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글로벌 챌린저가 뿌린 씨앗, 꽃을 피우다.

지난 95년 국내 최초의 대학생 해외탐방 프로그램으로 시작된 ‘LG 글로벌 챌린저’는 여름방학 기간 중 2주 동안 분야별 세계 각국의 기업, 연구소, 대학, 정부기관, 사회단체 방문 등 자유로운 탐방활동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하고 있으며, 연 평균 17: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대학생 사이에서 최고 인기를 구가하는 프로그램이다. LG 글로벌 챌린저 4기였으며, 현재 LG 전자 TV 마케팅 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허장원 대리를 만나 챌린저 활동을 통해 얻은 경험과 현재 직장 생활에 어떤 도움을 얻고 있는지에 대하여 들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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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오케스트라 동아리 Euphonia에서 플루트를 연주하며, 차이코프스키의 6번 교향곡 ‘비창’을 협연하길 즐기던 대학생. 1997년, 동아리 선배들과 함께 팀을 조직하여 약 두 달 남짓한 준비 기간을 거쳐 LG 글로벌 챌린저(당시 명칭 ’21세기 선발대’, 이하 ‘챌린저’) 4기에 지원했다. 바로 그가 LG 전자 허장원 대리이다.

그의 팀 ‘Selling Baseball’은 ‘스포츠 마케팅’ 이라는 주제로 미국 · 캐나다 · 일본 등 프로 스포츠 선진국의 효율적인 프로 구단 마케팅과 최신식 돔 구장 등 두 가지 주제를 집중적으로 탐방하여 챌린저 4기 최우수상을 수상하였다. “해외의 경우, 프로 구단 운영이 확실한 수익 사업인데 한국의 스포츠 마케팅은 너무 주먹구구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미국의 LA 다저스 · 캐나다의 토론토 Bluejays · 일본의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주니치 드래곤즈 구단을 탐방했습니다. 뉴욕과 LA, 요미우리와 주니치의 돔구장 또한 살펴 보았구요.”

매일의 탐방 내용을 그대로 인터넷에 중계하는 ‘웹캐스팅’이 처음 시행되었던 97년이었기에, 어려웠던 점도 많았다. “맥가이버처럼 전화를 분해해 본 적도 있죠. 컴퓨터에 연결하는 선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전화기를 분해해서 전화선을 뜯고 안의 네 가닥을 색깔이 맞는 것끼리 묶어서 성공했어요. 그 일화가 아직까지 챌린저 후배들에게 전해져 온다고 하더라구요. 만나면 ‘아, 그 분이세요?’ 하는 사람도 있어요. (웃음)”



“어떻게 연락을 해서 약속을 잡지?”, “일정까지 잡아 놓고 불합격하면 어쩌지?” 챌린저에 도전하는 대학생들이 가장 고민하는 문제일 것이다. “아예 시도도 안 해보고 두려워하기 보다, 해보고 후회하는 게 낫죠.” 두려움이 있으면 안 되는 존재, 그가 내리는 대학생의 정의이다. 그는 일본에서 15년 정도 거주한 경험이 있었기에 자신 있게 일본을 담당했다. 하지만 단지 어학 능력에서 우러 나온 자신감만이 다가 아닐 터. “당시만 해도 구단, 돔 구장의 연락처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어요. 생각을 해봤죠. 일본 내 신문사 스포츠부를 연결했어요. 각 구단의 홍보 담당자 연락처를 알려 달라고 했죠.” 그렇다. 적극성과 추진력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두드리면 열린다고 했다. 미국 · 캐나다 · 일본 3개국을 탐방하며 연락 시도 중 한 번도 거절 당한 적이 없다는 그다.

탐방 조사 기관에 접촉할 때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챌린저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함께 ‘귀사의 이러이러한 성공 사례를 참고하고 싶다’ 등의 설득력 있는 문구와 탐방 목적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필수라고. 팀원끼리의 팀워크와 신뢰도 필수적이다. “준비기간 · 탐방기간 · 다녀온 후의 기간을 생각해 보면 길게 3-4개월이라는 시간을 함께 해야 하거든요. 각자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자신에게 맡겨진 것은 완수해내는 균형감각을 갖추어야 합니다.” 전형 중 최종 면접에서는 자신 있게 의견을 피력하는 자세 또한 필요하다. 어려운 질문이 들어오더라도 당당하게 아는 바 그대로 소신껏 답변하면 족하다.



