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준 | 촌철살인, 뉴스에 감동을 더하다

사진_유이정/제19기 학생기자(서울여자대학교 언론홍보학과)

그의 클로징 멘트는 연일 이슈가 된다. ‘개념 멘트’로 기사가 수십 개씩 쓰이기도 하고, 그날의 멘트를 올린 트위터는 몇백 개의 리트윗이 기본이다. 그의 클로징을 기대하며 매일같이 뉴스를 기다리는 시청자가 생겼을 정도다. 멘트를 쓰기 위해 매일같이 고민하는 사람. SBS 8 뉴스의 주역, 김성준 앵커다.

SBS 8 NEWS 스튜디오를 배경으로 서 있는 김성준 앵커의 모습. 왼쪽 뒤편으로 파란색 바탕에 하늘색 글자의 ‘SBS’가 적혀있고, 오른쪽에서 김성준 앵커가 팔짱을 낀 채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비판은 아프게, 하지만 표현은 품위 있게. 제가 앵커 멘트 쓰는 원칙입니다. (중략) 비판이든 칭찬이든 듣는 사람이 수긍하는 말이 가장 힘 있는 말입니다. – 2013년 7월 11일 SBS 8 뉴스 클로징, 김성준 앵커

세상을 바꾸는 접점

80년대의 우리나라는 정치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격동의 시절을 겪고 있었다. 그런 혼란한 사회를 보다 안정적으로 바꿔보고자 그는 전공으로 ‘사회과학’을 선택했다. 미국 워싱턴 대학교에서 정치학 학사를 마치고 컬럼비아 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까지 밟으며 꾸준히 정치학자를 꿈꿨다. 한 계단 한 계단 좇던 꿈. 그 과정에서 그는 더 큰 뜻을 품게 되었다. 사회를 바꾸는 직업으로 정치학자보다 더 활동적이고 직접적인 일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정치학자, 정치학 교수가 되기보다는 좀 더 현실에 참여해서 사회를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사회에 뛰어들어 의미 있는 일을 하고자 선택한 것이 바로 언론인입니다.”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김성준 앵커의 모습. 왼쪽은 하늘색 셔츠를 입은 김성준 앵커가 의자에 앉아 오른손으로 턱을 만지는 사진이고, 오른쪽은 카메라 밖의 오른쪽을 향해 질문에 답하는 그의 모습이다.

그렇게 결정한 ‘기자’라는 직업. 단 한 번도 후회는 없었다. 직업이 주는 보람과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 일생에서 가장 뜻깊고 의미 있는 일로 기자 생활의 에피소드를 꼽을 만큼, 그에게 ‘기자’라는 직업은 천직이었다.

“기자 생활 첫 리포트였습니다. 불의의 화재로 집과 일터를 잃은 장애인 가족에 대한 얘기를 방송했는데, 방송이 끝나자마자 그 가족을 돕겠다는 시청자 전화가 빗발쳤어요. 그때 ‘내가 좋은 직업을 선택했구나.’ 하고 보람을 느꼈죠. 그 이후 더욱더 사회의 어두운 그늘을 조금이라도 밝게 조명하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2004년부터 2007년, 워싱턴 특파원으로 있을 당시의 기억도 선명하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뉴올리언스 주를 휩쓸었던 때였다. 시체가 떠다니는 죽음의 강이 되어버린 미시시피를 정신없이 취재했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피해를 맞은 현장을 취재하다 그가 먼저 물에 빠져 죽을 뻔도 했다. 그럼에도 모든 것을 다 바쳐 취재에 힘쓴,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순간이었다.

청춘은 다양하게

반듯한 뉴스 이미지로 일밖에 모를 것 같은 직업 앵커. 직업에 유독 깊은 의미를 두고 있는 그에게 뉴스 밖의 세상은 어떨까?
김성준 앵커는 취미가 다양하기로 유명하다. 트럼펫, 검도에 이어 요즘 푹 빠져있는 취미는 다름아닌 사진이다. 여러 경험을 위해 다양한 취미에 도전한다는 그의 말에서 ‘여전히 청춘’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건이 허락하는 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사진을 찍는 게 가장 재미있습니다. 눈앞의 세상을 여러 가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맛이 있지요.”

