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독일법인의 신개념, 오픈 커뮤니케이션

심각한 분위기 속 무게를 잡고 앉은 사장과 딱딱한 프레젠테이션에 몸까지 굳어가는 사원들을 떠올렸다. 하지만, 이건 뭐지? ‘임직원 전체 회의’라고 소개한, LG전자 독일법인의 ‘오픈 커뮤니케이션’은 이 고정관념을 매몰차게 깨버렸다. 아, 회의도 이렇게 할 수 있구나.

LG전자 독일법인을 찾은 럽젠 기자는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LG전자 독일법인의 특별한 회의, 일명 ‘오픈 커뮤니케이션’의 현장에 참관할 기회가 주어졌다. 오픈 커뮤니케이션은 법인장을 비롯한 LG전자 독일 법인의 모든 사원이 참석하는 임직원 전체회의다. 회의 장소에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캐주얼한 분위기를 예감할 수 있는 핑거 푸드였다. 이는 사원에게 점심 대용으로 제공되는 것. 엄숙한 회의 탁자까지 사라진 이곳, 왠지 매력적인 회의일 것 같은 기대감이 커졌다.

오픈 커뮤니케이션은 약 1시간 동안 두 가지 파트로 나뉘어 진행된다. 지난 한 달간 주목할만한 이슈와 실적을 공유한 뒤 이슈가 있는 부서의 프레젠테이션이 30분간 이어지는 것. 이후 법인장과의 본격적인 Q&A 시간이 마련된다. 이땐 사원이 회사에 관련된 어떤 내용이라도 법인장에게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다. 회사가 더 발전했으면 하는 부분이나 건의 사항 같은 개인 의견을 이야기해도 무방하다.

마케팅 부서의 프레젠테이션이 끝나자, 정욱 상무(LG전자 독일 법인, 법인장)는 자리에서 일어나 사원들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를 했다. 과연 무슨 이야기가 오갈까? “뭐 이야기할 것 없어요?” 법인장님이 친근한 말투로 한 여사원에게 말을 건네자, 그녀의 답변은 웬걸, “크리스마스 파티가 기대돼요”.라고 했다. 그를 계기로, 한참 작년의 크리스마스 파티가 마음에 들었다는 점과 크리스마스 파티에 대한 본인의 소견도 이야기했다. 오픈 커뮤니케이션은 이처럼 상무와 직면하는 자리임에도 정해진 틀도, 부담스러운 격식도 없다. 직원들은 건물 벽이 수리되었으면 좋겠다는 사소한 이야기에서부터 운영상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본인이 회사에 바라는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다. 물론 이처럼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형성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을 터다. 한국에도 벤치마킹하고 싶은 오픈 커뮤니케이션, 열린 마음의 힘은 언제나 강하다.

Mini Interview
오픈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속 시원한 대답을 들려준 정욱 상무와의 미니 토크

럽젠Q : 처음부터 오픈 커뮤니케이션은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었나요?

이를 시행한 지 2년 정도 되었어요. 처음에는 1시간 내내 저와 Q&A 시간을 갖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죠. 그러자 어떤 제품이 이번에 새롭게 출시되었는데, 이의 장점이 뭐냐는 식으로 회사의 이슈에 관한 질문이 자주 나오더라고요. 또 실적이나 영업이익 등에 대한 부서별의 경쟁이 조금 발생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이슈와 실적 공유를 그냥 하나의 진행과정으로 삼았습니다. 특정 부서가 이번에 어떤 프로젝트를 해서 성공을 거두었다면, 그걸 다른 부서와 공유할 수 있도록 아예 따로 시간을 마련한 거죠. 직원들이 궁금해할 만한 점도 미리 짚어주고요.

럽젠Q : 오픈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해 개선된 점은 무엇인가요?

정보 공유도 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사내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되었어요. 직원들에게 뒤에서 수군거리는 것 대신 앞에서 당당히 물을 수 있도록 한 거니까요. 시행 초기 때는 저로서는 상상도 못한 뜬 소문에 대한 질문이나 유치한 질문도 많이 나왔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서로 궁금해할 만한 정보들이 나오고 있어요. 회의가 제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럽젠Q : 오픈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사원들의 만족감은 어떤가요?

이것이 끝나면, 5~6가지 항목의 질문지를 돌려요. 회의가 유익했는지, 내용은 솔직했는지 등을 묻고 있죠. 질문지의 답변을 통해서 지난 오픈커뮤니케이션 때 나왔던 제안들이 실제로 개선이 됐는지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요. 이제 직원들이 회사 운영에 대한 믿음이 생긴 것 같아요. 실제로 설문지에서 이에 대한 평가 점수도 높아지고 있죠. 처음에는 5점 만점에 4.0 미만이었는데, 이제는 4.2정도거든요. 사원들의 표정도 많이 밝아졌다고 느껴요. 한층 높아진 수준을 앞으로 계속 유지해야 하는 것이 제 입장에선 약간 부담되기도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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