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빙! 악마의 맛 열전

절대 거부할 수 없는 악마의 맛을 본 순간, 천국이 가슴 속에 걸어 들어왔다.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에 충실한 이 4가지 ‘맛’ 선수의 열전. 먹고 싶다, 맛있다, 자꾸만 생각난다!

뿔레치킨의 까르보나라 치킨

소스 계의 대통령 까르보나라와 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 없는 치킨의 결합이라니, 이것이야말로 콜럼버스보다 더 기특한 발견이다. 신개념 퓨전 치킨을 구상하던 이영희 오너가 고안해낸 ‘까르보나라 뿔레’는 마치 손발이 척척 맞는 심포니 연주 같다. 크림소스는 원래 주로 파스타에 사용한다는 사실을 짐작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킨과 까르보나라가 능청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소스에 빠진 치킨의 묵직한 존재감은 포크에 면을 돌돌 말아 올리는 즐거움과는 또 다른 깊이를 만들며 뱃속을 든든하게 채운다. 겉모습만 보면 느끼함의 궁극을 달릴 것 같지만, 의외로 이의 첫맛은 적당히 맵고 고소하다. 까르보나라의 느끼함을 중화시키는 은은한 매운맛은 소스와 치킨을 섞기 전에 생닭을 따로 양념에 배운 셰프의 명민함 덕분! 까르보나라의 마니아라면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둥둥 머릿속을 배회할 이 메뉴를 어찌 의심하랴.

Location 홍대 액세서리 골목 100m 전방 코너 건물 1, 2층
Price 까르보나라 뿔레 단품 1만5천원, 세트 2만1천원
Open 오후 3시~새벽 1시
Info 02-322-4870
마이 쏭My Ssong의 데블스 푸드 케이크

해리 포터의 천적 꼬마 두들리가 사랑해 마지않을 ‘데블스 푸드 케이크’. 이렇게 무시무시한 이름이 붙은 이유는 말 그대로 악마나 먹을 것처럼 못 생겨서라지만, 악마의 유혹 같은 존재라는 게 더 정확한 답이 아닐까 싶다. 새까만 초콜릿을 아낌없이 처덕처덕 발라 놓은 이 홈메이드적 비주얼 앞에 누구라도 무릎을 꿇을 테니 말이다. 이를 꾸준히 구워내는 카페 ‘마이 쏭’ 은 로맨틱한 분위기와는 달리 빵 맛이 전체적으로 거칠다. 보통 케이크가 사르르 입안에서 녹는 맛을 추구했다면, 마이 쏭의 케이크는 미국인의 일반 식탁에 올라오는 캐주얼한 빵의 식감인 것. 데블스 푸드 케이크 역시 한 스푼 떠서 먹으면, 부드러움 대신 진하고 달콤한 초콜릿이 찐득찐득하게 입안을 점령해 온다. 뻑뻑한 초콜릿의 맛을 음미한 뒤에 남는 깊은 여운이라니, 아픈 사랑의 흔적과도 참 닮았다.

Location 도산공원 정문 앞 고릴라인더키친의 우측 골목에 위치
Price 데블스 푸드 케이크 6천4백원, 레드 벨벳 케이크 6천4백원, 부가세 10% 별도
Open 오전 10전~오후 10시 30분
Info 02-518-0105
우노UNO의 시카고 피자