흰색 소파에 기대고 앉아 왼쪽으로 고개를 돌린 김성준 앵커의 모습. 왼쪽 손을 턱에 올려 괴고 꽤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다.

단순히 취미뿐만이 아니다. 그는 시계 알람을 7개나 맞추며 생활할 정도로 하루를 바쁘게 보낸다. 메인 앵커로서, 그리고 보도국 부장으로서 하루 2번 편집회의를 거치고 취재 부서의 뉴스를 검토한다. 힘들고 지칠 법도 한데 그는 “시간을 잘 활용하는 지에는 자신이 없다.”며 웃었다.

“방송기자 일은 체력을 요구하는 일입니다.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하지 않으면 바쁜 일상에서 낙오되기 쉽죠.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게 (제 시간 활용의) 전부 아닌가 싶습니다.”

이른 유학생활로 그는 20대를 영어와 공부에만 집중하며 보냈다. 왠지 모범적인 청춘을 보낸 것만 같은 그에게, 20대에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꼽는 것이 어쩐지 무의미해 보였다. 그러나 그의 말은 예상 밖이었다. 마치 한편의 인생 강의 같은 멋진 답변이었다.

“미래에 대해 지레짐작하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또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알지 못해요. 지금의 인기 직업이 10년 뒤에 비인기 직업으로 전락할 수도 있죠. 미래학자도 미래를 완벽히 전망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청년들이 아무 근거도 없이 ‘앞으로 이 직업이 전망이 좋으니까.’, ‘내게 주어진 조건은 이런 것에 그치니까.’ 등의 판단으로 안전한 길만 찾는 것은 오히려 위험합니다. 지금 내게 불리한 여건이 몇 달 뒤 유리해질 수도 있고, 지금 겪는 어려움이 불과 며칠 뒤에는 든든한 배경이 될 수도 있거든요.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해요.”

진실과 상식, 그 속의 감동

시종일관 진지함과 진솔함이 묻어난 인터뷰였다. 이런 그에게도 숨겨진 유머 코드가 있었으니, 바로 SNS에서다. 이따금 재치 있는 농담도 하지만, 그는 트위터를 통해 직접 찍은 사진이나 일상의 생각을 올리기도 한다. 140자라는 글자 수 제한이 있음에도 매일같이 굵직한 뉴스와 클로징 멘트를 올리는 것도 대단했다.

특히 요즘 많은 이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는 클로징 멘트는, 그가 아침에 눈을 뜰 때부터 뉴스가 끝나는 시점까지 고민하는 일 중 하나다. 어떤 날은 큰 고민 없이도 소재가 떠오르지만, 어떤 날은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하다가 갑자기 영감을 떠올리곤 한다. 고민 끝에 탄생한 기사 보도와 클로징은 ‘촌철살인’의 미학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야말로 현실을 제대로 꼬집는 말들이다.

“멘트의 기준은 시청자에게 상식이 무엇인지를 설명한다는 데에 있죠. 그날 뉴스를 통해 시청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줘야 하는지 고민합니다. ‘(현실에서) 벌어진 일은 이건데 상식은 이겁니다.’ 하고 말하는 것이죠.”

왼쪽 사진은 사무실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만지는 김성준 앵커의 모습. 오른쪽 사진은 인터넷 검색을 하는 옆모습이 담겨 있다. 깔끔한 이미지만큼 일하는 책상 또한 정돈된 모습이다.

그의 뉴스는 용감하다는 평을 받는다.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재치 있는 풍자로 녹여낸다. 그래서 때때로 문제의 당사자들이 반발하는 경우도 많다. 협박까지 당했을 정도. 이런 위기의 순간도 그는 대화로 해결했다. 말로써 당사자를 설득하고, 납득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진심으로 의미를 전달하면 상대방도 이해하고 좋게 넘어갈 수 있었다.

