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남’을 보는 배우, 차인표를 만나다


영화 <크로싱>을 통해 호평을 받은 배우 차인표는

올해 4월, 10년간의 집필기간을 통해 <잘가요 언덕>

이란 제목의 장편소설을 내놓았다. 많은 사람들이

배우 차인표의 소설 데뷔에 놀랐으며, 호기심 반

걱정 반의 심정으로 책을 펼쳤다. 더욱 놀라운 것은

쉽게 읽을 수 있는 수필이나 여행기가 아닌

장편소설이란 점이었다. 주제 또한 쉽게 다룰 수

없는 우리나라 역사와 위안부 문제를 다루었다.

“1997년에 캄보디아의 ‘훈 할머니’ 이야기가

보도되어 많은 사람들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적이 있었어요.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이 그 사연을 듣고 가슴 아파했죠. 그 때

나도 그 사연을 듣고 위안부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잊어서는 안 되는, 반복되어서는 안 될

참극이라 생각했었어요.”

차인표가 이 사연을 소설로 쓰게 된 계기는 2007년

4월, 경기도 광주의 ‘나눔의 집’을 방문 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곳에는 위안부 생활을 하신 할머니 여덟 분께서 같이 생활을 하고 계셨다.

차인표가 방문 했을 당시 할머니께서는 영정사진을 찍고 계셨다고 한다.

“영정사진을 찍고 계신 할머니들을 보면서 ‘아, 소설을 써야겠구나’ 생각했어요. 그 분들이 돌아가실 때, 이 세상에 한을 품고 가시지 않고 편안하게 가셨으면 했었거든요. 그리고 할머니들께서 돌아가시고 난 뒤에 우리들은 이 일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의무감도 또한 느꼈어요.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난 뒤에 우리나라의 주역이 될 청소년과 어린아이들에게 이런 가슴 아픈 역사를 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소설로 쓰기 시작 한 거에요.”

소설 <잘가요 언덕>은 1930년대 백두산 자락의 호랑이 마을, 엄마를 해친 호랑이를 잡아 복수하기 위해 호랑이 마을을 찾아온 소년포수 용이, 촌장 댁 손녀딸 순이, 그리고 일본군 장교 가즈오를 주인공으로 전개된다. 이 소설의 특징은 악역을 맡은 이조차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는 것. 이렇게 <잘가요 언덕>은 가해자에 대한 이해와 피해자에 대한 깊은 연민이 어우러진 용서와 화해의 공간으로 독자에게 다가간다.

요즘 가수나 연예인들의 수필이나 여행기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면서 세간에서는 차인표의 장편소설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하였다. 그러나 실제로 책을 펼쳐 읽어본 많은 사람들은 오히려 소설을 소설로만 볼 수 있었다고 말한다. 문단에서도 <잘가요 언덕>은 차인표를 배우 차인표가 아닌 작가 차인표로서 인정 할 수 있는 수작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제 3세계 구호단체나 해외자원봉사에 관해 이런 말들을

많이 한다. “왜 우리나라도 있는데 굳이 다른 나라를 돕느냐?”

또한 제 3세계 구호단체뿐 아니라 요즘 많은 대학생들이 해외

자원 봉사를 많이 가면서 같은 질문 혹은 비판을 받고 있다.

“그건 상식적으로도 말이 안 되는 말이에요. ‘남을 돕는다’ 라는

간단한 명제의 의미를 짚어 보는 것이 중요해요. 중요한 것은

누굴 돕는가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죠. 다른 사람을 돕고 싶다는 선한 마음에 범위가 정해져

있다면, 봉사와 기부라는 기본 정의에 어긋나는 것 아닐까요?

우리나라가 못 살았을 때를 생각해보세요. 다른 나라에서 수많은

구호물품과 성금이 밀려들었죠. 그 사람들은 왜 자기 나라에도

불쌍한 사람들이 많았을 텐데 우릴 도왔을까요? 우리나라는

OECD 가입 국가 중에서 가장 타국에 대한 지원을 하지 않는

대한 지원을 하지 않는 국가에요. 반기문 사무총장님도 그 부분에서 부임 초기 상당히 부끄러움을 느끼셨다고 들었어요.”

그의 안타까움 서린 목소리가 점점 더 고조에 올랐고, 차인표는 대학생들에게 한가지를 부탁했다.

“요즘 대학생들이 여러 NGO단체에 대해 나날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우리나라에 올바른 기부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 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부 할 때, 세세하게 따져서 자신의 기부금이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해서 잘 알아보지 않아요. 그건 순간적인 충동이나 잠시의 감동이 만든 기부이기 때문이에요. 나의 돈이 어디에, 얼마나, 어떻게 쓰이는 지에 대해서 항상 신경 쓰는 것, 이것은 기성세대보다는 대학생들이 먼저 습관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어요.”

차인표는 ‘THE COMPASSION BAND’로 활동하면서 전 세계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어린아이들과 도움을 주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결연해 주는 홍보대사로서 활동하고 있다. ‘THE COMPASSION’은 여러 구호 단체 가운데서도 기부금이 실질적으로 한 아이에게 가장 많은 비율로 전달되는 단체로 평가 받은 곳이기도 하다.

젊은 나날을 열렬히 보내고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묵묵히 해나가는 배우, 아니 인간 차인표. 그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엿볼 수 있었던 그와의 인터뷰는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기본적인 가치에 인색했던 자신을 반성하기에 충분한, 의미 깊은 시간이었다.

글,사진_허성준/15기 학생기자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도어과 04학번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emoticon

스티커 댓글

스티커를 사용해서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달기
  • 감동
  • 부들부들
  • 눈물
  • 두근두근
  • 좋아요
  • 사랑해요
  • 멋짐
  • 하하
  • 신남
  • 행복
  • 멘붕
  • 헉
  • 시무룩
  • 하이파이브
  • 응원
  • 쓰담쓰담
  • 뽀뽀
  • 박수
  • 선물하기
  • 고마워
  • 귀여워
  • 셀카
  • 저요
  • 열공
  • 쓰러짐
  • 씻기
  • 팩

소챌 스토리 더보기

이색 전공, 마이웨이

곤충학자 이승현ㅣ 곤충으로 인생 직진

가수 Fromm | 슬며시 차오르는 위로의 달

교환학생, 가려고요? – 3탄 중국 교환학생 정현진

교환학생, 가려고요? – 2탄 미국 교환학생 김신비

교환학생, 가려고요? – 1탄 덴마크 교환학생 조홍근

LG 톤플러스 프리 생활 리뷰

스타필드 하남 완.전.정.복.

2012년, 빙의하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