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조문주 PD
- [기획 1] 방송계의 속살 파헤치기 : 방송국의 제작 과정과 방송인을 현미경으로 관찰하기
- [기획 2] KBS 박대기 기자 : “순발력보다는 순간에 대처하는 순발력과 기지가 있어야 해요
- [기획 3] MBC 최대웅 작가 : “작가는 오지랖도 넓고 귀가 열려 있어야 하죠.”
- [기획 4] SBS 조문주 PD : “창작의 욕구와 재미를 향한 열정이 PD의 기본 조건입니다.
- [기획 5] MBC 김완태 아나운서 :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만나 많은 것을 접해야 합니다.”
- 기획 6] iMBC 임준일 PD : “한 분야에 미쳐 직장이 아닌 직업을 찾아야 합니다.”
예능 프로그램에 ‘리얼 버라이어티’ 시대가 열리자, 웃음을 바라는 시청자가 한층 독해지고 있다. 이런 시청자의 반응에 대비하고자 오늘도 밤낮을 가릴 것 없이 희생하는 예능 PD. 조문주 PD는 예비 PD에게 육체적인 고통(!)을 넘어서는 창작 욕구로 불타올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럽젠Q : PD란 어떤 직업인지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세요
프로그램의 총책임자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전 <패밀리가 떴다 1>과 <영웅호걸>을 했고, 지금은 <런닝맨>을 담당하고 있어요. 처음 어떤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일단 기획서를 써서 제출해요. 이것이 통과되면 ‘파일러 프로그램’이라는 일회성 프로그램을 만들죠. 이후 반응이 좋으면 정규 프로그램이 되는 거예요. 저희가 밤새서 일하는 건 다 편집 때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찍는 것 역시 고된 부분이지만, 이를 어떻게 요리하느냐가 관건이죠. 일단, 20대가 넘는 카메라로 찍어 놓은 영상을 외주 편집 감독이 재미있는 부분을 모아요. 이를 작가와 함께 시사하면서 어떻게 편집할지를 회의를 합니다. 곧 한 프로그램이 탄생되는 거죠
럽젠Q : 처음부터 어떤 분야의 PD로 갈지 결정되나요?
SBS는 최근 각 분야별로 따로 뽑아요. MBC나 KBS는 일단 인재를 뽑은 후에 분야를 나눈다고 들었고요. 저는 2003년에 입사했는데, 한달 동안 연수를 받으면서 예능 쪽으로 가게 되었어요. 사실 처음에는 드라마 PD가 하고 싶었는데, 그때는 여자PD가 드라마로 가는 경우가 거의 없었거든요. 하지만 드라마 <커피 프린스> 이후로 여자 PD도 뽑더라고요.
럽젠Q :타 방송에 비해 SBS 예능 프로그램만의 특화된 점이 있나요?
SBS는 방송 3사 중 가장 나중에 생겨서인지 구성원의 나이대가 낮고 인원 수가 적어서 의사결정이 빠른 편이에요. 이 때문에 프로그램이 금방 바뀌기도 하죠.
럽젠Q : PD가 어떤 부분까지 관할하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나요?
출연자를 섭외한 후 인터뷰를 통해 캐릭터를 파악해요. 캐릭터 간의 관계까지 예측하죠. 예를 들어 <영웅호걸>에서 서인영 씨가 박가희 씨보다 나이가 어린데도 선배니까 같이 붙여놓으면 ‘나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거죠.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는 미리 짜여진 대본이 없잖아요? 연기를 하게 되면 어색해질 수 밖에 없으니까요. 그래서 제작진은 기획을 하고, 캐릭터를 만들어 상황이 연출되는 무대를 만들고 기다리는 거죠. 자막도 PD와 작가가 쓰면서 서로 고쳐나가요. 별명이 자연스럽게 나오면 그때부터 그 이름을 쓰고, 그 별명에 대한 방향을 설정하기도 하고요.
럽젠Q : PD가 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이 있을까요?
PD라는 직업은 고되고 힘든 만큼 정말 이 일을 하고 싶은 마음, 창작하고 싶다는 욕구, 재미있는 것을 만들고 싶다는 열정이 중요한 것 같아요. 또 TV나 연극, 영화 등 다양한 매체와 친해져야 하죠. 물론 글을 많이 써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요즘은 블로그나 홈피가 많이 발달했으니, 이곳에 글쓰기 연습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저는 대학생 시절에 개인 홈페이지가 있었는데 매일 하루 일기를 썼어요. 특히 웃기거나 재미있는 글을 쓰는 걸 좋아했죠. 당시 지인들이 재미있다고 제 홈페이지에 자주 놀러오기도 했어요.
럽젠Q : PD가 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요?
저는 대학교 2학년 때부터 PD를 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경험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 하에 여행도 다니고 공모전에도 도전했죠. 두 달 반 정도였나? 일본과 인도로 배낭여행을 가기도 했어요. 그때 대학생을 만나는 것을 여행 테마를 잡아서 인도와 네팔, 태국의 대학을 찾아갔죠. 무작정 들어가서 학생들과 만나서 대화한 것이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LG ‘미래의 얼굴’ 학생 기자(현. LG LOVE Generation 학생 기자) 활동을 비롯해 SK 텔레콤에서 하는 글로벌 인턴, 일본 문무성에서 하는 한일 학생교류 등의 경험을 했죠. PD 시험 중에 합숙할 때 제가 내세운 점이 바로 이거였어요. 토익 점수나 학점은 높지 않지만 나는 여기 있는 그 누구보다 많은 경험을 했고, 이를 위해 내 돈 한 푼 들이지 않았다고 했죠.
럽젠Q : 예비 PD에게 조언을 하자면요?
다른 사람이 갖지 못한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 경험이 특별할 필요는 없어요. 여행을 다니면서 견문도 넓히고 봉사도 많이 해본 사람이 유리해요. 제가 신입을 뽑는다면, 분명 이런 사람을 뽑고 싶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