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향 엔지니어를 꿈꾸는 어느 젊은이의 이야기-한국외대 독일어과 01학번 유현우


유현우는 휴학 중이다. 3주간의 유럽 여행과 6월부터 시작될 공익근무를 기다리며 쉬고 있다.
“요즘은 시간이 남아돌아요.”라며 외대 교육방송국(FBS) 시절을 회상하는 그의 표정은 못내 아쉬워 보였다. 공강 시간, 음악을 들으러 방송국을 찾던 새내기가 2년 뒤 FBS 실무국장이 되었다.”방송제 에피소드요? 에피소드 안 만들려고 3일 밤 새면서 두 끼 먹은 게 에피소드라면 에피소드죠.”
눈코 뜰새 없이 바빴던 그때였지만 제19회 FBS 가요제, 홈페이지 개국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 방송문화진흥원, R-TV 주최 영상공모전 입상으로 비할 데 없이 뿌듯한 보람을 느꼈다고. 트로피보다 피붙이 같은 방송국 식구들과 자신도 몰랐던 열정을 알게 되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는 그다.
“어렸을 때 형이 음악을 좋아했어요. 지금은 제가 더 좋아하지만요. 제가 건즈 앤 로지즈(Guns N’ Roses)란 그룹을 상당히 좋아했거든요. 데뷔 앨범이 기억나요. 그런데 계산해 보니까 제가 다섯살 때부터 그렇게 좋아했더라구요.”말이 없던 사람이 음악 이야기가 나오자 말이 많아졌다. 그는 요즘 7,80년대 흑인음악에 빠져 있다. 장르도 시대도 잡식성이지만 그 중에서도 락과 흑인음악을 최고로 꼽는다는 유현우.

“너무 고마운 게 과거에도 그랬고 몇 천년이 지나도 음악은 없어지지 않을 거잖아요.
너무 기대가 되요, 앞으로 또 어떤 음악이 나올지…”좋아하는 뮤지션을 말해보라니 너무 많아서 한 사람만 꼽기에는 다른 이들에게 미안해서 말을 못하겠단다. 이 남자의 음악 사랑을 누가 말리리오.

그의 꿈은 음향 엔지니어다. 마스터링을 하든 무대 콘솔을 잡든 간에 아침마다 음향기기와 대면하는 것이 그의 꿈이다. 라디오 PD가 되고 싶었던 스무살의 유현우는 FBS 스튜디오의 화려한 ‘기계’들을 보자마자 “야~ 이거 너무 재밌잖아!” 했단다. 이것 저것 만져보고, 음악 하는 친구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좋아하는 음향 엔지니어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도 찾아가 보고…
그는 언제나 더듬이를 열고 있다.

“성시경은 싫어요. 곡도 좋고 엔지니어도 좋은 사람 쓰는 것 같은데, 너무 차가워요. 기교 있고 매끈하게 잘 올라가는 목소리보단 음, 전인권 같은 목소리가 좋죠. 걸걸해도 마음이 듬뿍 담겨있으니까.” ‘쏘울'(soul)이 느껴지는 음악을 좋아하는 유현우는 오늘도 ‘쏘울’을 전해주는 음향 엔지니어를 그려본다.

대뜸 이태백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의외로 시큰둥하다.”솔직히 별로 관심 없어요. 불안하고 초조하기도 하지만 실력이 좋다면 언젠가는 인정받겠죠.”
그는 벌써 공익근무를 마친 뒤 10년의 로드맵을 그려둔 상태다. 밴드에서 기타를 잡을 각오도, 스튜디오에서 10여 년쯤 ‘시다바리’로 일할 각오도 이미 되어 있다.

“음향 엔지니어는 참을성이 강해야 된대요. 가수가 ‘죄송합니다’ 하면 ‘예, 다시 갑시다’를 몇 천 번이라도 해야 하니까. 그래도 가장 첫째는 인간 됨됨이라고 생각해요.”
최근에 생긴 그의 취미는 ‘황학동 산책하기’ 란다. 나들이 나와 이것 저것 구경도 하고 음악 잡지 과월호를 사기도 한다는 유현우. 나무로 된 구식 라디오를 눈여겨보고 왔다며 웃음 짓는 얼굴이 소년 같기만 하다.

그는 오늘도 헤드폰을 끼고 서울 거리를 걷고 있을지 모른다. 평소 30분 거리는 가뿐히 걸어 다닌다니 혹 편한 차림새에 홀로 걷고 있는 그를 발견했다면 인사를 건네보자. 그리고 이야기를 들어보자. 10분은 부족할 것이다. 꿈을 가진 청년의 이야기를 듣기에는 두 시간의 인터뷰로도 부족하더라.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emoticon

스티커 댓글

스티커를 사용해서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달기
  • 감동
  • 부들부들
  • 눈물
  • 두근두근
  • 좋아요
  • 사랑해요
  • 멋짐
  • 하하
  • 신남
  • 행복
  • 멘붕
  • 헉
  • 시무룩
  • 하이파이브
  • 응원
  • 쓰담쓰담
  • 뽀뽀
  • 박수
  • 선물하기
  • 고마워
  • 귀여워
  • 셀카
  • 저요
  • 열공
  • 쓰러짐
  • 씻기
  • 팩

소챌 스토리 더보기

이색 전공, 마이웨이

곤충학자 이승현ㅣ 곤충으로 인생 직진

가수 Fromm | 슬며시 차오르는 위로의 달

교환학생, 가려고요? – 3탄 중국 교환학생 정현진

교환학생, 가려고요? – 2탄 미국 교환학생 김신비

교환학생, 가려고요? – 1탄 덴마크 교환학생 조홍근

LG 톤플러스 프리 생활 리뷰

스타필드 하남 완.전.정.복.

2012년, 빙의하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