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주니어> 신혜영 아동서적 에디터

책을 사랑하다 못해 삶 일부를 출판에 던진 이들로 넘실대는 출판사의 세계. 언어를 긷고 나르고 퍼주는 출판인의 마음이 이토록 뿌린 씨를 거두는 농부와 닮았을 줄이야.

“저는 제가 만든 그림책이 씨앗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어요. 제가 아이들에게 씨앗을 나눠주는 거죠. 씨앗은 땅에 묻혔다가 싹을 못 틔울 수도 있는데, 어떤 아이에겐 그 씨앗이 가슴 속에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고 믿어요.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되어서도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좋은 책을 만들고 싶어요.” 순수하고 맑은 빛을 가진 아이와 같았던 신혜영 에디터. 그 눈으로부터 아이의 환희를 맛보았다.

럽젠Q : 출판사에서 일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제가 아동학을 전공했어요. 대학교 때부터 아동학과 내에 아동 그림책을 공부하는 스터디 그룹이 있었는데, 이 활동을 하면서 아동 그림책을 꾸준히 봐왔죠. 개인적으로도 그림책을 아주 좋아했고요. 아동 교육학과 아동학과는 차이가 많아요. 아동 교육학과는 교육을 위한 커리큘럼이 중점적인 반면에, 아동학과는 범위가 좀 더 넓어서 아동 심리나 특수교육 쪽으로 커리큘럼이 짜여 있어요.


럽젠Q :일반적으로 에디터는 어떤 직업이라고 생각하나요?

예전에는 원고를 잘 보는 것이 에디터의 일이었다면, 요즘은 기획자로서의 역할이 커진 것 같아요. 독자에게 이 책을 어떻게 어필할 수 있을지, 독자와의 소통을 고민하는 안목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죠. 저는 에디터가 연출가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책을 만들지 기획을 짜고 작가를 비롯해 디자이너나 일러스트레이터 등 필요한 스태프를 섭외하니까요. 연출가가 한 공연을 만들듯 에디터는 한 책을 만드는 거죠. 공연을 총괄하는 연출가처럼 에디터도 책을 기획하고 출판한 후에 시장 동향까지 총체적으로 신경을 써야 해요.

럽젠Q : 책 한 권이 나오기까지의 구체적인 과정은 무엇인가요?

먼저 원고를 보고 편집 과정에서 이것을 어떤 그림으로 표현하면 좋을지 생각해서 그림 작가의 리스트를 만들어요. 그리고 디자이너와 어떤 식으로 글을 그림으로 풀어내면 좋을지도 고민하죠. 그림 작가와 연결이 되면 원고를 보내고, 바로 작업에 들어가요. 작업한 책이 출판되면 판매와 홍보에도 신경을 써야 해요. 단행본인 만큼 이런 광고 활동도 중요해서 책을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방법도 잘 알고 있어야 하죠.

럽젠Q : 편집상 외서와 국내서적의 차이가 있나요?

‘앤서니 브라운’과 같은 외서는 외국 담당 출판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원고를 받아서 번역하는 작업을 해요. 때에 따라서는 우리 시장에 맞게 조금 바꾸기도 하고요. 우리가 기획하는 국내서적은••• 가령 환경에 관련한 아동 그림책을 만들고 싶으면 환경에 대한 글을 쓰는 작가를 섭외해서 집필 방향을 이야기하죠. 창작 그림책은 작가와의 인간적인 관계가 중요해요. 평소에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쓰고 싶어하는지 알면 기획하기가 더 좋고요. 반대로 작가가 쓰고 싶은 글이 있다고 먼저 저희에게 이야기해서 책이 기획되기도 해요.

럽젠Q : 아동 출판 일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우리끼리 이야기할 때 ‘독자는 우리가 이러는 줄 모르겠지.’ 하면서 웃는 게 많아요. 아주 세세한 부분에 신경을 쓰기 때문이죠. 글자 포인트를 크게, 작게 약간씩 조정하거나 글자 위치나 색깔을 바꾼다거나 종이를 일반 동화책에서 많이 쓰는 스노우 화이트로 할 건지 결정하는 등 디테일에 신경쓰죠. 이게 참 힘들어요.(웃음) 우리끼리는 ‘종합 예술가’라면서 웃죠.

럽젠Q : <웅진 주니어>의 업무 시스템은 어떻게 되나요?

<웅진 씽크빅> 안에 여러 본부로 나눠져 있어요. 학습지, 전집 개발 본부 등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단행본 개발 본부죠. 이 안에는 각 브랜드마다 임프린트(대형 출판사의 사내 분사 방식)가 있어요. <웅진 주니어> 임프린트, <지식 하우스> 임프린트 등이 있는 거죠. 제가 속한 <웅진 주니어>는 더 세부적으로 아동과 유아로 나뉘고, 아동에서는 문학팀과 아동 교양팀, 학습 만화팀 그림책팀, 유아 학습팀 등으로 분류되죠.

럽젠Q : 일반적으로 에디터가 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나요?

사실 출판사에서는 신입사원보다는 경력사원을 많이 선호해요. 요즘에는 예비 출판 학교라고 해서 한겨레나 상상마당 같은 곳에서 예비 출판인을 위한 교육과정이 생기기도 했죠. 이런 강의를 통해서 인맥을 쌓는 것도 중요해요. 웅진은 그룹 공채가 있어서 저희 쪽으로도 신입사원이 오는 경우가 있지만, 개별적으로 인원을 충원하는 경우가 많아요. 사설 기관이나 출판인 회의와 같은 사이트에 구인 공고가 올라와요. 관심 있는 출판사를 주시하다 보면 기회를 잡을 수 있죠. 실제로 저는 대학교 때 가고 싶은 출판사의 편집장에게 입사하고 싶다고 메일을 보낸 적도 있어요. 그때 장문의 답장을 받았는데, 당시 입사는 못했지만 이후에 그곳에서 일할 기회가 주어지더라고요. 이직하지는 않았지만 저는 그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걸 느꼈어요.(웃음)

럽젠Q : 아동 출판 에디터가 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글뿐만 아니라 좋은 그림도 많이 봐야 해요. 본능적인 그림에 대한 안목도 있겠지만, 교육으로 안목을 키울 수 있는 거니까요. 그림책을 공부하고 싶으면 ‘마쓰이 다다시’라는 일본 작가의 책을 참고하면 좋아요. 또 호기심이 많고 선입견이 없어야 하죠. 사람과 그의 관심 분야에 대한 호기심이 있을 때 열정도 생기잖아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두고 필자와 무리 없이 대화할 만큼의 공부도 필요해요. 그리고 어떤 것을 받아들일 때 선입견을 갖지 않으면 좋은 편집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럽젠Q : 미래의 에디터를 꿈꾸는 학생에게 조언한다면요?

가장 중요한 건 아동 도서에 관심이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일 자체가 가지고 있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경제적인 면을 떠나서 관심만 있다면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거든요. 회사에 들어가도 그 직업을 평생의 업으로 삼긴 어렵잖아요. 하지만 이 일은 평생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즐겁게 할 수 있고, 또 늘 생각이 깨어 있을 수 있어요. 새로운 작가와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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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유치원에 보내는 것보다 좋은 아동서적 여러권이 더 현명한 선택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 아동 서적에 관심을 갖게 되는 아주 좋은 기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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