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인디밴드의 힘! 서강정보대학교 소방안전관리과 04학번 양동철



월급날을 꼬박 기다려 음향기기들을 하나씩 사 모으는 사람들이 있다. 7시 공연이지만 일찌감치 도착해 무대에 서기만을 목놓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을 우리는 인디 밴드라고 부른다. 양동철은 바로 이런 인디밴드에서 랩을 한다.
5년 전 동철의 형 동욱을 포함한 세 명의 고등학생들이 ‘동맥경화’를 만들었다. 여기에 동철, 재철, 환철이 더해져서 지금의 동맥경화가 되었다. 서울이 아닌 광주에서 음악을 시작하느라 어려움도 많았다. 불러주는 곳도 없었고 불러줘서 가보면 주는 돈이 적었다. 많은 친구 밴드들이 생겼다가 사라졌다. 조금 된다 싶은 밴드들은 서울로 떠나갔지만 동맥경화는 꿋꿋이 광주를 지켰다. 각자 갖고 있는 직업 탓도 있지만 후배 밴드들의 자랑스러운 선배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렇게 5년이 흘렀다. 하드코어로 시작한 동맥경화는 이제 뉴메탈을 하고 있다. 세상 곳곳의 콜레스테롤과 같은 존재를 경계하자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 동맥경화에도 이제 다른 뜻이 생겼다. 이 시대의 동맥이라고 불릴 만한 것들을 가볍게(경:輕) 여기지 말자는 뜻이 그것이다. 동철은 5년 동안 조금씩 변해온 동맥경화를 지켜보았고 그 중 2년 동안은 동맥경화의 이름으로 랩을 했다.

동철은 말이 없는 편이다. 마주보기 시작부터 끝까지 매니저 형의 말이 더 많았을 정도다. 스스로도 숫기 없는 모습을 바꿀 수 있도록 자신감을 갖고 싶다고 말할 정도였는데 무대 체질이냐는 질문에는 목소리를 높였다. “예전에는 춤을 췄어요. 춤 공연을 보러 오는 사람들은 돌고 꺾는 파워 무브(power move)를 보고 싶어하거든요. 그런데 음악 공연을 하니까 기분이 우울했던 사람들도 공연을 보면서 밝아지는 게 느껴지는 거예요. 공감을 한 거죠!” 공연을 하는 동철과 공연을 하지 않는 동철은 다르다. 눈은 반짝이고 가슴은 쿵쾅거리는 동철이야말로 공연하는 동철이다. 관객들과 농담할 정도의 배짱은 아직 없지만 무대에 서면 기쁘고 마냥 행복하단다.



동철은 고 1때 춤을 추다가 연예 기획자 눈에 들어 댄스 그룹을 만드는 데 2년을 썼다. 너무 힘이 들어 중간에 내려오기는 했지만 그때 해둔 음악 공부가 동맥경화의 랩퍼 양동철에게 큰 힘이 되어준다고. 광주에 내려온 동철은 올해 서강정보대학교 소방안전관리과 04학번으로 산뜻한 새내기가 되었다. 인디 밴드에서 랩을 한다는 것을 빼고는 동철의 일상은 여느 대학생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시내 영화관에서 표 파는 아르바이트도 하고 PC방에서 친구들과 게임도 한다. “친구들은 동맥경화라는 걸 잘 몰라요. 굳이 알리고 싶지 않더라고요.” 특히 여성 팬이 많다는 동철은 동맥경화 형들의 부러움을 받곤 한다. 허나 숫기가 없는 탓일까? 가끔 길에서 알아보는 팬이 있지만 동철은 한사코 자기가 아니라며 발뺌한단다. 아직은 인기도, 사람들의 눈길도 부담스러운 순수한 스물 둘이다.



동철의 전공은 소방학이다. 동맥경화 사람들 모두가 웹 디자이너, 군인 등의 직업을 갖고 있어서인지 동철도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소방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는 동철은 소방 공무원이 된다고 해도 동맥경화를 그만두는 일은 절대 없을 거라고 말한다. 동맥경화에 말뚝을 박은 셈. 어릴 때부터 보아온 형과 그 친구들은 이제 피붙이나 다름없고 음악을 한다는 것도 너무 마음에 든다. 학교를 졸업해도, 다른 일을 하더라도, 동철은 이 광주 출신의 작은 밴드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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