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석ㅣ매서운 노력의 유희

LG전자 체코 법인장 오종석의 20대

인생은 확률적이다. 20대를 달리는 우리 인생은 성공과 실패라는 확률이 뒤섞여 있기에, 늘 초조하다. 후회, 포기 등 부정적인 단어에 빠지기 쉬운 사이, ‘하면 된다’란 악바리 기질로 모든 불안감을 베어버린 이가 나타났다. LG전자 체코 법인의 다크호스, 오종석 법인장에 관한 따끔한 이야기다.

‘세계’를 무대로 꿈이 궤도를 바꾸다

오종석 법인장의 대학생활은 크게 입대 전과 후로 나뉜다. 입대 전, 기계공학도로 살아가던 평범했던 대학생은 전공에 걸맞은 엔지니어를 꿈꾸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엔지니어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엔지니어의 일상 자체가 무언가 개발하고, 만들어내고, 발전시키는 거잖아요. 매력적이었죠. 엔지니어가 되고자 하는 생각에 학부 때는 공부에 매진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전역 후 그의 인생은 180도로 달라졌다. 그는 1986년 전역 당시 열린 아시안 게임을 기억했다. 전 세계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찾아 도시를 가득 메웠는데, 오종성 법인장에게는 큰 울림이 있는 한 방이었다. 이제 조금 다른 세상이 열리겠다는 생각이 들자, 그때부터 그는 세계를 품고 꿈꾸기 시작했다. 그렇게 당연하게 꿈꿔왔던 엔지니어의 길도 조금씩 다른 각도에서 비춰보기 시작했다.

“그때 조금 더 다른 세상을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계가 나의 무대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거죠. 그리고 그 후 엔지니어가 아닌 다른 꿈을 꾸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세계로 나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세일즈 엔지니어링’이 적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게 20대 중반, 그의 마음엔 작지만 뜨거운 불씨가 타오르기 시작했다.

1만 시간의 법칙, 후회는 나중에

해외로 나가야겠다는 그의 꿈은 곧바로 행동으로 옮겨지기 시작했다.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영어 학원으로 향했다. 2시간 수업이 끝나면, 스터디 그룹을 꾸려 회화 공부도 이어갔다. 학원이 끝나면 곧장 등교해 강의를 듣고, 도서관을 제집처럼 드나들었다. 하지만 이 틈에도 친구들과 노는 시간은 빼먹지 않았다. 두 마리 토끼가 아닌, 서너 마리를 한 번에 잡았던 그였다.

“놀면서도 열심히 공부했어요. 꼭 하고 싶은 것이 정해지니 힘든지도 잘 몰랐죠. 오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매일 달릴 수 있었던 이유였죠.”

온 에너지를 쏟은 영어공부는, 그가 해외 길에 오르는데 큰 밑거름이 되었다. 대학 시절 세계를 향한 막연한 꿈이 점점 현실화되는 순간이었다. 엔지니어로 입사한 후 해외 바이어를 접대한 그의 모습이 해외 영업을 담당한 부장의 눈에 각인된 것을 계기로, 해외 길에 오르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달릴 수 있던 이유를, 책 < 아웃라이어 >에 나오는 ‘1만 시간의 법칙’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 1만 시간은 측정할 수도 가늠할 수도 없는 어마어마한 시간이지만, 매일 3시간씩 10년이면 쌓인다. 그는 일단 매일 그 같은 시간을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도 실패한다면, 후회는 그때 하자는 말을 스스로 던지면서.