시카고 출신인 오바마 대통령이 한때 백악관에 만찬을 들러 온 손님에게 시카고 피자가 아닌 세인트루이스 피자를 대접했다가 시카고 피자를 무시하느냐는 시카고민의 격분 때문에 구슬땀을 흘린 일화가 있다. 차지디차진 시카고민이 자부한 그 피자, 도우가 깊은 그릇처럼 생겨서 붙여진 ‘딥 디쉬Deep dish’다. 얄팍한 도우에 만족하지 못한 우노의 이 시카고 피자는 일반 피자의 세 배는 될 듯한 통통한 두께와 도우 그릇을 꽉 채운 과감한 양의 토핑을 가졌다. 토핑의 양이 많기도 많거니와, 햄도 아닌 고깃덩어리를 큼직큼직하게 썰어 놓아 포만감의 1인자라 불릴 만 하다. 맛은 또 어떠랴. 진한 케첩처럼 톡 쏘는 향은 자극적이면서도 중독성이 있다. 우노는 시카고에서 물 건너온 프랜차이즈답게 인테리어용 사진부터 식재료까지 모두 현지에서 공수한다. 레시피도 한국인이 부담스러워하는 몇 개의 향신료를 제외하고는 미국 본점과 똑같다. 고맙게도 사이즈까지 동일하니, 우노에 있는 그 순간 배도, 마음도 호강은 떼놓은 당상이다.

Location 코엑스 1층 에스컬레이터 우측
Price 누메로 우노 1인용 1만6천3백원•보통 2만9천9백원, 클래식 콥 15,800
Open 오전 11:00~오후 23:00
Info 02-551-3355
샤이바나SHY BANA의 맥 앤 치즈

먹음직스럽게 녹은 치즈가 따끈한 그릇 구석에서 노란 호수를 이룬다. 본래의 색깔을 찾아볼 수 없이 치즈에 물든 마카로니엔 좌르르 윤기가 흘러내린다. 한술 떠 입에 넣자 풍만한 치즈가 딱 만족스러울 정도의 느끼함으로 미각을 자극한다. 겉모습을 보며 상상했던 맛의 행복 그대로다. 정직하게 살찔 듯한 맛과 외양이지만, 그 자체가 매혹적인 ‘맥 앤 치즈’는 미국인에게 마치 된장찌개 같은 기본 음식이다. 이를 판매하는 ‘샤이바나’는 미국 남부 흑인들의 서민 음식을 서울에 재현한 레스토랑이다. 이곳은 미국 본토의 맛을 살리기 위해 식재료를 미국에서 공수하며, 치즈도 농도가 진한 미국의 치즈 맛을 내려고 코스트코 치즈만 사용하고 있다. 외국인이나 유학생이 맥 앤 치즈 한 접시를 앞에 놓고 고향의 흔적을 밟아 가는 모습은 샤이바나에서 그리 드문 풍경이 아니다.

Location 7호선 고속버스 터미널 5번 출구로 나와 건널목을 건너 이수교차로 방향으로 직진, 서래마을 입구에서 방배중학교 방향으로 오다 서래약국 골목으로 우회전 후 30m 거리
Price 맥 앤 치즈 L 8천원•S 4천원, 밋 로프 2만2천8백원(맥 앤 치즈 포함 식사 세트), 부가세 10% 별도
Open 오전 11시 30분~오후 9시, 오후 3시~오후 4시 30분은 브레이크 타임
Info 02-536-4281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emoticon

스티커 댓글

스티커를 사용해서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달기
  • 감동
  • 부들부들
  • 눈물
  • 두근두근
  • 좋아요
  • 사랑해요
  • 멋짐
  • 하하
  • 신남
  • 행복
  • 멘붕
  • 헉
  • 시무룩
  • 하이파이브
  • 응원
  • 쓰담쓰담
  • 뽀뽀
  • 박수
  • 선물하기
  • 고마워
  • 귀여워
  • 셀카
  • 저요
  • 열공
  • 쓰러짐
  • 씻기
  • 팩

소챌 스토리 더보기

대학생 집콕러를 위한 월간 소비

편지가게 글월, 마지막으로 편지를 받은 게 언제예요?

비전공자를 위한 교양서

비전공자를 위한 전공자의 교양서 큐레이션

일본어 번역가 강민하 | 마음까지 전하는 번역

VEGAN ESSAY 의생활 실전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입고 있습니다

VEGAN ESSAY 식생활 실전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먹고 있습니다

VEGAN ESSAY 입문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2012년, 빙의하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