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최고의 자산은 ‘사람’ LGEML 고태연 법인장


LG전자에 입사한지 올해로 1년이 모자란 20년. 고태연 법인장에게 LG전자는 단순개념의 직장이 아닌, 그 이상이었다. 글로벌화를 통해 세계를 포용할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쏟아 부어야 할 대상이었던 것이다.

“LG라는 브랜드는 컨슈머 브랜드입니다. 고객의 사랑을 받아야 하죠.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과 지속

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고 또 이를 위해선 다양한 활동들을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숙명을 안고 있습니다. 고객이 우리에게 어떻게 사랑을 주느냐, 또 우리가 고객의 사랑을 받기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느냐가 저희에게는 가장 큰 숙제입니다.”

브랜드와 고객에 대한 남다른 접근법. 이러한 색다른 접근법 때문일까? 이미 타국의 가전업체가 주류를 이루며 선점했던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LG전자 말레이시아 법인은 인지도 향상과 매출증대

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LG전자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브랜드로 나아가기 위해 아시아 지역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것이다. 입사이래 유독 해외영업만을 고집해 온 고태연 법인장은 이러한 변화를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하고 있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업체는 항상 뒷전이었죠. 첫째가 일본, 두 번째가 유럽계 그리고 마지막이 한국이었습니다. 세일즈를 위해 상담시간을 기다리고 있으면, ‘한국기업은 지치게 하면 알아서 갈 것이다’라고 생각하거나, 마지막에 와서 상담을 거부하기도 했죠. 그런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눈물을 많이 흘렸습니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사정이 영 달라졌다. 문을 두드렸던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지금은 반대로 LG에게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가능했던 것은 지난 기간 동안 꾸준하게 LG를 브랜딩하는데 노력했고, 또 지속적으로 일관성있게 브랜딩한 노력 덕분이었다.

“이러한 변화는 어떤 하나의 요소 때문이 아니라,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와 그 아래 각각의 기업들의 활동, 또 변화를 가능하게 한 R&D 능력 등 복합적인 요소들이 상호작용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화려할 줄 알았던 고태연 법인장의 이력은 의외로 심플했다. 96부터 2001년 동안 태국에서 근무했고 2001년 말부터 2007년까지는 아시아지역 TV마케팅 그룹장으로 일하다 2007년 10월 말부터는 이곳 말레이시아에서 일하고 있는 것. 해외 영업에 이력을 올인한 전문가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국내와는 다른 환경과 마주하면서 잃은 것도 많지만 그만큼 얻은 것도 많다고.

“해외마케팅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하지 못하는 여러 가지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저에겐 굉장히 소중한 경험들이죠. 회사에게 항상 고마운 것이 해외의 고객과 마주하고, 그들과 비즈니스 하면서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것이 저에겐 가장 큰 자산입니다.”

인적 네트워크가 자산인 그와의 인터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보이지 않는 배려’. 인터뷰 중간중간 던지는 유머와 미소는 낯선 환경에서 만나는 낯선 이에게도 문을 흔쾌히 열고 반기는 배려의 모습이 녹아 있다. 그에게 배려는 선택이 아니라 공존의 원칙이다. 한마디로 마음을 움직이는 열쇠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소통. 말이 사람의 행동을 지배하고, 행동이 그 사람의 결과를 지배한다고 믿고 있기에, 소통을 그 어느 것 보다 중요시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언어가 3개가 섞여 있습니다. 흔히 말레이시아를 ‘3인, 3종, 3색의 나라’라고 정의하기도 하죠. 이렇게 단순하게 보더라도 벌써 9개의 집단(Segmentation)으로 나뉩니다. 그 안에서도 개인의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나뉘죠. 때문에 공통분모를 찾아내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국내에서 출장을 오거나, 회의를 하는 경우 언어의 차이 때문에 미묘한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같은 자리에 있으면서도, 서로 이해하지 못한 언어를 사용하는 경우 의구심이 생기는 것이죠. 때문에 같은 언어로 소통할 수 있는 사내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가 해외영업에 인생을 걸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정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광고 속의 한 장면, 즉 정장을 말쑥하게 차려 입은 남자가 서류가방을 들고, 넥타이를 휘날리며 비행기에서 내리는 모습을 재현하고 싶다는 소망이 그를 해외영업의 길로 이끌었다고 한다. 하지만 광고 속의 멋진 모습과는 달리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고.

“94년 성수대교 붕괴 뉴스를 싱가포르에서 들었습니다. 그날은 거래처와 상담이 있는 날이었죠. 그런데 거래처가 LG의 텔레비전도 성수대교처럼 무너질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상담이 될 리가 없죠. 그래서 저는 ‘우리 제품도 그럴 수 있다.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그럴 수 있는 개연성은 있지만, 이 문제를 사전에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주겠다. 한국에 함께 가서 생산 현장을 보자’며 신뢰를 심어주는데 노력했습니다.

계속적으로 만나고 커뮤니케이션을 해서 결국 거래에 성공할 수 있었죠.”

그의 끈기와 패기의 영업 노하우가 살짝 묻어

나는 대목이다.

문화나 음식, 생활습관이 달라 겪은 어려움은 이제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 이처럼 지금의 성공의 위치에 오르기까지는 숱한 어려움의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영업은 매력적인 분야라는 것이 고태연 법인장의 생각이다. 살아가면서 기존에 경험해 보지 못한 세계, ‘외국’ 이라는 외부환경에서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비즈니스를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만큼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의미한 활동이라고 말한다.

“한국이라는 작은 틀보다는 보다 큰 세상에서 움직여보길 바랍니다. 앞으로 한국인이 누비고 다녀야 할 세상은 점점 더 커질 것입니다. 해외로 눈을 돌리십시오. 그것만이 글로벌 시대를 대비하는 방법이 아닐까요?”

법인장의 직함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인정받았기’ 때문이 아니라 ‘이곳에서 해야 할 일이 더 많기’ 때문이라며 겸손해하는 고태연 법인장은 아직도 갈 길이 멀었기에 뒤를 돌아보기보다는 여전히 전진모드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전진한다면 머지않아 걸어온 길을 회고할 날이 올 것이다.

글_변수진/15기 학생기자
숙명여자대학교 문헌정보학과 06학번

사진_이지담/15기 학생기자
서울시립대학교 컴퓨터과학부 05학번

동영상_고근영/15기 학생기자
경성대학교 경영정보학과 05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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