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그런 프로그램은 에이전시에 소속된 예비 연예인들의 등용문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김신의 경우 그와는 정반대로, 공연하는 모습을 본 제작진이 먼저 연락을 해 와서 방송에 출연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니, 도대체 무슨 공연이기에 TV출연까지 하게 되었단 말인가? 그 공연은 다름아닌 가스펠 그룹 ‘믿음의 유산’의 네 번째 공연이었다. 김신이 6년간 몸담아 왔으며 현재 그가 가장 큰 애정을 쏟고 있는 대상인 ‘믿음의 유산’. 겉보기와 다르기는 하지만(!) 모태신앙을 바탕으로 한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가 가스펠 그룹에서 활동한다는 사실은 별로 놀랄 일이 아니다.
그런데 종교 음악을 부르는 모습과 미팅 프로그램 캐스팅이라니,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이 문제의 답은 그들의 음악에 있다. 이들의 음악, 결코 예사롭지가 않다. 경건하게 두 손을 맞잡고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리듬에 몸이 먼저 반응하는 음악. 최근 유행하는 흑인 음악과 비슷한 느낌이다. “브라운 가스펠입니다. 흑인의 음악을 우리 식의 정서로 재해석한 거죠. 기존의 교회 음악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음악적으로도 완성도가 있고 젊은 사람들도 좋아할 만한 음악을 만들고 싶었어요. 어때요? 지금까지 들은 거랑 많이 다르죠?” 지금은 사라진 프로그램 ‘가요 톱 텐’ 에서 1위를 하고 싶다는 야무진 꿈으로 시작된 이 그룹은 얼마 전 첫 번째 음반을 발매했다. 한 걸음 꿈에 가까워진 것이다.
그가 이처럼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된 데에는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어머니는 음악 선생님이셨고 아버지는 트럼펫 등 각종 악기 연주를 즐기셨다. 그의 특기 중 하나가 리코더라고 하면 의아해하는 사람이 많지만, 소프라노부터 알토까지 여섯 종류의 리코더를 집에 갖추고 있다고 하면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고. 게다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그의 가방 안에는 항상 커다란 목 캔디 한 통이 있었다. ‘XX동 노래방 김’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거의 매일 노래방에서 노래를 불러댔던 것이다. 친구들의 신청곡을 받아서 노래를 불러주는 일에 엄청난 재미를 느낀 그는 심지어 군대에 가서도 바닥을 닦으면서, 침상을 정리하면서 노래를 연습했다고 한다. 그러다 결국 애국가 제창 시간에 선창자로 뽑히기까지 했다니 그의 노래 사랑이 얼마나 큰 지를 엿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