대학 때 계속해서 ‘노력하자’를 새겼던 것 같아요. 하루에 3시간씩 10년. 하루하루 차곡차곡 노력을 쌓아 스스로 전문화하자고 생각했어요. 이 정도 노력해도 안되면, 그때 포기하고 후회하는 거지. 일단 내가 희망을 품고 움직였는데 조금 하다가 스스로 지쳐서 쓰러지면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1만 시간의 법칙’의 결과를 그대로 보여주는 그의 20대는 이미 반짝였고, 더 반짝일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책 3권이면, 정녕 충분하다

하지만 그에게는 큰 장애물이 있었다. 세일즈 엔지니어링을 꿈꾸던 그는 기계공학을 전공했던 탓이었다. 세일즈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순간부터 그는 경영학적 지식에 대한 목마름이 늘 있었다. 언뜻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갈증을 채우기란 쉽진 않았다. 그때 그는 무작정 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책 3권을 통독하면,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이 확고한 믿음으로 열어본 책은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 내 전공과 무관한 길을 가고 싶은 문제가 있다고 합시다. 이를 놓고 가능한가 불가능한가를 따져보면, 대부분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렇지 않거든요. 내가 살면서 얻은 것은 관련 도서 3권만 통독하면 바로 바뀐다는 겁니다. 관심 있는 분야에 어느 정도 스페셜리스트가 바로 생기게 되는 거거든요.”

그렇게 그는 경영학 공부를 시작했다. 경제학 원론, 무역학, 경영학∙∙∙ 4년간 경영학도가 대학교에서 공부하는 지식을 그는 천천히 책을 통해 쌓아가기 시작했다. 당시 공부한 지식은 쌓이다 못해 ‘체화’될 정도였고, 이는 후에 MBA 과정을 공부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결국 책은 그를 법인장의 자리에까지 이끌었다.

“미친 듯이 책을 읽어보세요. 내가 지금 20대로 돌아간다면, 시간을 내어 꼭 하고 싶은 일이에요.”

그는 다양한 사람의 사유를 느낄 수 있는 책만이 사고를 크게 키우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의 20대는 실용 학문보다 인문학이나 문학 서적의 독서를 강조했다. 젊은 시절 사람들의 생각을 많이 듣고 느낄수록, 후에 세상을 보는 그릇이 달라질 거란 확신 때문이었다.

뿌린 대로 거둔다! 진리를 부인하지 말라

“고생 또한 나의 소중한 경험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런 경험이 결국 나의 인사이트를 확장시키게 됩니다.”

LG에 입사한 이후 그는 바로 세일즈에 뛰어들지 못했다. 전공을 살려 엔지니어로 일하던 초반, 하고 싶은 것과 직결되는 업무는 아니었지만 열심히 주어진 일을 했다. 해외 바이어들이 오면 안내를 하고, 해외 주재원이 되었을 때 열악한 환경에서도 즐겁게 업무에 매진했다. 그렇게 하나씩 쌓인 경험이 결국 지금 그의 생각을 만들었다. 그러면서 꼭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었으니 바로∙∙∙

“뿌린 대로 거둔다는 자연의 법칙이에요. 제대로 된 것을 뿌리면 제대로 된 것을 얻게 되죠. 뿌린 것도 없으면서 결과를 바란다는 것은 겜블링 같은 겁니다.”

1만 시간의 법칙을 따랐던 그이기에,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스스로 책을 찾았던 그이기에, ‘뿌린 대로 거둔다’란 통상적일 수 있는 문구는 십분 공감되었다. 중요한 것은 ‘무작정’이 아닌 ‘제대로’ 뿌려야 한다는 점이었다. 제대로 최선을 다해 뿌렸을 때, 꾸준히 노력하며 일상을 달리고 있을 때, 그 경험은 기회를 만든다.

“결국 여러분의 5년 뒤 모습도, 지금 잘 생각하고 잘 가꾸면 이루어집니다. 두려워하지 마세요. 하면 됩니다.”

확률, 다른 말로 생각하면 가능성이다. 하지만 그 가능성도 결국 만들어지는 것이기에, 우리에게는 오늘을 살아내는 것이 아니라 알차게 보내야만 하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하면 된다!’ 라는 오종석 법인장의 진리는 결국 자연의 진리이기도 하다.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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