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기자의 <천개의 직업> 2┃’잉여’에게 새 희망을!

최근 ‘강의의 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합니다. 더군다나 그것이 늘 정답이라 여겨지는 누군가의 설교 방식이 아닌, 삶의 가치를 나누고자 하는 쌍방향의 움직임을 보여 고무적으로 여겨집니다. 이에 럽젠은 소통하는 또 다른 주체인 관객의 다양한 시선에 대해 논하고 싶습니다. 지난 3월 초 <천개의 직업>을 훑은, 두 기자의 서로 다른 관점을 온전히 전달합니다.
– 편집자 주

사진 황덕현/제17기 학생 기자(부산대학교 대기환경과학과)

지친다. 살아가는 것에 지친 건지, 생존을 담보로 하는 무한경쟁에 지친 건지, 도대체 무엇에 지친 건지 확실하지는 않다. 단지 우리는 ‘좋은 (직업을 얻기 용이한) 대학’에 가기 위해 고스란히 10대를 바쳤고, 더욱 치열한 경쟁을 거쳐 입사한 후 생계를 꾸려나가는 듯한 배에 탄 기분이다. 우린 열정에 가득 찬 도전적인 대학생인 척하지만, 사실 경쟁에 길들어 스스로 무엇을 바라보고 사는지 자각하지 못하는 ‘잉여 인간’이 아닐까? 왠지 우리에게 꿈이나 희망이란 단어는 비현실적인 사치 같다.

그런 점에서 삶의 여러 스펙트럼을 보여주고자 열린 특강, <천개의 직업>은 새뜻했다. 변호사이자 소셜 디자이너 박원순, MC 박경림, 국제구호활동 전문가 한비야 등 그야말로 핫한 멘토로 구성된 이 강연은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특별한 사람이 보통의 삶과 직업에 광명을 찾아주는 특강으로 다가왔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찾아간 경기도 문화의 전당엔 엄청난 인파가 모여 있었고, 몹시 열광적인 분위기에서 강의는 진행되었다.

전반적인 강의 내용은 참신했다. 직업교육을 제대로 받아본 적 없는 대학생에게, 직업의 영역은 좁고 편협해 보이기 일쑤다. 그 때문에 우리가 꿀 수 있는 꿈 역시 몹시 한정적이고, 대부분 고만고만한 직종을 희망한 나머지 과열된 경쟁에 시달리며 살아간다. 하지만, 소셜 디자이너 박원순은 그 한정적인 영역을 획기적으로 확장시켜놓았다. 그는 쓸데없는 영역에 금을 그어놓고 ‘이것이 블루오션이다!’라고 주장하며 천 개의 직업을 구겨 넣지 않았다. 대신 사회와 시대의 변화상을 짚어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분야를 적확하게 겨냥해 제시했다. 본인 스스로 ‘소셜 디자이너’라는 직함을 새로 만들어 ‘사회를 더 아름답게 디자인하는 사람’이라는 호혜적인 의미를 부여했듯, 그가 제시한 것은 개인적인 성취감을 누릴 수 있음은 물론 타인과 상생할 수 있는 직종이었다. 감동했던 건 바로 이 점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꿈꿔온 ‘직업’은 단순한 돈벌이의 수단이나 오로지 개인적인 행복을 위한 요소로 점철되어 있지 않았나. 그의 새로운 직업관은 과열된 경쟁 대신 함께 살아가는 삶의 대안을 제시해 지치는 삶에 희망을 꽃피웠다. ‘잉여’의 삶을, ‘살아질 만한 삶’으로 전환한 계기였다.

하지만, 강의를 듣는 내내 따라다니는 의구심 역시 있었다. 결국 그들은 성공했기 때문에, 귀에 듣기 좋은 말을 할 수 있는 건 아닐까?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게 결국 완벽한 직업을 찾는 방법이다.’라는 박경림의 말 역시 지당한 치부책 같다는 느낌도 받았다. 그럼에도, 이 강연이 참신했던 이유는, 그들이 경쟁으로 점철된 병리학적 사회에 정확한 백신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진심으로 원하던 사회와 직업의 이상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물론, 이 강의가 천지개벽 할 만한 가치관의 변화를 일으키는 건 만무하다. 하지만, 이를 듣고 나니 스스로 행복을 추구하는 동시에 사회와 더불어 살 수 있는 직업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이를 잉여 인생을 극복하는 희망의 단초로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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