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골을 향해 달리는 순정파 슈터_박주영



“안녕하세요?”하고 건네는 인사 속에 묻혀 있는 대구 억양과 조용한 목소리. 운동복이 아닌 편안한 옷차림으로 만난 박주영은 인터뷰 내내 새내기의 ‘풋풋함’과 ‘순수함’으로 무장한 채 인터뷰에 응했다. 고3 때부터 스타 플레이어로 명성을 날렸고, 올 4월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서는 만 19세의 나이로 성인 국가대표팀에 합류해 4번째로 10대 태극마크를 얻은 박주영.
거칠 것 없는 자신감으로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지만 파주트레이닝센터 벤치에서 만난 그는 수줍은 미소가 풋풋한 새내기 대학생이었다.


학교 축구부인데다가 국가대표로 자주 차출되기 때문에 캠퍼스 생활에 대해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한다. “수업도 거의 못 들어가고 축구부 아닌 친구들과는 거의 어울릴 기회가 없어 아쉬울 때가 많죠. 그래도 축구가 너무 좋고 또 축구부 형들이 잘해줘서 축구부 생활이 좋아요.”라며 웃는 박주영. 축구부에서 청소, 빨래, 심부름은 막내의 몫이다. 박주영도 예외일 수는 없는 법이라 학교에서 훈련 받을 때는 열심히 막내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학교에 머문 시간이 얼마 안 되는 새내기지만 학교에 대한 애정은 다른 사람 못지 않다. “9월 고연전에서는 반드시 고대가 승리할 겁니다.”라고 웃으며 사진기자(연세대 재학)를 보는 그의 예사롭지 않은 눈빛에 다 같이 웃었다. 얼마 전에 끝난 함멜코리아배 대학축구에서 득점왕을 하며 고려대의 우승을 이끌 수 있었던 것도 이런 학교사랑이 바탕이었을까. ‘고연전’에서도 뛰고 싶지만 9월 말부터 진행되는 U-20 아시안선수컵 대회 때문에 출장이 불확실하다며 아쉬워한다.


경기와 훈련 때문에 바쁘다는 축구선수들. 하지만 언제 연애를 했는지 다들 결혼은 일찍 한다. 다들 일찌감치 짝을 찍어놓고 틈틈이 연애한 결실이 아닐까 생각하며 박주영에게 소개팅이나 미팅을 해 본 적이 있는지 물어봤다. “전혀 없어요. 기회가 잘 닿지 않더군요.” 그의 이상형을 물어보자 한참을 고민하다 말해준다. “착하고 어리버리한 타입이 좋은 것 같아요. 귀엽잖아요.”하며 수줍게 웃는 그의 미소가 해맑다.


문득 보기 좋게 그을린 그의 구릿빛 피부와 갈색 머리카락, 가죽 끈으로 된 십자 목걸이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지훈련과 경기 때문에 해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데 어떻게 염색을 하고 액세서리 등을 구입하는지 궁금하다. “감독님 사모님이 이것저것 잘 챙겨주세요. 염색도 사모님이 미용실에 데리고 가서 시켜주시고, 맛있는 것도 많이 해주시려고 애쓰세요. 항상 이것저것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셔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가만 보니 그는 목걸이뿐 만 아니라 팔찌, 귀걸이까지 하고 있었다. 튀지 않으면서도 그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아이템들이었다. “액세서리 구경하는 걸 좋아해요. 그래도 시간이 많지 않아 자주 구경하지는 못하죠. 제가 기독교인이라 십자가 아이템에는 한번 더 눈이 가기도 해요.” 골 실력뿐만 아니라 패션감각도 남다른 박주영을 발견한 순간이었다.


축구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 무엇을 하고 있겠냐는 질문에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한참 지난 뒤 “글쎄요. 한번도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요.”라고 짧게 대답한다. 축구를 처음 시작했던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공을 차는 것이 그저 좋았다는 그는 운동을 반대하는 부모님과 적잖은 투쟁을 치러야 했다. 축구를 막 시작할 무렵에 어머니는 집에 있던 유니폼과 축구화 등을 보따리에 싸서 학교 운동장에 내팽개치기도 했었단다.

그 후, 감독님과 그의 끈질긴 설득으로 허락을 얻어낼 수 있었고 지금은 든든한 지지 속에 그라운드를 밟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축구를 하지 않는 제 모습은 떠오르지 않네요.”라는 그의 대답 속에서 축구에 대한 그의 열정을 느낄 수 있다.

박주영은 고1 때 1년간 브라질에 축구 유학을 다녀왔다. 잔디구장에서 훈련을 받는다는 사실만으로도 들떴다는 그는 그때를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말한다. 직접 발로 공을 차며 받는 훈련도 좋았지만 경기장에서 정규리그를 보며 배운 것도 많았다. “정규리그를 볼 때는 관람석의 정 중앙이나 따로 마련된 자리에 앉아야지 자칫하면 관람객들에게 치여서 사고 당하기 일쑤에요.”라고 말하며 그 때의 기억들을 떠올린다. 국내 감독들로부터 ‘축구를 제대로 할 줄 안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공을 쉽게 잘 찬다. 그의 발재간을 다듬어줬던 브라질 유학, 이제 유럽이라는 빅리그에서 그의 슛이 빛을 발하길 기대해본다.

2006년 월드컵 최전방 공격수로서 주목받고 있는 박주영의 포부가 궁금하다. “솔직히 말해서 뛸 수만 있어도 너무 좋을 것 같아요. 2002년 월드컵 때 우리나라의 선전을 보며 같이 뛰어봤으면, 한번만 뛰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계속 했거든요. 그리고 저는 사람 됨됨이가 올곧은 축구선수가 되도록 노력할 겁니다.” 최성국, 정조국을 이을 스트라이커로 주목받는 그의 대답은 예상외로 소박하고 겸손했다.
건강한 몸, 건강한 정신, 건강한 축구선수인 그의 발을 들여다보며 2년 뒤 월드컵 골든골의 주인공으로 만날 수 있으리란 확신을 가지고 파주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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