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에릭 클랩튼 ‘김목경’ 씨를 만나다




“고등학교 때, ‘빽판’을 모으는 것이 유행이었어요. 어느 날 ‘빽판’을 사러 청계천에 갔는데, 그 때 우연히 발견한 것이 블루스 음반이었어요. 그 음반을 듣고, 블루스의 매력에 빠져 버렸죠.”

(빽판은 당시 LP판 가격이 비싸서 불법복제로 청계천 등지에서 싸게 파는 음반을 말함.)

김목경 씨가 블루스 음악을 처음 만난 것은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음반을 통해 만난 에릭 클랩튼, 비비킹을 비롯한 수많은 블루스 뮤지션들의 음악은 그를 블루스 뮤지션의 길로 이끌었다. 매일 매일 기타로 블루스 음악을 연습하면서 그는 뮤지션의 꿈을 계속 키웠다. 대학에 진학하고 얼마 후 군악대로 입대한 그의 곁엔 언제나 블루스 음악이 있었다.

“군대에 가서도 군악 연습이 끝나면 혼 자서 기타로 블루스 음악을 연주하곤 했는데, 정말 제대로 블루스 음악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독학으로 블루스를 공부하던 그가 고민 끝에 전역을 하고 블루스를 제대로 배우기 위해 에릭 클랩튼을 비롯해 많은 블루스 뮤지션들이 있는 영국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다.

무작정 블루스 음악을 배우기 위해 결심한 영국유학은 생각만큼 순탄치 않았다. 먼저 갑작스런 아들의 유학에 부모님은 크게 반대하셨고, 오랜 설득 끝에 승낙을 받았지만 유학에 관련된 비용을 하나도 도움 받지 못했다.

“영국유학 생활은 정말 블루스 음악을 배우는 것으로 버틴 것 같아요. 영어도 서툰데, 일단 생활을 위해 돈이 필요하니까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죠. 하루 일과는 아침 6시에 일어나 공항에 나가 관광객을 호텔까지 데려다 주는 것으로 시작했어요. 점심 때는 식당에서 접시 닦고, 그리고 종종 페인트 칠도 했어요. 그 모든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저녁 8시부터 클럽에 가서 새벽 2시까지 기타를 쳤는데 그때가 유일하게 마음 편히 블루스 음악에 취할 수 있던 시간이었어요.”

3개월 정도로 예상했던 그의 유학은 어느덧 7년으로 늘었고, 7년이란 시간만큼 ‘김목경표’ 블루스 음악의 깊이도 깊어졌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느낀 블루스 음악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전해 주기 위해 그 동안 영국에서 녹음한 음악들을 가지고 귀국했다. 그리고 발표한 그의 첫 앨범 [old fashioned man]은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일으키고, 그의 마니아들도 생겨나게 되었다.

1991년 국내 활동을 시작으로 그는 전국 각지의 공연장을 돌며 그 동안 익힌 뛰어난 기타 연주실력과 블루스 음악을 하며, 블루스 음악 불모지 대한민국에 진짜 블루스 음악을 전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활동하는 동안 점차 음악의 완성도 또한 높아져 음악 평론가들로부터 국내에서 블루스 기타리스트로 그를 따를 자가 없다는 최고의 찬사를 받았고, 2003년에 미국 멤피스에서 열리는 ‘빌 스트리트 뮤직 페스티벌’에 동양인 최초로 초청을 받는 영광을 얻게 되었다.

“정말 영광이었어요. 그런 큰 무대에 설 수 있는 것만으로 너무 행복했고, 그 때 공연하는 내내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 무대에 서고 나서 지금도 일본, 노르웨이 등지에서 정기적으로 공연을 하게 되었죠.”

미국 멤피스에서 열리는 ‘빌 스트리트 뮤직 페스티벌’은 매년 관객 15만 명을 동원하는 20년 역사의 축제로 Rock & Roll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와 블루스의 신이라 불리는 ‘비비킹’, 포크 송의 아버지 ‘밥 딜런’ 같은 유명 뮤지션들이 이 무대를 거쳐갔다고 한다. 블루스의 성지라고 불려지는 이 곳에서 공연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에 대해 김목경씨의 블루스 음악에 대해 세계인이 인정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세계인에게 음악성으로 인정 받은 그에게 블루스 뮤지션으로 이루고 싶은 꿈에 대해 묻자, 우리 나라에 진짜 제대로 된 블루스 음악을 알리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모든 대중음악의 뿌리가 되는 블루스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너무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실제로 많은 이들이 아직도 ‘블루스’ 하면 유흥 시설에서 느리게 남녀가 껴 안고 춤추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어서 안타까워요. 블루스 음악은 예전 흑인들의 정서와 한을 음악을 통해 표현하는 것으로 외국에서는 블루스 음악을 모르고, 다른 음악을 하면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 이예요. 블루스 음악이 모든 음악의 핵심이고, 거의 모든 음악이 블루스 음악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우리나라에서만 그 중요성이 중요성이 인식 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네요. 하지만 비관적이지는 않아요. 저를 비롯해 여러 블루스 뮤지션들이 블루스 대중화를 위해서 더욱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꼭 모든 사람이 블루스에 대해 올바르게 알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와 인터뷰를 하는 내내 블루스 음악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40년을 이어 온 그의 블루스에 대한 열정이 꼭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전해져서 블루스 음악에 대해 제대로 알고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글/사진:윤우현 / 15기 학생기자
전북대학교 경영학과 04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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