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에게 즐거움만을 전하다, 게임서비스 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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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이제 거대한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세계 게임인구만 무려 17억 명, 이제 전 세계 인구 중 25%에 달하는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으며 세계 시장 규모는 122조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의 게임시장만 해도 이미 규모가 10조원을 넘어갔으며 앞으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예정이다.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바람의나라, 메이플스토리의 파노라마 이미지. 대한민국의 히트 온라인 게임이자 유영하 팀장이 담당했던 게임이기도 하다.
게임 문화는 이제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수많은 사람들에게 친근해져 있다. (이미지 제공: 넥슨네트웍스)

게임 운영의 핵심, 게임마스터

게임 시장이 커지는 만큼, 게임을 즐기는 사람의 수 역시 어마어마하게 불어났다. 2003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인기RPG ‘메이플 스토리’는 국내 회원수만 1,800만 명으로 전 국민 3명 중 한 명이 즐긴 꼴이고, 역대 국내 최고 동시접속자 수는 62만 명을 기록해 명실상부 게임의 위상을 증명했다. 이후로도 뛰어난 온라인 게임들의 출시가 이어지고 모바일 게임 시장까지 활성화되면서 게임 문화는 누구에게나 낯설지 않은 하나의 장르가 되기에 이르렀다.

몇 만, 때로는 몇 십만 단위를 훌쩍 넘어가는 게임 유저들의 수. 이 많은 사람들이 단 한 마디씩만 뱉어도 A4용지 2만 장 분량의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서비스를 이용하다 보면 불편한 사항, 또는 궁금한 사항이 생기기 마련. 그렇다면 이 많은 유저들의 목소리를 수용하고 해결하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

게임회사의 인력구성은 크게 게임을 직접 개발하는 개발조직과, 게임개발 및 서비스 등에 필요한 비개발조직으로 나누어진다. 산업 초창기에는 게임 개발자가 절대 다수였지만 게임을 이용하는 유저들이 무수히 많아지면서 고객과의 접점을 전문적으로 관리할 인력이 필요해진 것. 그렇게 등장한 게임서비스 담당자들은 일반인들에게는 운영자, GM, 게임마스터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다.

Mini Interview
㈜넥슨네트웍스 ‘서든어택’ 운영팀 – 게임서비스 담당자 유영하 팀장

유영하 팀장의 정면 이미지. 두 손으로 노란 볼펜을 쥔 채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다. 시선은 무언가를 생각하는 약간 위로 먼 곳을 향해있다.

넥슨네트웍스 게임서비스 담당자 9년차인 유영하 팀장.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사이퍼즈 등 대한민국을 강타한 히트작들을 거쳐 현재는 국민 FPS게임 서든어택 운영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대한민국 게임 산업과 함께 성장하고, 무수한 고객들을 만나오며 이제는 ‘고객바보’가 되어버린 그의 게임 이야기, 그리고 고객과의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럽젠 Q 게임서비스 담당자가 하는 일을 간략하게 소개해 주세요.

“저희는 게임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오직 즐거움만 느끼실 수 있도록 다방면의 업무를 수행합니다. 게임을 하면서 사전에 불편함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거나, 또는 새롭게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응하죠. 이외에도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드리기 위한 이벤트 등 각종 서비스를 기획•개발하고 개선합니다. 결과적으로 고객이 우리를 신뢰하고, 우리의 게임을 다시 찾도록 만드는 일 이죠.”

럽젠 Q 하루 업무일과는 간략하게 어떻게 짜여 있나요?

“아침에 출근하면 ‘상황점검’을 합니다. 밤 사이에 진행된 일을 살펴보고 게임 상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는지 다시 한 번 체크하죠. 단순한 프로그래밍에서의 문제는 개발팀에서도 알람 기능을 통해 감지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시스템화되지 않은, 즉 확인되지 않은 오류를 발견하고 고객의 소리를 수용하죠. 이후로는 계획된 업무 일정을 진행하고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상황들에 긴급하게 대처합니다.”

럽젠 Q 평소 업무일정을 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신다면요?

“저희의 진짜 목적은 이미 발생한 불편함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고객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고객들의 의견을 육안으로 하나하나 확인하는 탓에 ‘고객들이 무엇 무엇이 불편하대요’ 식으로 의사전달을 할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최근에는 수만 건의 의견 전체를 종류별로 데이터화해서 보다 객관적이고 통계적으로 분석하는 시스템이 갖춰졌어요. 이러한 고객들의 의견은 게임 개발 단계에서도 적용되죠. 이처럼 고객들의 목소리를 수용하여 먼저 서비스 개선방안을 강구하는 것 또한 저희의 역할입니다.”

