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정┃<역전! 야매요리>의 뒷담화 습격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시니컬한 유머 코드를 지닌 <역전! 야매 요리>의 숨은 이야기를 파헤칠 요량으로 만났다가 작가 정다정과 푹 정이 들어 수다를 떨고 나왔다. 여기에서 뒷담화는 으레 말하는 뒷담화가 아니다. 그녀가 공인 인증한, 말 그대로 ‘뒷이야기’다.

<역전! 야매요리>의 위대한 탄생

매주 토요일, 네이버 웹툰에서 한 접시의 야매 요리를 맛보기 위해 입맛을 다시는 사람들. 과연 누가 그들을 침 흘리게 하는가? 무고한 사람을 야매 요리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한 그녀, 바로 웹툰 작가 ‘정다정’이다.
정다정 작가의 실질적인 <역전! 야매요리>는 사진을 찍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미국에 머물렀던 고등학교 시절, 친구와의 홈파티를 통해 베이킹에 입문한 요리와의 첫 인연이 있은 후였다. 설거지를 끝으로 마치는 일반인의 요리 과정과 달리 그녀는 과정을 일일이 사진으로 찍어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사람들과 공유했던 것. 결국, 평생 세상에 눈뜨지 못할 뻔한 그녀의 야매요리는 현재 사람들의 배꼽을 쥐락펴락하는 마성의 매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오늘의 유머’라는 사이트가 있어요. 그곳에 자기가 해먹은 요리를 올리는 게시판이 있는데, 글이 좀 복잡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처음엔 구경만 하다가 요리 관련 게시글도 인터넷에 떠도는 다큐멘터리 형태의 캡처물 같은 형태로 하면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야매 셰프로 분한 그녀가 치킨에 계란 물을 묻히고 빵가루를 묻힌다. 그러나 다음 단계에 가기 전 손을 씻는다. 바로 사진을 찍기 위해서다. 여러 번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고 난 뒤, 다시 요리를 시작한다. 이렇게 요리를 만들고 손을 씻고 사진을 찍는 일련의 과정을 반복한 뒤 한 접시의 요리를 완성한다. 깨끗하게 설거지까지 마쳤지만, 그녀의 야매 요리가 완성되기엔 50%의 수고가 남았다. 찍은 사진을 선별해 사진마다 재밌는 자막을 입히고 일러스트를 첨가하는 작업을 끝내야 비로소 진정한 야매 요리 한 그릇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언뜻 귀찮고 수고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그녀는 누가 시킨 적도 없는 이 일을 꾸준히 해나간다.

사실 처음에 요리를 올리기까지 망설여졌어요. 쉬워 보여도, 작업시간이 워낙 걸리니까요. 그런데 욕심이 생기더군요. 사이트 내 ‘베스트 오브 베스트’ 게시판에 가보고 싶다는! 1백 개 이상의 추천을 받으면 그 게시판에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시스템이었죠. 그때 제가 거의 6시간을 꼬박 고생해서 올렸는데, 재밌다는 댓글이 올라오면 힘이 나고 뿌듯하더라고요. 자연스럽게 블로그를 운영해 저만의 요리 컨텐츠를 올리게 되었고, 현재 연재하는 ‘역전! 야매요리’의 네이버 웹툰 제의도 받았죠.

장인 정신이 아닌가! 한 그릇의 ‘야매 요리’

매주 독자를 위한 야매 요리를 위해 그녀는 얼마나 많은 수고를 들이고 있는 걸까? 실제 작업은 상상 이상으로 고되었다. 하나의 도자기를 빚는 장인의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예전에 블로그를 운영했을 때는 그날 당장 먹고 싶은 걸 만들어 올렸는데, 지금은 메뉴 고민만 해도 이틀은 족히 걸려요. 사진도 거의 150~200장 정도 많이 찍어서 어떤 스토리에 응용할지 준비하죠. 요리하면서 중간마다 메모장에 자막에 사용할 멘트를 써놓기도 하고, ‘이렇게 하면 좀 더 재밌을 것 같은데?’ 고민하고 수정하기를 반복해요. 제일 많이 걸리는 건 역시 만화를 그리고 자막을 넣는 작업이에요.

현재 어엿한 웹툰 작가가 된 그녀와 과거를 비교하면, 확실히 독자층이 다양해졌다. 과거 그녀의 독자가 요리에 관심 있는 이들이었다면, 현재는 요리에 무관심한 남성 등 다양한 팬층을 섭렵하고 있는 것. 물론 이는 예전에 비해 힘든 일도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자유 연재에서 매주 연재로 바뀌었으니, 매주 작품을 뽑아내야 하는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껴요. 더 나은 퀄리티를 내고 싶은데, 마감 때문에 다듬지 못하고요. 재밌게 스토리를 짜야 할 시간이 부족한 거죠. 하지만, 저 외의 다른 모든 작가가 더 힘들고 열심히 한다고 생각해요. 전 운이 좋은 편이죠.

일주일을 꼬박 한 편의 웹툰을 위해 쏟아 부으면서도 힘든 점을 토로하기보다는 본인의 웹툰에 관심을 둔 독자에게 고맙다는 겸손한 그녀.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행운이란 것이 누구에게나 쥐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정다정 작가처럼 본인의 방식대로 차곡차곡 준비할 때 기회가 찾아오는 법이란 것을.

‘야매’와 ‘도전’은 동일어이더라

흔히 그녀의 팬들은 한낱 재미로 <역전! 야매요리>를 봤다가, 자기도 모르게 빠지는 심각한 중독 증세를 보인다. 그 원인은 비단 깨알 같은 웃음만이 아니다. ‘실패해도 좋으니 우선 해 봐, 까짓 거 실패하면 뭐 어때?’라는 흔들리지 않는 무한 긍정과 도전을 자극하는 무기가 숨겨진 덕이다.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고 야매여도 누구보다 당당한 그녀, 최근엔 오히려 요리실력이 늘어서 걱정이라고 푸념한다. 혹시 <역전! 야매요리>는 <역전! 프로요리>가 되는 것은 아닐까?

요리는 하면 할수록 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야매요리’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답니다. 오래 연재하면 제목을 바꿔서 어려운 요리를 시도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제목은••• ‘마스터 셰프’ 같은?


최근 그녀의 작품엔 ‘뭐야, 이런 야매요리도 하는데, 나도 할 수 있겠다.’는 류의 댓글이 줄줄이 달린다. 버럭 화가 날 법도 한 이런 댓글에 대한 그녀의 기분? 오히려 기분 좋다.

제 만화 슬로건 자체도 ‘내가 할 수 있으니 당신도 할 수 있다.’ 잖아요. 독자가 무한한 자신감을 가지면 좋겠어요. 요리에 대해 관심을 두는 것은 둘째고요. 물론 많이 웃는 것도 좋겠죠? 삶의 활력을 얻는 만화, 그걸 계속하고 싶은 거예요.

이야기하면 할수록 점점 ‘야매’와 ‘도전’은 동의어가 되는 것 같았다. 그녀의 ‘야매요리’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거듭하는 도전에 망설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야매의 종착지가 프로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앞으로 그녀의 만화에는 어떤 야매 요리가 펼쳐질 것인가? 걱정스럽지 않다. 실망을 두려워해 기대를 안 하는 실수도 범하지 않는다. 이미 우린 그녀의 꺾이지 않는 도전과 재미에 정들고, 중독되었기 때문이다. 쩝쩝.

그녀와 두 발짝 가까워지는 법
웹툰 보기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409630
블로그 탐색하기 http://blog.naver.com/usamibabe/
SNS로 친해지기 @usamibabe, facebook.com/yamey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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