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유학생의 한국 홈스테이 일일 체험기

홈스테이(Homestay)란, 일반적인 하숙과는 조금 다르게 한 가정에서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문화를 배우는 주거형태를 말한다. 특히, 외국에 어학연수를 떠나 홈스테이를 하게 되면 그 나라의 언어뿐 아니라 문화까지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번에 한국외대 국제학생회(ISO, International Student Organization)에서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홈스테이 일일 체험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한국이 좋아 프랑스, 우크라이나, 중국, 일본, 카자흐스탄, 네덜란드에서 이곳에 와 유학 생활을 하고 있는 그들의 일일 홈스테이의 소감은 어땠을까.

“우리와 다른 문화에 놀랐어요.”
/ 콘스탄스(Constance Magnanou, 24, 프랑스), 유타(Yuta Zanko, 21, 우크라이나)



나는 이번 학기에 한국에 유학하게 된 프랑스에서 온 콘스탄스다. 친한 사람들은 날 ‘코니’라고 부른다. 원래 한 학기만 한국에 머물 생각이었는데, 여기 생활이 무척이나 좋아서 다음 학기 더 머무르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그 중, 이번 일일 홈스테이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잡채, 불고기, 연어 쌈, 산적, 각종 전 등 푸짐한 저녁상에 정신없이 먹었다.
아직 그 맛을 잊을 수 없다. 식사하면서 인상 깊었던 것이 있는데, 밥은 각자 따로 있고 많은 반찬을 중간에 놔두고 서로 나눠 먹는 모습이었다. 프랑스에서는 가족끼리 식사를 해도 각자의 접시로 먹기 때문이다. 한국은 전채 요리 없이 한꺼번에 먹는 데 비해, 프랑스에서는 코스로 먹는 편이다. 프랑스 전통식을 먹을 때는 전채 요리, 메인 요리, 치즈, 그리고 후식 순서로 먹는다. 그리고 후식으로 주로 초콜릿이나 케이크 종류를 먹는데, 한국은 과일을 많이 먹는 것 같다. 오늘 ‘감’이라는 과일을 처음으로 먹어봤는데 새로웠다. 처음엔 망고인 줄 알았는데 그보다 더 맛있었다. 그리고 한국은 집에 들어가자마자 신발을 벗는데, 프랑스에서는 손님을 초대할 때엔 집 안에서도 신발을 신고 있어야 격식을 차리는 것으로 생각한다. 프랑스를 떠난 지 3개월여 됐는데, 이렇게 한국에서 새로운 가족을 만난 것만 같아 뿌듯한 하루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우크라이나에서 온 유타다. 처음에 한국에 와서 모든 음식을 젓가락으로 먹는 통에 젓가락질이 서툴렀지만 이젠 능숙해졌다. 평소에도 한국 음식을 참 좋아했었는데, 학교 주변 식당에서 파는 음식보다 집에서 어머니의 정성이 들어간 가정식이 역시 훨씬 맛있었다. 그중에서도 잡채와 산적은 처음 먹어보는데 나중에 한국을 떠날 때 가장 먼저 생각날 음식일 것 같다. 나의 고국에서는 가족끼리 식사를 할 때에 뷔페처럼 음식들을 큰 접시에 놓고 각자의 접시에 먹고 싶은 것을 담는다. 그런데 여기 와서 보니 반찬을 가운데에 놓고 서로 나눠 먹는 게 아닌가! 나로서는 신기한 광경이었다. 코니의 고향인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에서도 손님이 올 때는 집안에서도 신발을 신고, 평소에도 슬리퍼를 꼭 신는다. 무엇보다도 한국의 가정에 와서 놀란 것은 바로 ‘김치 냉장고’였다. 이건 한국밖에 없는 문화가 아닐까? 희석이네는 냉장고가 3개나 있어서 처음엔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한국의 김장 문화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니 그제야 이해를 할 수 있었다. 고향에 있는 가족들이 그리워질 때 즈음에 만난 여기 가족들이 무척 따뜻하게 대해줘 감사한 마음뿐이다.

“다른 듯하면서도 비슷한 점이 많은 한국” / 이결(21, 중국)


한국의 가족 문화는 중국과 비슷한 점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한국인 친구네 집에 가는 것이라 혹시 실수하는 것은 없을까 하는 설렘 반 긴장 반이었다. 학교에 와서 나의 단짝이 된 미진이네 부모님은 나에게 아주 따뜻하고 친절하게 대해주셨다. 한국인 특유의 정(情)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미진이와 함께 양평에서 김장 축제에 참가해 난생 처음 김치를 만든 뒤 그녀의 집에 도착했을 때, 나를 위한 삼겹살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고기를 무척이나 좋아해서인지 한국인의 삼겹살 사랑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외국인인 내 앞에서 부끄럼을 타던 동생과도 ‘밥 정情’ 때문일까,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미진이는 3남매 중 둘째라 오빠도 있고 동생도 있다는 게 무척 부러웠다. 중국은 인구가 많다 보니 인구 억제 정책으로 인해, 외동아들이나 외동딸이 많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진이네 아버지가 중국 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고 한자도 많이 아시는 것 또한 인상적이었다.

