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건축가가 사랑한 곳, ‘담장 옆에 국화꽃’

미국에서 잘나가던 건축가 제임스가 한국에서 일하는 이유는 ‘할 일이 너무 많아서’였다. 그리고 이곳, ‘담장 옆에 국화꽃’은 할 말이 많은 곳이었다.

사진 황태진/제17기 학생 기자(경희대학교 스포츠의학과)

건축가 제임스James W. ke는 누구? 현재 뉴욕과 상하이, 서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키아즈머스 파트너스의 공동 대표. 중국인으로, 뉴욕 콜롬비아 대학교에서 공부했으며, 뉴욕 주립대학교 공과대학의 교수이기도 하다. 최근엔 한국 양구에 <Forest Quitet>이라는 5채의 주택 시리즈를 디자인하며 화제를 몰았다.
그의 작품이 보고 싶다면 www.ar-chiasmus.com
붉은빛의 오미자, 한국과의 첫만남


menu오미자 스쿼시 7천원
담꽃 숙성 오미자, 탄산수

오시느라 힘드셨죠? 우선 갈증을 해소시킬 음료부터 시켜봅시다. 여긴 오미자가 맛있어요. 여기 오미자 한 잔을 가져다 주네요.(미소를 지으며 벌컥벌컥 오미자를 들이키는 제임스) 왜 이곳을 추천하세요? 난 이미 음료를 마시면서 이유를 말한 것 같은데?

사실 이곳은 그가 한국에 처음 온 2005년 당시 해장국 집이었다. 지금의 이곳 맞은편 건물이 그의 첫 한국 사무소가 있던 곳이라 밤샘 작업 후 그는 해장국으로 빈속을 달래러 자주 왔다. 그러던 어느 날 해장국 집이 시끄러운 건물 공사에 의해 사라지고 서운한 마음에 그는 ‘담장 위의 국화꽃’을 한참 방문하지 않았다. 하지만, 더운 여름날이었던가. 야외에서 오미자를 마시는 손님을 목격하면서 그와 이곳의 운명적인 만남은 시작되었다.

한국인들은 먹는 것도 한국다운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했어요. 다섯 가지 맛을 느끼는 차라니••• 참 한국다워요. 신기한 건, 전 그날 어떤 기분이냐에 따라 다섯 가지 맛의 강도가 다르다는 점이에요. 그런 점에서 오미자차는 나에게 생각할 거리를 한 가지 더 만들어 주는 마법의 음료죠.

쫀득쫀득한 인절미, 조화를 즐기는 한국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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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인절미 구이 6천원
보리 고구마, 흑미, 단호박, 보리 새싹을 넣은 인절미

한국에서의 작업이 끼치는 영향은 무엇이죠? 긴장감이요. 한국인들은 신기한 게 어디서든 의미와 교훈을 찾으려고 해요. 건축할 때 가장 힘든 건, 그들의 정서를 해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에요. 그런데 그 정서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모든 것이 연결되니까 참 예민해야 하는 문제인 거죠. 난 그 예민함을 한국 음식에서 배워요. 한국 음식과 예민함이라, 재밌네요. 누구는 한국 음식을 ‘mix’라 말하는데, 절대 아니에요. 오히려 ‘stir’가 될 수 있겠죠. 뒤섞이지만 본질을 잃지 않는다고 할까요?

사색 인절미 구이는 그가 즐겨 찾는 메뉴 중 하나다. 한국 특유의 예민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 이의 큰 특징은 단호박과 흑미 등 네 가지 각기 다른 재료가 떡 안에서 고르게 씹히는 재미다. 떡 안의 고물과 떡 위에 뿌려진 적당량의 소스가 얼마나 세심한 감각의 결과인지 놀라울 따름이다. 그는 인절미를 맛볼 때, 자신이 한국에 있음을 깊게 느낀다.

팥빙수와 꿀차, 뜨거움과 차가움의 오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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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대추 팥빙수 7천원(1인분), 1만2천원(2인분)
직접 삶은 팥, 밤, 떡, 대추

한라봉 꿀차 6천원(hot) 7천원(cold)
한라봉 꿀

한국 오셔서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아, 한국에서 무슨 건강 관리에요. 유학 시절에도 건강을 챙기는 게 가장 힘들었는데, 여기선 그럴 일이 별로 없어요. 한국 음식이 건강식이긴 하죠. 내가 미국에서 일할 때 한 번은 엄청 아팠던 적이 있어요. 그때 한국인 친구가 대추를 끓인 물을 준 적이 있는데 거짓말같이 속이 풀리더라고요. 그래서 나에겐 대추는 뜨거운 음식입니다.