입사 4년차인 허장원 대리의 정식 직함이다. LG 전자 TV 제품의 일본 시장 해외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자신의 일을 한마디로 ‘익사이팅’ 하다고 표현한다. 적성에 잘 맞기에 재미있게 해왔던 것 같다는 자평을 내린다. 상품 개발에 있어 기획부터 최종 출고까지 전(全) 단계를 모두 관리해야 하기에, 일단 제품 개발이 시작되면 일본에서부터 동남아시아 곳곳에 있는 공장에까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4~5일 일정의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면 그 다음 주에 출장 일정이 또 잡혀있는 적도 많았어요.”

해외마케팅 직종에 대한 막연한 환상은 버리라고 전한다. 해외 법인 · 지사 측 인력과는 물론, 공장 · 생산측 인력과도 직접 접촉해야 할 만큼, 다뤄야 할 분야가 매우 광범위하다고. 워낙 역동적이고 실무 인력이 즉각 필요한 부서이므로 OJT(직장 내 교육 훈련)도 거의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각 섹션의 요구 사항도 너무나 다양한 만큼 상충되는 부분이 많아 그를 조율하는 게 가장 힘들다고 한다. 하지만 그만큼 성취감이 대단하다. “한 모델을 기획단계부터 맡아서, 최종 생산이 끝나고 출고 · 선적까지 하나의 마케팅 프로세스를 끝낸 후의 그 기분은 감히 출산의 보람에 비길만 하죠.” 4년을 정신 없이 보냈고, 이제는 팀 내 중간 관리 업무까지 담당할 정도의 위치가 되었다.



“LG는 무엇보다도 ‘인화’죠.” 개개인의 능력을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그리하여 능력의 최대치를 끌어내는 LG의 문화가 좋다. 챌린저를 마쳤을 당시 2학년, 3 · 4학년은 챌린저 OB 모임과 함께 보냈다. 98년에 조직되어 활성화된 OB 모임을 통해 꾸준히 지체 장애인 봉사활동을 했고, 자체 모임을 자주 가지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개인적으로 김포 공항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자원 봉사를 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4학년, 구직 당시 모든 이력서에 챌린저 경력을 써 넣었다. 수상 시 LG 입사 · 인턴 자격을 부여하는 지금과는 달리 챌린저 이력으로 별 반 득을 본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한다. 의외의 발언이다. 하지만 유 · 무형적인 소득은 오롯이 그의 자산으로 남았다. “이력 몇 줄이 아니라 준비하던 과정에서 많은 것을 얻었죠. 처음 컨셉을 잡고, 테마를 선정하고 나면, 어느새 닥칠 어려움에 대해 파악해야 했었죠. 나름의 가안을 세워 놓고 그를 바탕으로 직접 부딪혀 나가며 문제점을 해결하고, 끊임 없이 가안을 수정하여 종합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은 학생으로서 경험해보기 힘든 것입니다.”

그래서 일까. 일 년에 두 번, 챌린저 발대식과 시상식에는 꼭 참석한다는 그다. 학생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종종 있단다. 과거에 대한 후회가 아니라, 순수한 도전의 그 두근거림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챌린저를 모집하는 연초가 되면 도움을 요청하는 대학생들의 이메일이 자주 온다고 한다. “메일이 오면 ‘아, 올해도 이 시즌이 왔구나.’하고 느끼곤 해요. (웃음)” 그는 ‘정해진 형식은 없다’고 강조한다. “심사위원들은 학생들의 도전 정신을 발굴하려는 겁니다. 기업 보고서와 같은 형식에, 그러한 내용을 담고 있다면 굳이 챌린저를 통해 대학생들을 선발할 필요가 없겠죠. 생각한 바를 얼마나 잘 표현하고, 타당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메일에 일일히 답변을 해주며 조언을 곁들이는 것은 그가 챌린저에 대한 애정을 담뿍 가지고 있기 때문이리라.

“챌린저요? 제 사회 생활의 발판이죠. 지금의 회사 생활을 꽃으로 비유한다면, LG 글로벌 챌린저는 제게 씨를 뿌려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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