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만 학우를 이끄는 힘! 수원대학교 일본어과 02학번 엄주연



1988년 창립된 수원대학교 응원단 ‘적토마’는 전국 대학교 응원단 연합회 소속으로 교내 행사는 물론 각 대학의 응원제와 각종 지자체 행사 그리고 유니버시아드와 월드컵 같은 세계적 축제에까지 참여해 오고 있다. 그 중 하이라이트는 바로 매년 열리는 수원대학교 응원제로서 단장 이하 모든 단원들의 땀과 노력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연예인 공연장으로 변질된 일부 학교의 응원제나 축제가 안타깝다는 엄주연은 우리 대학사회에서 응원문화와 공연문화의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적토마’는 응원제를 위해 연예인이나 다른 유명인사를 초청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들이 없음에도 처음에는 큰 기대없이 응원제를 접한 관중들이 다음해 다시 찾을 정도로 호응이 좋단다. 또한 그녀는 개인주의가 만연하는 대학 사회지만 응원제를 통해서 수원대학교 학생들이 하나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자랑스러워 했다.


2002년, 입학 동기를 따라 ‘적토마’의 문을 두드린 엄주연은 체력 테스트와 끼 테스트, 면접으로 이루어진 선발과정을 통해 ‘수습단원’이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수많은 관문 중 하나를 통과한 것이었을 뿐이었다. 1학기는 훈련만 하며 보냈다. 그리고 찾아온 여름방학. 인간의 체력적 한계를 체험할 수 있었던 6박7일간의 하계훈련과 최종 테스트를 거치고 나서야 정식 단원이 될 수 있었다. 2학기에도 무대에 오르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엄주연과 ‘적토마’의 새내기 단원들은 일년 내내 훈련을 하며 첫 무대를 위한 담금질을 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흘렸던 땀과 눈물은 오늘의 그녀가 있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


여느 응원단이 그렇듯 선후배간에 철저하게 규율을 따져야 하는 분위기 속에서 단장의 권위는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수원대학교 응원단의 경우 부단장과 차기 단장의 임명까지 단장의 최종 결정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만큼 많은 책임이 따르기도 하는 자리이다. 단원들은 물론이고 수많은 관중들을 이끌어야 하는 카리스마와 강인한 체력이 요구되기에 응원단장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져 온 것이 사실이다. 2학년 때 부단장으로 활동하며 응원단을 위해 모든 열정을 쏟아 부었고 모든 이들에게 인정받았던 그녀지만 단장이 된다는 것은 단지 꿈일 뿐이었다. 주위에서는 안타깝다는 말만 할 뿐 어느 누구도 여성 단장을 인정할 수 없다는 분위기 속에서 그녀는 큰 결심을 하게 된다. 용기를 내어 당시의 단장과 면담을 요청한 그녀는 단장 후보로서 고려의 대상조차 될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동등한 기회를 줄 것을 부탁했다. 결국 그녀는 남자 동기들을 제치고 수원대학교 응원단 ‘적토마’의 제18대 단장으로 선출되었다. 어려운 과정을 거치며 몇몇의 우려와 반대 속에 이뤄낸 꿈이었지만 이제는 단원들과 졸업생 선배들이 보내는 신뢰와 지지 덕분에 여성 단장으로서 겪는 어려움은 특별히 없다며 웃었다.

응원단원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 꿔볼 응원단장이 되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적토마’는 지난 대학생활이 모두 담겨 있는 곳이기에 응원단에 가지고 있는 엄주연의 애착과 자부심은 대단하였다. 어렵고 힘들어도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고 있다는 사실은 앞으로 살아가면서 그녀에게 무한한 자신감으로 남을 것이라 한다. 인터뷰 내내 세심한 배려와 미소를 잃지 않던 그녀는 강하면서 부드러운 리더의 일면을 보여주었다. 수원대학교의 일만 학우를 이끄는 힘이 바로 그곳에 있음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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