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대변인실 조수빈

밝은 미래는 꼭 계획하는 자에게만 오는 걸까. 거북이처럼 서두르지 않지만, 토끼처럼 재빨리 장래를 개척한 대변인실의 조수빈. 그녀는 말한다. 순간순간을 충실히 매진하다 보니 우연도, 기회도 찾아왔다고.

문화체육관광부 대변인실 조수빈

그녀의 객관적인 이성을 대변하는 듯한 검은 메탈안경. 그러나 그 차가운 안경 뒤에는 따뜻한 눈이 숨어 있었다.

순간을 잡자 행운이 굴러오다

그녀의 현재는 ‘우연’이 꼬리에 꼬리를 물은 격이었다. 대학교4학년 말, 문화부 기자단에서 대학생 기자로 활동하다가 온갖 노력을 하는 그녀의 자세를 높이 산 이의 제안으로 문화부 홍보지원국에서 사이트개편 관련 일을 하게 되었다. 이때에도 순간순간에 충실하자는 평소 그녀의 가치관은 계속되었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고 했던가. 운 좋게도 대변인 실에 결원이 생기고, 결국 지금의 문화체육관광부 대변인실에서 일하게 되었다.

저는 미래를 체계적으로 계획하지 않아요. 다만, 지금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죠. 어떤 일을 하든 나중에 도움이 될 것이으로 생각하거든요. 간호학이 전공이지만 잡지, 신문기사, 책 등 뭐든지 읽는 것을 좋아했어요. 무엇이든 많이 읽게 되니 자연스럽게 많이 쓰게 되었고, 이와 관련된 학교 외의 활동을 찾아 대학생 기자활동을 하게 된 거죠. 이후 기회가 찾아오더군요.

러브제너레이션(구. LG미래의 얼굴)기자, 충무로 국제 영화제관련 기자, 문화부 기자단 활동 등 글쓰기와 관련된 모든 활동은 모두 기자가 되고 싶어서 한 경험은 아니었다. 그저 자신의 충실한 순간순간이 어떤 값진 미래를 선사할 거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결국 많은 이들이 선망하는 대변인실을 들어가기까지 우연도, 행운도 아닌 오랜 준비과정이 든든한 그녀의 ‘빽’이었다.
부드러움 속에 엿보이는 신중함, 지금의 최선

대변인 실은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방식으로 문화체육 관광부를 대변한다. 보도자료(언론사 담당)분야, 정부조직(행정부)담당, 소속기관 홍보관리, 온라인 홍보분야, 방송연예 홍보분야(기획홍보) 등 분야도 다양하다. 조수빈 사원은 이 중 온라인 홍보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녀는 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공식 블로그의 대학생 기자단을 관리하며, 블로그의 전반적인 운영에도 참여한다. 파워 블로거와 장관과의 만남 같은 특별한 이벤트를 추진하기도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블로그

그녀의 다이어리에 한 달의 일정이 빼곡히 적힌 것을 곁눈질로 보게 되었다. 거의 하루도 빈칸 없이 매일 검은 글씨가 빽빽하게 채워져 과연 그녀가 피로를 풀기 위해 주말에 영화 한 편이라도 볼 시간이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담당하는 블로그에서 글을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쓰기도 하죠. 일주일에 한 번씩 새벽이슬을 맞으며 출근하기도 해요. 이미 새벽에 나와 저를 기다리는 조간신문 14개를 일일이 보면서 스크랩을 하거든요. 이런 날은 좀 피곤하긴 하죠. 하지만, 삶이 고될 정도로 하루하루가 변화무쌍하고 숨 막히는 삶을 사는 건 아니에요.

청바지조차 허용되는 자유로운 면이 있는 반면, 문화체육관광부를 대변하는 막중한 일인만큼 그녀는 글을 쓰거나 사람을 대하는 등의 매사 신중함을 갖췄다. 이런 면은 바로 지금 맡은 업무에 가장 필요한 자세이기 때문이다. 만일 그녀가 다른 직업을 갖게 되면 또 어떤 면을 갖추게 될까. 순간순간을 충실히 하는 것이 오히려 카멜레온 같은 다양함을 갖추는 길이란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다.

묵묵히 시간을 견뎌낸 그녀에게 박수를
그녀는 미래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지금을 희생시키는 현재 대학생의 삶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자신이 4학년일 당시에도 지금과 같은 취업난이 있었지만, ‘현실에 충실한’ 그래서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그녀의 가치관 덕분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각양각색의 기자 활동에서 하상백 디자이너를 인터뷰하면서 그의 강한 예술가적 기질(?)에 압도되지 않으려고 기 싸움을 했던 일, 평소 존경했던 이동진 조선일보 기자를 인터뷰를 빙자해 만나 사심 가득한 대화를 나눈 일, 대학 시절 40여 일간 돈을 모아 배낭여행을 떠난 일 모두 현실에 충실하고 즐기려는 순수한 마음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이동진 기자가 사인을 하면서 책에 써준 ‘시간을 견뎌낸 모든 것에 박수를’이란 말을 좋아한다는 그녀. 갖은 세상의 유혹에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며 기회를 놓치지 않는 그녀의 단단함을 지금 우린 닮아야 하지 않을까.
조수빈 사원의 추천 에세이집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정서의 책을 좋아하세요?” 라며 추천한 책은 <바다의 기별>. 이는 어려운 시절을 겪어낸 김훈 작가의 최신 에세이로, 차돌처럼 단단하고 그녀의 힘이
이곳에서 키워진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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