중국에서는 집에서도 양말과 슬리퍼를 신고 다니고 잠은 침대에서 자는 게 일반적이라 말로만 듣던 한국식 온돌이 궁금했던 참이었다. 방바닥에서 푹신한 요를 깔고 잔다는 것이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무척이나 따뜻해 신기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자 미진이의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위해 하트 모양의 맛있는 와플까지 직접 만들어주셨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교회를 갔는데, 나를 포함해 중국인의 상당수는 무교이기 때문에 교회라는 곳이 색다르게 느껴졌다.

“따뜻한 한국의 가족애에 반했어요” / 와카코(22, 일본), 일리야(21, 카자흐스탄)



내 몸에는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 ‘고려인’, 혹은 ‘카레이스키’를 기억하는가? 내 뿌리는 이곳 한반도지만, 한국어와 한국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다만, 우리가 ‘고려인’으로 불리게 된 역사만은 알고 있다. 1930년대 당시 소련 공산당의 스탈린은, 일제의 압박에 못 이겨 러시아 연해주 일대에 살던 우리 선인들을 외관상 일본인과 우리가 구분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간첩활동을 우려했다. 이러한 스탈린의 어처구니없는 오판으로 17만이 넘는 한인들은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실려 6,000km 떨어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됐다. 고려인 4세대인 나는 카자흐스탄에서 왔고 같은 뿌리를 가진 민족이라는 점에서인지 한국에서 친구들과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

한국의 가정은 카자흐스탄에 사는 고려인들의 가정과 매우 비슷하단 걸 발견했다. 가정 내에서의 예절 문화, 이를테면 부모님을 존중하고 아버지가 가정의 가장으로서 많은 일에 앞장서는 것, 반면 어머니는 부드러운 태도와 친절함으로 손님을 대하는 것 등이다. 식사할 때 상대방을 위해 마지막 고기 한 점을 남기는 것 또한 비슷하다고 느꼈다. 고려인들이 한민족 문화의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선화의 집에 방문했을 때 낯설긴커녕 친척 집에 온 기분이었다. 카자흐스탄에는 주변에 바다가 없어서 해산물을 먹을 기회가 흔치 않은데 꽃게도 여기서 처음 먹어봤는데 선화 어머니께서 친절하게 먹는 법을 설명해 주셔서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나는 일본 시가 현의 오쓰 시라는 곳에서 유학 온 와카코다. 한국에 왔을 때 한동안 배가 아파서 곤욕을 치렀다. 일본과는 달리 매운 음식을 매일 먹는 한국 사람들은 어떻게 아무렇지 않을 수 있지? 타지에 와서 기숙사에 살면서 혼자 저녁을 먹곤 했었는데, 선화네 집에 초대받아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으며 따뜻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일본 가정에서는 보통 어머니가 요리하며 각자의 양에 따라 따로 그릇에 담는데, 한국처럼 다 함께 한 그릇에 먹는 식사 방식이 더 가족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매일 저녁 식사 전 가족이 번갈아가며 화장실에서 입욕한다. 온천 문화가 발달한 일본 가정의 독특한 문화라고 할 수 있는데, 그래서인지 집의 크기는 작아도 화장실만은 큰 편이다. 그러나 한국은 대개 아파트에 살고 있고, 거실이나 방과 비교하면 화장실이 최소화된 느낌이었다. 이번 홈스테이 동안 선화네 부모님과 함께 칵테일도 마시고 여러 게임을 즐길 수 있었는데, 일본에서는 밤늦게까지 밖에서 가족끼리 잘 노는 편은 아니어서 신기하면서 즐거웠다. 다음 날 우리 넷 모두 수업이 있던 터라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간에 집에 들어와서 수다를 떨다가 잠을 잤다. 새벽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대화가 이어진 통에 다음날 우리는 모두 지각을 해버렸다.

나와 선화는 방에서 자고 지원이와 일리야가 거실에서 이불을 깔고 잤는데, 일본에서는 남자끼리 같은 이불을 덮고 자지 않는데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친절한 한국의 가족을 만나게 돼서 오늘은 한국 유학생활의 잊지 못할 하루다. 아직 한국어가 능숙하지 않지만, 더욱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어졌다. 나중에 이 친구들이 일본에 놀러 오면 우리 집에 꼭 초대하고 싶다. 이제 자러 가야지. 오늘 홈스테이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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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밀착취재가 가능한 힘있는 기자가 누굴까하고 봤더니 역시 진장훈 기자님이네요ㅎㅎㅎ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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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장훈 기자

    감사합니다. 이 댓글 보니 정말 힘이 나네요... 누구신지는 모르지만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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