그의 기억 속에서 뜨거웠던 대추가 얼음 위에 올려진 빙수. 그는 이렇게 차가운 날 것의 대추를 먹는 게 처음엔 망설여졌다. 지금은 손님만 찾아오면, 이곳에서 맛도 건강에도 좋은 밤 대추 팥빙수를 권한다. 피부 미용과 감기 예방에 효능이 있는 한라봉 꿀차는 이와 둘도 없는 짝꿍으로 추천. 차와 빙수라는 의외의 조합은 맛본 사람만이 아는 것이리.

건축학도와 건축가, 한국의 ‘현실’에 대한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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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과 학생의 궁금증 가격 미정

건축가의 신념 가격 미정

건축가로 인테리어에 대한 이야기는 안하세요? 하하. 사실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해도 될지 모르겠네. 이곳에서 인절미를 팔고, 대추가 든 팥빙수를 판다고 해서 굳이 ‘전통 한국’을 인테리어로 표현해야 했을지는 참 의문이에요. 그러면 어떤 식으로 표현하는 게 좋았을 거라 생각하세요?
전 한국이 ‘현재의 특성’이 없는 게 가장 문제라고 생각해요. 내가 뉴욕에 있을 때 한국 학생들에게 한국 건축의 특성을 말하라고 하면, 십중팔구 ‘기와’나 ‘마당’ 등의 이야기를 해요. 하지만, 현실 속이 한국은 그렇지 않잖아요?

그는 이곳 인테리어가 마음에 드는 점은 한국 전통에서 일상생활의 소재로 사용했던 아이템을 이용해 꾸몄다는 것. 과거의 한국을 보여주면서, 한국의 감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거란 생각에서다. 하지만, 그는 누군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특별한 곳을 가야만 한국을 느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 지적했다. 현실 속의 한국을 담는 일, 미처 놓쳤던 부분이지만 인지해야 할 우리의 숙제가 아닐까.

Location 서래마을 입구 스타벅스에서 안쪽으로 10m
Price 사색 인절미 구이 6천원, 오미자 스쿼시 7천원. 밤 대추 팥빙수 1인용 7천원•2인용 1만2천원, 한라봉 꿀차 6천원.
Open 평일 오전 9시- 오후 11시, 주말 오전 10시 – 오후 11시
Info 02-517-1157(주차 가능)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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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가 사랑하는 한국과 외국인이 사랑하는 한국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달라서..
    오히려 제가 많은 것을 배운답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한국과 외국인이 사랑하는 한국을...
    지키고 더 아름답게 보존하고 싶습니다^^
  • 남우리

    @minu 조언 감사해요 ! 그리고 저기 팥빙수 정말 맛있답니다 헤헤 꼭 드셔보세요 ^^*
  • 팥빙수가 정말 먹어보고 싶네요 ~ 정말정말 대추랑 한국식 견과류가 잔뜩 들어있는 팥빙수 먹어보러 꼭가야겠어요 약간 조금 더 인터뷰 내용이 부각되거나 많았어도 좋았을거 같아요 ^^ 잘읽고갑니다~
  • 남우리

    @박상영기자 갓 결혼하신 젊은 건축가세요 ! 실제로도 엄청 동안이셔요 *^^*
  • 박상영

    저는 외국분이라시기에 희끗희끗한 백인을 생각했는데 이렇게 젊은 분이실 줄이야!!!!
  • 남우리

    @코리아나 주류는 판매하지 않았던것 같아요. 생각해보니 이 분위기에 전통주 한잔 있어도 참 좋을 것 같은데요! 다음에 방문할때 말씀드려봐야 겠어요 헤헤
    @황태진 기자 저는 가끔 저 인절미가 생각나요. 파파이스 가득먹고 가도 맛있었던 인절미! ^^
  • 황태진

    서래마을에 이렇게 괜찮은 곳이 있는 줄은 몰랐어요 ! 팥빙수와 저 한라봉꿀차는 절대 잊혀지지 않는군요 끌끌
  • 와오, 정말 가격도 저렴하고 소담하게 담아낸게, 너무 이쁘고 분위기도 좋으네요. 혹시...주류는 파나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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