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익흘ㅣ한국을 쩝쩝 맛보는 유희遊戱

유튜브 조회 수가 50만 건이 넘은 <서울 지하철 노래Seoul Subway Song> 뮤직비디오의 제작자는 ‘서울 메트로’가 아닌 한국에 사는 뉴요커, ‘마익흘(마이클 아론손 Michael Aronson)’이다. 이름도 마익흘益迄이란다. 그는 한국에 호기심을 품었지만, 우린 그에게 무한한 호기심을 품었다. 그래서 만났다.

마익흘이 제작한 <서울 지하철 노래Seoul Subway Song>은 2011 유튜브 Best UGC 상을 받기도 한 뮤직비디오로, 익숙한 지하철을 외국인의 눈으로 잡아내 한국인의 흥미까지 끌어낸 바 있다. 하지만 그를 비단 지하철에만 관심 있는 것으로 보면 오산. 그는 한국에 관련된 생각과 느낌을 모두 영상으로 만들어 토해낸다. 그의 유튜브 채널에 차곡차곡 쌓인 2백 편이 훌쩍 넘는 영상이 말해준다. 마익흘에게 한국은 호기심 덩어리 그 자체다. 떡매질을 통해 쫀득함을 음미하고 싶은 유희遊戱의 세계라고 할까.

익흘益迄 = spreading some kind of benefit = 유익함을 퍼뜨리다

이름부터 짚고 넘어가자. 도대체 마이클Michael이 아닌 ‘마익흘’은 뭔가? 단지 마이클을 소리대로 옮겨 적었다고 하기엔, 뭔가 의미심장한 뜻이 포함되어 있을 것 같다.

‘마익흘’은 한국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던 친구가 만들어 준 거예요. 좋은 의미를 담기 위해 한자를 이용했고요. 익益은 ‘유익함’을 나타내고, 흘迄(자연스러운 의미 전달을 위해 약간의 의역 포함)은 ‘퍼뜨리다’라는 의미에요. 그래서 제 이름은 ‘유익함을 퍼뜨리다.’라는 뜻이죠.

사람의 인생은 이름을 따라간다고 했던가? ‘유익함의 전도사’라는 타이틀을 얻은 그는 한국 문화만의 독특함을 부각해 자신만의 관점으로 풀어낸 영상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가 만든 <한류The Korean Wave>, <한글 랩Hangul Rap>은 ‘한국 홍보 동영상 공모전’ 본상, ‘국가 브랜드 위원회 외국인 UCC 공모전’ 대상을 받았으며, 최근에 만들어진 <한복 랩Hanbok Rap>은 한복에 대한 우리의 무관심을 환기하며 주목받았다. 한국인의 눈엔 익숙하고 무뎌진 한국 문화지만 뉴요커 마익흘에겐 독특함의 표상이다. 알지만 지나쳤던 우리의 것을 족집게처럼 짚어내는 것이 그가 유익함을 퍼뜨리는 방법이다.

재밌는 사실은 이 유익함의 정체가 ‘한국을 홍보한다.’가 아니라는 점. 영상의 진정한 의도는 다름 아닌 스스로 삶을 즐겁게 하기 위한 내적 유희였다.

저는 스스로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재미를 위해 영상을 만들어요. 이 영상의 메인 청중은 결국 저 자신이죠. 많은 음악을 듣고 작곡하고 가사를 쓰는 것 역시 제 능력을 시험하고 제 삶을 더 풍요롭게 하기 위한 거예요. 물론 이런 것을 많은 이들과 함께 느낀다면 더욱 좋고요

뿌리부터 혼자였던 자체 제작,
1인 미디어의 표본

마익흘의 영상을 보게 되면 센스 넘치는 편집과 촬영, 눈을 즐겁게 하는 효과로 입을 다물지 못할 것이다. 게다가 마익흘이 직접 연출하는 익살스러운 연기와 운율이 딱딱 맞는 랩 가사를 보면 누구나 ‘우와!’라는 환호성이 절로 터진다. 보통 실력이 아닌 그는 누구와 함께 만드는 건 아닐까? 그는 이렇게 답한다.

I do almost everything myself!

가끔 카메라를 잡아주거나 기타와 베이스 녹음할 때 주변 지인의 도움을 받을 뿐, 작곡부터 작사, 녹음, 믹스, 촬영, 연기, 편집 모두 마익흘의 영역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의 눈부신 편집실력이 독학이었다는 점이다. 영화에 나오는 아이디어와 기술적인 부분을 눈여겨보고 이를 매번 영상을 찍을 때마다 적용했다고 하니, 재미를 추구하는 이 활동은 곧 열정과 닮은 마익흘의 삶이기도 하다.

규칙적인 계획은 없지만, 뮤직비디오를 하나 완성하자마자 다른 것을 기획하죠. 제작 기간은 보통 한 달이고, 촬영은 재미있지만 가끔 도전적이기도 해요. <서울 지하철 노래Seoul Subway Song>를 촬영했을 때였어요. 전 미리 앞 역에 내려 기다리고 바로 다음 열차에 카메라를 든 친구가 왔을 때, 문이 열리면 제가 들어가 바로 녹화가 진행되는 장면이었죠. 연습했으면 좋았겠지만, 시간상의 문제로 연습은커녕 무조건 한 번에 끝내야 한다는 심정으로 진행했어요.

