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매력을 가진 배우, 이율


순수한 매력을 가진 배우 '이율'

 2007년 숱한 화제를 몰고 다녔던 뮤지컬 <쓰릴 미>.<br /> 이 뮤지컬의 캐스팅이 발표 되었을 때, 많은 관객들에게<br />  물음표 를 던져준 배우가 있었다.<br /> 뮤지컬 계에서 손에 꼽히는 티켓 파워를 지닌 배우 류정한과<br /> 호흡을 맞추기로 되어있던 배우는 단 한번의 앙상블 경험<br /> 조차 없던 신인이었던 것. 하지만 <쓰릴 미>가 끝났을 때,<br /> 그의 이름에 많은 관객들은 물음표 대신  느낌표 를 던졌다.<br />  그 주인공은 바로 이제 막 두 번째 작품<br /> <Five Course Love>를 끝낸 배우 이율이다.

글_조수빈 / 14기 학생기자 가톨릭대학교 간호학과 04학번

사진_김수정 / 14기 학생기자 숙명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05학번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다

맨 처음부터 배우가 되길 바란 건 아니었다. 어린 시절에는 ‘간판 디자이너’가 되길 바랐다.

디자인 공부를 하기 위해 예술고등학교의 문을 두드렸지만, 그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연기 전공을
써 냈다. 그리고 거기서 김달중 연출자를 만났다. 그 이후부터 그는 단 한번도 자신이 배우가

된다는 것에 대해 의심해 본 적이 없었다.

“첫 작품의 연출이신 김달중 선생님께서, 저를

좋게 봐 주셨죠. 처음 예고 시험을 볼 때부터

첫 작품으로 불러 주실 때까지, 저를 배우로 만들어

주신 분이에요.”

<쓰릴 미>를 시작할 당시, 그는 처음 프로

무대에 서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은 캐릭터

‘그’의 역할을 맡았다. ‘그’는 비범한 천재였지만,

어린 아이를 유괴하고 죽임으로써 삶의 희열을 찾는

캐릭터였다. 게다가 작품 속에는 동성애 코드가

내포되어 있었다. 대 선배인 류정한과 호흡을 맞춘다는 것

외에도<쓰릴 미>가 그에게 안겨준 의미는 남다를 것 같았다.

“처음에 부담감이 상당했죠. 캐릭터도 그랬고, 첫 작품이라는 점도 그랬죠. 하지만 그만큼

<쓰릴 미>는 저한테 정말 특별한 의미였던 작품이에요. 지금 두 작품을 했지만, 앞으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그런 작품일 것 같아요.”

두 번째 작품인 <Five Course Love>는 1인 5역을 소화해 내야 하는, 로맨틱 코미디다. 각각

다른 캐릭터들을 소화해 내면서, 그에게 가장 어렵고도 매력 있는 캐릭터는 세 번째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독일군 장교였다.

“원작(<Five Course Love>는 오프브로드웨이의 작품)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세 번째 캐릭터의
경우는 상당히 감을 잡기가 어려운 경우였어요. 흔치 않은 캐릭터라, 역할의 모델을 잡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었거든요. 많이 고민했고,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생각이 많았었죠. 그렇기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이기도 하구요.”


그는 이렇게 두 작품을 통해서 단번에

뮤지컬 계의 가장 주목 받는 신인으로

떠올랐다. 지금 뿐 아니라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에도 늘 손꼽힌다. 그 기대가

헛된 것이 아니듯, 그 역시 자신의 직업에

대해 만족하고 앞으로도 평생 배우로 남고

싶단다. 그런 그에게 배우라는 직업의

의미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다른 사람의

삶을 대신 살아 볼 수 있어 좋다’는 무난한

대답이 있겠죠.

물론 그것도 좋지만 그 대답은 재미가

없으니까요.(웃음) 그것 보다는 그냥

배우의 길 자체가 제게 만족스럽고,

개인적인 여유가 있어서 더욱 좋은 것

같아요.”

불누구보다 연기를 잘 하는 배우이기를 바란다

그와 함께 작업했던 배우들 중 어떤 배우들은 무대에서만 전념하는 이들도 있고, 영화나 드라마 등

폭 넓은 매체를 통해 연기를 보여주는 이들도 있었다. 그의 경우는 어떠할까.

“연기를 시작할 때부터, 그 부분은 확고하게 생각했던 부분들이 있었어요. 연기를 하는 건,

굳이 매체에 따라 다를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그 매체에 따라 우열을 가리는 것도 의미가 없는
일이구요. 물론 한 장르에서 대가로 평가 받는 것도 좋지만, 저의 경우는 다양한 영역을 통해서
또 다른 저의 모습을 보여 주고 싶어요.

배우라면 누구나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역할이 하나쯤 있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그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의외였다.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작품을 선택할 때도 이미 했던
것과 비슷한 작품을 바로 연결해서 하기 보다는, 가능한 해 보지 않았던 그런 역할과 작품을 하고자
하죠. 가능하면 누구도 해 보지 않았던 역할에 도전 하는 게 아직 제게는 더 흥미로운 것 같아요.”

로맨틱 코미디였던 <Five Course Love> 이후 그가 선택한 작품은 안톤 체홉의 연극 <갈매기>다.

다른 성격의 두 뮤지컬을 거쳤으니, 이번에는 늘 그가 염두 해 두고 있었던 정극 연기에 도전한다고.

“제가 맡은 역할인 드레플레프는 제 실제 나이와도 같고, 성격도 비슷한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이번 작품까지 하면, 나온 작품 모두에서 다 한 번쯤은 죽게 되네요.(웃음)”

다음 작품의 연습이 들어가기 전까지, 쉴 때는 주로 무엇을 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쉴 때는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쉬죠. 그리고 남는 시간이 생기면 영화 많이 봐요. 고전부터 최근
영화까지 가리지 않고 많이 보는 편이죠. 최근에는 배창호 감독님의 <기쁜 우리 젊은 날>을 봤어요.
제가 <Five Course Love>의 첫 에피소드에서 ‘어리버리한 남자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그 영화에서 안성기 선생님의 캐릭터가 딱 그런 캐릭터거든요. 그 영화 속 안성기 선생님의 연기를
보고, 감탄을 많이 했어요. 정말 많이 닮고 싶은 배우죠.”

아직은 스물 다섯. 그 또래의 배우 중에서 그 만큼 이루어 낸 배우들은 그리 많지 않다.

앞으로 했던 작품 보다는 해야 할 작품이 많은 그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느냐는 질문을 했다
“배우에게 가장 큰 칭찬은 ‘연기 잘 하는 배우’라는 거겠죠. 거기에 조금 더 바란다면 ‘누구보다
연기를 잘 하는 배우’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그 스스로 아직은 배우라기 보다는 학생이라고 말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배우로서 그에게 거는
기대는 이미 크다. 하지만 기대에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것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
그리고 연기에 대해 보여준 열정만으로도 충분히 그는 그가 원하는 더 큰 목표를 이룰 수 있을
듯 보였다.

글_조수빈/14기 학생기자
가톨릭대학교 간호학과 04학번

사진_김수정/14기 학생기자
숙명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05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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