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일, 투표하지 않고 놀 텐가

“어이없네!”
주말 저녁, L양은 어김없이 TV를 켠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서다. 그녀는 음악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녀 나름대로 기준을 잡아 평가한다.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후보도 생겼고, 누가 합격할지 대충 예상도 한다. 그러나 문자투표는 절대 하지 않는다. 돈도 아깝고 귀찮다. 무엇보다 누가 살아남든 그녀 자신은 별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자신의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오면 화를 낸다. ‘말도 안돼!’ 도리어 뿔을 내면서.

어이 없는 결과가 나온 건 L양이 단순히 문자투표를 하지 않았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녀에겐 문자투표조차 하지 않았으면서 나온 결과에 대해 화낼 권리가 있을까? 실제 정치에서도 마찬가지다. 흔히 20대는 투표를 잘 하지 않는다. 다른 연령층대와 비교해봤을 때, 20대의 투표율은 기성세대인 4~50대보다 한참 낮다. 다가오는 4월 11일 총선, 20대에게 목청껏 외치노라. 무관심의 막을 걷고 당신의 목소리를 내라고! 법정공휴일이라고 룰루랄라 하는 당신이 싹둑 잘라야 할 생각 세 가지.

에이 해봤자, 뭐 달라지겠어?

나이 한 살, 몸무게 1kg에는 치를 떠는 당신은 왜 국민 중 하나란 존재감을 부정하는가. 사회적 주변인인 20대, 우리가 존재감을 알리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날이 바로 선거일이다. 나 혼자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벌써 낙담하지 말자. 뽑을 사람이 없다고 포기하지 말자. 정 힘들다면 본인의 한 표로 ‘싫은 후보자를 성가시게 할 수는 있다.’라는 생각과 함께 투표하자. 나 하나? 충분히 영향력 있는 존재다. 그 영향력 없다고 생각한 하나 둘이 모여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아프니까 청춘이지. 나 좀 가만히 놔둘래?

이번 겨울 김난도 교수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이 붐을 일으켰다. 맞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그래서? 아프니까 혼자서 방 구석에 틀어박혀 골골대고 있을 것인가?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고 어디가 아픈지 말해야 치료받을 수 있다. 아프다고, 어느 곳이 어떻게 아프다고 소리 내자. 4월 11일, 우리가 기회를 잡아 소리 내자. 새벽에 음악을 들으며 본인의 아픔을 페이스북에 올리는 건 그 다음 날 해도 늦지 않다.

아니 근데, 투표해서 나한테 뭐 돌아오는 게 있긴 있어?

물론 없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최저임금도 못 받는 아르바이트 시급, 비정상적으로 높은 등록금, 한순간에 신용불량자로 만드는 학자금 대출 등 우리의 어깨를 무겁게 누르는 것을 받아들일 수만은 없지 않은가.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을 찾자. 이런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바로 투표다. 투표소 안에서만큼은 악덕 사장도, 한번도 보지 못한 대학 총장도 우리와 같은 한 명의 유권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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