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라인 보엔 l 멈추지 않는 호기심 강물

멀고 먼 미국에서 날아온 캐롤라인. 한국 이름은 ‘채롱’이다. 그녀는 미국에서 만난 한국인 친구와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누리는 대장정에 돌입했는데∙∙∙ 능숙한 한국어를 구사하고 순대국과 곱창의 못 말리는 애호가이기도 한 그녀. 뭔가 수상하다. 화성 여행과 함께 캐낸, 호기심 많은 캐롤라인의 속내 탐방기.

농업 경제학에 제대로 사로잡히다

오늘 여행 동반자인 혜진을 비롯한 한국 친구를 만난 건 미국 아칸소였어요. 혜진이가 아칸소 주립 대학으로 교환 학생을 왔을 때였죠. 제가 살던 하숙집에 그녀의 친구인 희은이가 살게 되었고, 이를 인연으로 모두 이곳 한국에서 만난 거죠..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난 중국계 인도네시아인 캐롤라인은 현재 미국 루이지애나주 주립대학 대학원에서 농업 경제학을 공부하고 있다. 일반 경제학은 그녀에게 뜬구름 잡는 숫자놀음과 같았기에, 좀더 실재적인 농업경제학을 선택했다는 그녀. 전세계 식량의 수요 공급을 파악하고 식량자원이 고갈되지 않도록 연구하는 주제에 사로잡힌 셈이다.

가령 바다에 있는 물고기를 생각해보세요. 현대의 어업 기술로는 물고기를 잡는 게 너무 손쉬운 일이잖아요? 만약 누군가 제지하지 않으면, 바다에 있는 물고기가 순식간에 멸종되겠죠? 이때 물고기가 번식할 시간을 벌기 위해 어업 면허를 따로 줘야 하죠. 물고기를 얼마나 잡아야 하는지, 그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잡는 게 바로 농업 경제학이에요. 흥미롭지 않아요?

좋으니까 알고 싶고, 알고 싶으니 배우는 수밖에

비가 꽤 많이 내리기 시작한 그날, 입구에서 만났던 자원봉사 가이드 할아버지가 벼락을 조심하라고 할 만큼 하늘이 심상치 않았다. 그래서인지, 나무 한 점 없는 고지대의 성곽 길을 걷는 이는 그녀의 일행 뿐이었다. 겁이 날 법도 한데, 캐롤라인은 덥지 않아서 다행이라며 거침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괜찮아~.”라는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면서.

인도네시아에 있을 때 한국 음악에 관심이 생겨서 음악을 듣다가 드라마를 보게 되었어요. 드라마에서 본 한국은 인도네시아와는 너무 다른 문화였고, 여기에 강한 흥미를 느껴서 한번 배워보고 싶다고 생각했죠. 어떤 나라의 문화를 진정으로 이해하려면 언어를 배우는 게 우선이잖아요? 그래서 웹사이트를 이용해 독학하기 시작했죠. 그러다가 1년 전, 한글 학교에서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녀가 한국어에서 가장 흥미롭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존댓말 문화다. 흥미로웠던 것은 바로 존댓말 문화. ‘나’, ‘저’ 및 ‘했습니다’, ‘했어요’, 그리고 ‘했어’의 미묘한 차이가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열정을 북돋았다. “물론 아직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더 공부하고 싶어요.”

상상이 현실이 되는 과정, 한국 여행의 참맛

시종일관 한국의 모든 것에 신기해하던 캐롤라인. 심지어 그녀는 식후에 나오는 인스턴트 커피마저 사랑스러운 눈길로 쳐다본다. 드라마를 통해 이를 마시는 주인공의 모습을 직접 재연할 수 있었기 때문. 그녀에게 한국 여행은 상상이 현실이 되는 일련의 과정이기도 했다.

수원은 서울과는 느낌이 달라서 또 다른 맛이 있네요. 좀더 시골 같은 느낌? 빌딩 숲만 보다가 이 곳에 오니까 깨끗하고 조용해서 환기되는 느낌이에요. 물론 서울이 별로였다는 것은 아니에요. 그곳도 너무 좋았죠. 특히 구불구불 골목 사이에 카페와 레스토랑이 즐비한 홍대가 기억에 남아요. 카페나 레스토랑이 각자 유니크한 스타일을 가진 게 정말 인상 깊었죠. 아무튼 이제 서울 구경은 충분히 했으니, 앞으로 좀 더 지방 쪽을 여행할 계획이에요. 주말에는 친구들과 안동, 경주를 여행하기로 했어요. 너무 기대돼요!

함께 하는 친구가 있기에, 늘 행복하다

그녀는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10년을 살며 온갖 대륙을 누린 여행 마니아다. 그렇다면가장 좋았던 여행지는 어디일까? 그녀는 서슴없이 한국을 꼽았다. 이는 비단 그녀의 한국을 좋아하는 취향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었다.

제가 갔던 다른 나라가 별로란 뜻은 아니에요. 여행은 사실 장소가 아닌 사람이 핵심이거든요.싱가폴의 잘 꾸며진 도시를 걷는 것보다 잠실 롯데마트에서 친구와 함께 시식코너를 돌았던 기억이 더 행복한 것처럼요. 친구의 초대에 의해 그 집에서 자고 함께 여행한다는 건 상상 이상으로 즐거워요. 바로 이렇게 좋은 친구와 함께 하기에, 한국 여행을 최고로 꼽는 거죠. 앞으로 친구를 보러 한국에 다시 오고 싶고, 제 본가가 있는 인도네시아에 친구를 초대하고도 싶어요!

자신과 타인에 대한 애정은 물론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즉시 실행하는 모습으로부터, 그녀는 마치 당차게 흐르는 물과 같았다. 그렇다면 문득 떠오른 질문 하나, “내가 오늘 진정 하고 싶었던 일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내 곁의 친구는 누구인가?”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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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꽁수 꽁수님! ㅎㅎ 반가워요~ 교환학생 친구와 부산관광지를 돌았다니 굉장히 재미있었을거 같아요! 어디어디 갔는지 궁금하네요~
  • 우리나라에 관심을 가진 외국인들을 볼 때 마다 기분이 좋아요^^
    전 지금 학교에서 외국어를 전공하고 있는데, 저희 학교에 온 교환학생 친구와 함께 부산 관광지를 갔던 기억이 나네요! 키키:) 외국인 친구들에게 더 따뜻하게 다가가야겠어요: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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