때로는 남의 비판과 반박, 협박을 받는 것이 괴로울 때도 있다. 그럼에도 그는 날카로운 뉴스 진행을 그만둘 생각은 없다. 진실을 말하는 게 기자, 언론인의 의무라는 생각 때문에서다.

“냉정해야 한다. 눈물을 보여서는 안 된다. 인터뷰이의 감정에 동화되어서는 안 된다.” 흔히들 생각하는 기자의 철칙이다. 그는 말한다, 이렇게 틀에 박힌 원칙이 이제는 조금 달라져야 한다고. 고리타분한 원칙의 시대가 가고 변화의 시대가 도래했다. 요즘 뉴스에는 깊이 있는 분석과 함께 시청자의 공통 감정에 부응하는 능력도 요구된다. 기자도, 앵커도 스스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시청자를 공감시키는 뉴스가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 그동안 정보에 치중해 온 뉴스가 이제는 감동에 점을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네버랜드의 미래를 위하여

“책을 많이 읽어라. 세상 모든 일에 끊임없이 호기심을 가져라. 세상이 한 걸음이라도 더 나아지는 데에 공헌하는 언론인의 사명을 잊지 마라.”

언론인을 꿈꾸는 대학생이 넘쳐나는 세상. 경쟁이 치열한 언론사 입사 시험은 ‘언론 고시’라는 이름으로까지 불린다. 위의 세 가지는 예비 언론인을 위한 그의 조언이다. 20대, 청춘을 향한 그의 한마디 역시 진중하게 가슴을 파고든다.

“여러분은 지금 (피터팬에 나오는) 네버랜드에 살고 있습니다. 어른이 돼서 밖으로 나가면 진짜 정글을 만나겠죠. 정글 안에 들어가서 실패하면 목숨이 위태롭고요. 하지만 네버랜드 안에서는 아무리 실패해도 안전합니다. 그래서 (지금) 실패를 많이 해봐야 한다는 겁니다. 네버랜드 안에서 실패를 많이 해 본 사람은 나중에 정글에서 비슷한 상황을 맞았을 때 겁먹지 않고 돌파할 자신감이 생겨요. 반면 네버랜드 안에서 조심조심 안전한 길만 걸어온 사람은 정글에 들어가서 길이 막히고 폭우가 쏟아지면 주저앉게 되고요. 여러분이 두려워해야 할 것은 실패가 아니라 ‘포기’라는 것을 명심하세요.”

네버랜드의 미래를 꿈꾸는 수많은 20대 청춘들. 김성준 앵커의 말처럼 세상은 예상치 못한 위험과 모험이 도사리는 정글과 같다. 그 속에서 당당히 서기 위해서는 지금 현재 서 있는 네버랜드에서 수없이 도전하고 실패해야 한다. 오늘의 실패는 내일의 꿈이 되어있을 테니 말이다.

왼쪽으로 검은색 의자에 앉아 있는 김성준 앵커의 모습. 오른쪽에는 검은색 글씨로 “To. Love Gen 청춘 여러분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세요.”라는 친필 사인이 적혀 있다.

김성준 앵커의 감동 엽서를 선물로 드립니다!

여러분의 청춘, 당신의 네버랜드는 어떤 색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색깔과 그 이유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추첨을 통해 김성준 앵커님이 찍은 “친필사인 사진엽서”를 선물로 드립니다.

앵커님이 손수 제작해 소중한 사람들에게만 선물하신다는 사진엽서! 트위터에서 이미 유명한 앵커님의 사진 실력을 엽서의 감동으로 느껴보세요~

왼쪽 위에는 엽서에 친필로 사인하는 김성준 앵커의 손. 왼쪽 아래는 하늘색 바탕에 빗방울이 수채화처럼 번진 유리를 촬영한 모습. 오른쪽 아래는 비 오는 창문 너머로 보이는 마을 풍경. 일그러진 물감이 은은한 정취를 더한다.

| 이벤트 기간 2013년 7월 30일(화)~2013년 8월 5일(월)
| 당첨자 발표 2013년 8월 7일(수)
| 당첨 엽서 수 5장씩 총 3명에게 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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