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보는 세상, 내가 함께 하는 사회 영화감독 윤성호


윤성호 감독을 만나기 전,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문득 <성공 라이프> 꼭지에 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수 많은 사람 들이 성공이란 단어를 쓰고, 바라고 있지만 어느새 성공이란 단어는 본래의 순수한 ‘성공’이란 단어의 의미와 멀어져 버린 느낌 이다. “그 사람 성공 했니?” 라는 질문에 보이지 않는 여러 조건들이 수식처럼 딸려오는 세상, 성공이란 단어는 어쩌면 우리가 진중 하게 생각하지 않은 새에 그렇게 애매모 호한 단어로 바뀌어버렸는 지도 모르겠다. <성공라이프>기사 또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란 점에서 그 의미가 불분명한 점이 있지 않았을까? 이러한 의문이 가시지 않은 채 윤성호 감독을 만났고, 이야기를 꺼내기도 전에 윤성호 감독 또한 코너명에 대해서 부담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저 이번 인터뷰는 저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 않나요? 제가 성공 했나요? (웃음)… 저는 성취란 단어를 더 좋아합니다. 개인적으로 상정한 목적과 목표, 그 일에 대한 성취가 있는 것 같아요. 우리들이 언어를 지배하는 것 같지만, 사실 언어가 우릴 지배하고 있는 것 아닐까요? 성공을 쫓는 사람들은 그 성공이란 단어가 가지는 사회적인 조건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죠. 수 많은 단어들이 ‘성공’과 같은 조건들이 주렁주렁 달린 단어로 변모했어요. 다른 한편으로 같은 의미를 지닌 의미이지만 ‘노동자’와 ‘근로자’란 단어는 그 단어가 가지는 뉘앙스가 매우 달라요. 어떤 단어를 쓰느냐에 따라 그 사회 속의 구성원과 사물을 지칭하는 느낌들이 달라지죠. 언제부턴가 노동자란 단어가 근로자란 단어로 바뀌었더군요.”

윤성호 감독은 ‘성공’이란 단어 자체는 중립적이지만 현재 우리 사회에서의 ‘성공’은 누군가 선점해 놓은 단어라고 표현하였다. 어떤 프레임을 통해서 보느냐에 따라 대상이 달라지지만 우리사회는 그 프레임이 점점 한쪽으로 굳어져 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행복이란 단어는 왠지 모르게 다른 사람들과의 연대성을 함축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따뜻한 단어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고 달려가는 현대의 ‘성공’이란 단어는 별로 쓰고 싶지 않은 단어네요.”

윤성호 감독은 학부를 졸업할 때까지 단 한번도 영화감독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칠 년 전 친구들에게 영화감독 이야기를 했을 때는 모두가 비웃었다고. 현재 영화감독이지만 사실 학부 시절에는 영화관 조차 잘 가지 않던 그였다. 윤성호 감독의 1인 미디어 제작물이나 블로그의 글들을 살펴보면, 윤성호 감독은 영화 자체에 대한 사랑과 관심보다는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 말하고 싶은 것을 영화라는 도구로서 잘 사용할 줄 안다’는 인상이 강하다.

“맞는 말씀이에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 혹은 날 알아달라’ 에서 출발한 것이었어요. 아마도 제가 펜을 잡고 글을 쓰다가, 글을 올리고 칼럼이라도 쓰게 되었다면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글로 전하는 칼럼니스트가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해봐요. <은하해방전선>을 마치고 개봉 이후 부터 영화에 관한 것부터 사회나 문화에 관해 발언할 기회가 많이 주어졌어요. 그 때 글도 써보고, 인터뷰도 해보고, 강연도 해보고 하면서 이전에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여러 방면의 경험을 해볼 수 있었 어요. 그런데 그러다 보니 ‘영화’라는 것에 더욱 몰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화에 눈을 뜨고, 영화를 좋아 하게 됐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위한 것뿐만이 아닌, 그저 영화 말이죠.”

윤성호 감독은 <시선1318>이란 옴니버스 영화 중 <청소년 드라마의 이해와 실제>을 통해 청소년 인권문제에 관한 시선을 던졌다. 좀 더 구체적으로 ‘청소년 인권’이란 주제가 갖는 ‘범위’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 사회는 ‘청소년 인권’, ‘이주 노동자 인권’, ‘여성 인권’ 등의 말들을 자주 사용한다. 그러나 정작 ‘인권’이란 문제에 대해 봉착했을 때에는 어떠한 해결의 실마리를 잡지 못한다. 즉, ‘청소년 인권’과 같은 좁은 범위로 상정해 놓은 후, 문제가 되고 있는 직접적인 원인, 가장 가까운 원인에 대한 규명 및 해결에 급급해 왔다. 그렇기에 정작 ‘인권’이란 주제에 대해서는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는 대한 민국 사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는 개개의 시민이다. 정치, 사회, 경제, 문화적 배경과 그 순환 속에서 삶이 지속되고 문제가 발생하고, 다시 그 맥락에서 해결 혹은 방치 된다. 윤성호 감독의 <청소년 드라마의 이해와 실제>는 이러한 맥락에서 청소년 인권문제가 거시적인 정치 사회적 맥락과 동 떨어져서는 안 될 것을 시사한다.

“정치는 신문 속에 있는 것이 아니에요. 정치, 사회, 경제, 교육, 문화 등 모든 분야는 서로 서로에게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죠. 사실 정치 라는 것은 우리들의 삶을 구성하는 세세한 부분 부분까지 관여하고, 결정하는 것 자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로서 관심을 가지며 참여하고 이야기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 또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다시 그것을 영화로 만들어 보여주는 이로서, 사회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정치 사회적인 부분을 다루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윤성호 감독을 만나고 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것을 이야기 하다 보니, 저것을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 속에서 그렇게 장장 세 시간을 나누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책임과 가져야 할 권리에 대해서 명확하게 분별하면서, 삼십 대 초반의 영화감독으로 살아가는 윤성호씨의 천진난만함이 오래도록 가슴에 여운으로 남는다.

글,사진_허성준/15기 학생기자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도어과 04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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