있어요. 하지만 관심을 두고 문제라고 인식할 순 있는 거죠. 저희가 주거 문제와 관련하여 대안으로 생각하는 것 중 ‘공동 주거’ 형태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어요. 이 기획이 추진되면 같이 참여하는 의식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또 임대인은 그들만의 조합이 있는데, 세입자끼리는 그런 조합이 없거든요. 그래서 세입자의 조합이 만들어지면 적극 참여해주면 좋겠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관심과 참여’ 같아요. 가만히 있으면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잖아요. 한 분 한 분의 관심과 참여가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이슈가 생겼을 때 관심을 두고, 자리에 모여 함께 지지해주시면 큰 도움이 되죠.

인식이 변화되어야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모여야 행동이 이루어지고, 이러한 행동이 모여 큰 변화가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럽젠Q: 앞으로 민유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나요?

민유: 아직 저희가 신생단체잖아요. 더욱 장기적이고 지속해서 청년의 주거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는 창구가 되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사실 우리가 주거에 관련해서 답답해도 하소연할 곳이 없잖아요. 그런 의견을 담아내는 그릇이 되고 싶어요. 또 지금까지는 대학생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일반 청년까지도 끌어안아서 더욱 많은 20대와 함께하고 싶습니다.

대학생 주거난 해결을 위한 어떠한 대안도 100% 완벽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싸늘한 현실에 놓여있는 대학생에게 따뜻한 휴식처를 제공했고, 아르바이트할 시간에 펜을 잡게 해주었으며, 부모의 주름을 한 줄 덜어주었다.
여전히 세상엔 소외된 대학생이 너무 많다. 그들을 살피고 도움을 줄 수 있는 것 또한 우리 대학생이다. 소외된 그들에게 관심을 두고 하나의 목소리를 낼 때, 더 많은 대학생이 따뜻한 보금자리에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대학생 주거난에 따뜻한 봄이 오길 기원하며. LG LOVE GENE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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