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나ㅣ네모의 위트 있는 반란

네모난 침대에서 일어나 눈을 떠보면
네모난 창문으로 보이는 똑같은 풍경
네모난 문을 열고 네모난 테이블에 앉아
네모난 조간신문 본 뒤
(중략)
지구본을 보면 우리 사는 지군 둥근데
부속품들은 왜 다 온통 네모난 건지 몰라
어쩌면 그건 네모의 꿈일지 몰라

W.H.I.T.E(화이트) <네모의 꿈> 中

예리하고 각진 것이 주는 불편함보다 둥그스름하고 원만한 곡선이 주는 편안함에 익숙한 우리. 너도나도 거부감 없이 둥글고 원만한 관점으로 세상을 볼 때 이하나 작가는 과감하게 두루뭉술한 관계를 청산한다. 네모가 주는 위트 있는 반란 속에 몸을 맡긴 그녀의 발칙한 상상은, 모든 이의 머릿속에 기분 좋은 상상을 심어주고 있다.

사각 틀이 옹기종기 모여 캐릭터를 표현하는 방식인 ‘큐브커쳐’. 이하나 작가는 ‘큐브커쳐’ 캐릭터를 창조하는 작가다. 비례를 조금씩 달리하며 일관된 틀 속에 다양한 스타일을 펼칠 수 있는 게 ‘큐브커쳐’의 매력! 하지만 이하나 작가가 애초부터 ‘큐브커쳐’에 매료된 것은 아니었다. 대부분 여자아이의 수순처럼 순정 만화에 빠져 극단적으로 마른 관절인형의 여자 캐릭터에 심취해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클라이언트의 한 마디가 그녀의 기존 그림체를 벗어나는 전환점이 된다.

저는 쭉 제 그림체가 말랐다고 인식하지 못했는데, 클라이언트가 어느 날 한마디 하는 거예요. ‘너무 말랐어요~.’라고. 그때 새롭게 인지하게 됐죠. 초기에는 패션잡지의 시각적인 화려함에 빠져서 예쁘고 스타일리시한 표현에 주력했는데, 굉장히 허무하고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점차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를 의식하게 되고, 스타일의 정착을 찾아 끊임없이 그렸던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지마는, 그땐 무척 절실한 심정으로요.


끊임없이 본인의 스타일을 찾아가던 중, 캐릭터를 네모나게 그렸을 때 나타나는 재미에 푹 빠져버린 이하나 작가. 패션잡지, 일상생활에서 관찰했던 사람의 스타일을 사각 틀에 맞춰 수많은 스토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사각형’이란 표현 매체는 다양한 존재에 대한 이하나 작가의 감성을 위트 있게 담아내는 훌륭한 도구였다.

이하나 작가는 점차 다양한 표현을 시도하면서 본인이 좋아하는 인물과 캐릭터를 ‘큐브커쳐’로 새롭게 재해석한다. 세기의 커플인 존 레논&오노 요코, 어린 왕자가 대표 작품이다.

대학생 때 옆방 언니가 오노 요코를 아주 좋아해서 요코의 행위예술, 설치미술에 대해서 설명해준 것이 있어요. 그때 요코의 메시지가 크게 각인되었고, 이후 존 레논과 함께 세상에 펼친 활동 역시 깊은 인상을 받았죠. 이런 기억이 반전 메세지를 큐브커쳐로 전할 수 있게 이어진 것 같아요. 언제나 기분 좋은 소재인 어린 왕자는 제 안에 있는 ‘어린’ 감정으로 재해석해 보았고요.



‘큐브커쳐’를 본인의 표현 스타일로 구축하면서, 네모난 그림만 보게 돼도 ‘똑같은 티셔츠를 입은 사람과 마주친 느낌’을 받는다는 이하나 작가. 행여나 비슷해지지 않도록 본인의 의도를 되뇌며, 스타일의 차별화를 두려고 노력한다. 그녀가 특별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대형 서점의 다양한 코너를 둘러보는 모습에서, 단순해 보이는 캐릭터는 다양한 이야기가 응결된 결정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랑받고 싶은 소녀의 감성을 표현한 ‘큐트 걸’을 가장 좋아하는 이하나 작가는 본인만의 그림체를 완성하고 그것이 남과 다른 방식으로 소통되길 꿈꾸는 소녀의 모습과 닮았다. 차이를 통해 주목을 이끄는, 소녀 감성이 짙게 베여 있는 이하나 작가의 행보는 앞으로 더욱 아름다울 것이다.

Profile
2011.01 ‘로베르네와 소규모 게릴라 전시’ 참여

2011.03 인사동 쌈짓길 ‘일러스트마켓’ 참여

2011.05 코니엔 팝업 아트마켓 참여

2011.05 홍대앞 ‘디자인섬에 가다’ 팬시상품 입점

2011.07 서울 캐릭터 라이센싱페어 일러스트 마켓에 참여

2011.07 디자인정글 7월 캐릭터 갤러리 명예의 전당

2011.12 월간 일러스트 일러스트마켓 부분 인터뷰 게재

2011.09~ 현재 두산동아, 교원, 대교 등 학습지 표지 및 내지 작업과 모바일, 미디어 매체의 캐릭터 개발 작업 진행

그녀를 만나고 싶다면
www.hanaci.net
hana1356@hanmail.net
<홍대 디자인섬에 가다>에서 이하나 작가의 캐릭터 카드와 엽서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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