한 작품마다 정성을 다해 만들어낸 까닭일까? 영상 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을 꼽으라는 대답에 주저 없던 그가 잠시 머뭇거린다. 곧 <연아병Yuna Fever>이라고 답한다. 국민 요정 김연아에 대한 사랑의 열병을 앓는 마익흘이 그 주인공이다.

김연아에 대한 사랑의 열병으로 미쳐가는 한 남자의 모습을 잘 담아낸 것 같아요. 비록 러브송은 아니지만, 그 안에 사랑스러움이 녹아있죠. 음악과 영상 모두 유쾌하고 제 특유의 유머 감각이 잘 표현된 것 같아요.

마익흘이 반한 김연아! <연아병Yuna Fever> 영상 속에는 그 특유의 유머가 잘 녹아있다.

한류의 소명이 아닌 가벼운 재미!

현재 강남의 한 어학원 기획팀에서 근무하는 마익흘은 2005년 대학생 시절 교환학생의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동아시아 지역학을 전공했던 마익흘에게 한국은 그저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모호한 나라였지만, 호기심이 많은 그는 한국에서 사는 느낌을 체감하는 것이 필요했다. 교환학생 기간 동안 그는 이곳에서 살고 싶은지의 여부를 고민하게 되었다. 결론은 분명했다. 다시 한국행이었다.

한국의 사회 분위기가 매우 마음에 들어요. 매우 역동적이라 할 순 없지만, 쉽게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여러 사람과 즐겁게 할 수 있는 활동을 찾기 쉬워요. 또 다양한 장소가 있어서 매번 만날 때마다 다른 곳을 경험할 수 있는 것도 즐겁고요.

1년에 한 번 밖에 뉴욕을 가지 않을 만큼 한국 생활의 삶이 즐거운 마익흘. 한국에 관련된 콘텐츠를 많이 만드는 그의 활동 때문에 주류 언론들은 그를 외국인이 직접 한국을 알리는 기특한 한류의 일부로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마익흘은 단지 한국에 관련된 콘텐츠를 만들 뿐, 그것이 한류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지극히 자신의 관점에서 한국의 좋은 점은 칭찬하고 나쁜 점은 비판할 수 있는 한국에 사는 다른 얼굴이었다. 요즘 한류의 문제점과 자신을 콘텐츠를 한류로 보고 있는 언론을 향해 그는 소신 있는 주장을 이어갔다.

한국의 전통적인 색깔이 하나도 드러나지 않는 한류가 진정한 한류인가요? ‘K-pop으로 너무 확대된 한류가 아닌가?’란 생각을 해요. 또한 제 콘텐츠를 한류에 관련된 작품으로 보는 미디어가 많은데, 이건 외국인에게 흥미 있는 작품이 아니에요. 특히 주목받는 <서울 지하철 노래Seoul Subway Song>는 한국인들, 혹은 이미 한국에 사는 외국인이 보고 좋아할 작품일 뿐이죠”

물론 그의 작품에 한류라는 테두리 안에 몇 개의 작품이 포함될 순 있다. 하지만, 그의 영상을 쭉 살펴보면 한류라기보다 ‘어느 외국인의 한국에 대한 시각’ 정도로 다가올 것이다. 독도, 북한 문제, 표절, 뺴빼로데이, 의무 복무제 등 오히려 한국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방위적으로 다루는 논설위원의 모습과 닮았다.
그렇다면 더더욱 궁금해진다. 자신만의 기준과 창의력으로 한국에서 재미있게 살아가는 마익흘이 본 한국 대학생의 느낌이.

한국 대학생이 좀 더 자유롭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대학생은 대부분 직업, 전공 공부, 높은 경제 지위만을 성취하려고 혈안이 되어있죠. 그 결과 대부분 직업을 얻는데 상당한 많은 시간이 걸리고 취미 따윈 사치가 돼요. 하지만 학생들은 적어도 그들이 일하지 않을 때 즐길 수 있는 것을 배웠으면 좋겠어요. 좀 더 창의적으로 대학생의 의견을 표현하는 방식을 고민하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쓰면 얼마나 좋을까요?

흔히 남이 원하는 삶으로 살아가지만, 마익흘은 그 정반대였다.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한국이라는 나라를 열심히 떡매질하며 쫀득한 맛을 음미하고 있다.

Be who you want to be당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라!

재미있고 창의적인 창작 활동을 계속해서 이어갈 마익흘의 마지막 메시지에 스스로 납득하는 자신만의 길을 찾길 응원한다.

그의 최고의 히트작
<서울 지하철 노래Seoul Subway Song> 또한 놓칠 수 없다. 감상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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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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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relily 수정되었습니다.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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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정식 기자

    항상 감사합니다^^

  • 죄송한데 동영상 하나 링크가 잘못걸렸어요 =)
    재밌게 봤습니다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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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정식 기자

    ㅋㅋㅋ아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보셨나요? 그럼 마익흘 유튜브 페이지에 가서 다른 작품들도 관람해 보세요,, 무척 재밌습니다 ㅋㅋ

  • sonjy2000

    이분 본거같은데...................마익흘이라고 해서 오타난 줄 알았네요ㅋㅋ재밌는분이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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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정식 기자

    ㅋㅋ저도 마익흘의 매력에 빠졌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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