럽젠 Q 게임회사인 만큼 업무 분위기는 부드러울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게임 회사의 분위기는 즐겁고 편안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게임 운영 서비스는 개방성과 보수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습니다. 고객들의 소중한 개인정보를 다룬다는 점, 약간의 실수를 저질러도 수많은 고객들에게 불편함을 끼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굉장히 엄중한 자세로 업무에 임하죠. 다만 아이디어 회의나 평상시 대화에서는 게임 회사다운 즐겁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럽젠 Q 게임별로 서비스 업무의 차이가 있나요?

“큰 틀에서 보면 운영 업무는 대부분 비슷하지만 게임의 장르, 규모, 연령대 등 요소에 따라 업무방향성과 환경이 다릅니다. 온라인 게임은 많은 고객을 대상으로 오랜 기간 서비스하는 만큼 전문적인 운영팀이 구성됩니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은 생명주기가 비교적 짧아서 운영조직이 유연하게 구성되죠. 또 FPS 게임은 유저들에게 쉴 틈을 주지 않지만, RPG는 운영자와 유저들이 마을에서 여유롭게 만날 수 있듯이 이벤트 진행도 각 게임들의 특성에 맞추어서 진행됩니다.”

유영하 팀장의 좌측면 이미지. 시선은 정면을 향해 다른 곳을 보고있다.

날이 갈수록 전문화 되어가는 게임 서비스 업무. 유영하 팀장의 반짝이는 눈빛에서 고객들에게 더 큰 즐거움을 선사하겠다는 그 뜨거운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터, 유영하 팀장 역시 게임서비스 업무를 해오면서 다양한 일들을 겪었다.

럽젠 Q 업무를 하면서 힘들거나, 또는 즐거운 부분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일까요?

“온라인 게임은 수많은 고객들이 즐깁니다. 그리고 고객들 한 분 한 분씩 각자만의 취향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죠. 궁리 끝에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아도 이에 만족하지 못하는 고객은 분명히 있습니다. 고객 여러분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매우 어려울 뿐더러 때로는 불가능하다고도 느끼죠. 이럴 때일수록 저희는 고객들의 질책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종종 지치고 힘이 듭니다. 다만 고객들의 불편함을 이해하고, 언젠가는 모두 개선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계속 노력하고 있죠.
그런데 아주 때때로 저희에게 감사나 응원의 뜻을 전해주시는 고객들이 있습니다. 서비스에 만족한 고객들은 아무 응답이 없으시겠지만 ‘수고스럽게도’ 저희에게 별도의 메시지를 남겨주신 거죠. 이런 메시지는 담당 운영자들의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명약이 되고, 관련 부서에 공유되기도 합니다.”

럽젠 Q 온라인, 오프라인 상에서 고객들을 만날 때 기분은 어떠신가요?

“고객들 입장에서는 즐거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굉장히 긴장됩니다. 대면 자리가 마련되면 고객들이 많은 질문을 주시는데 거기서 무심코 뱉은 답변이 고객들 사이에서는 상당한 영향력을 일으킬 수 있거든요. 우리 회사의 전체적인 부분에 해당하는 질문들도 자주 받는데 우리는 한 부서인 만큼 전체적인 사항을 함부로 말할 수도 없습니다. 온라인 상에서는 서비스정책에 따라 고객의 게임이용을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니지만 모든 권한 사용은 철저하게 모니터링, 관리됩니다. 옛날에는 서비스 담당자의 실수가 종종 발생했지만 이제는 전문적인 운영서비스가 10년을 넘어가면서 여러 가지 정보와 규율이 축적됐죠.”

럽젠 Q 업무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할 때였습니다. 한 고객 분이 친구의 장난에 속아서 행사참여 대상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부산에서 서울까지 새벽 버스를 타고 올라오셨어요. 막상 행사장에 도착하긴 했지만 당연히 출입이 거부되셨죠. 이에 당황한 고객님이 고객센터로 하소연을 남기셨고 저희 운영팀이 논의를 거쳐 행사장에 입장시켜 드렸어요. 형평성에 어긋나기는 하지만 다른 고객님들도 이해해 주실 만한 상황이라고 판단했죠. 이후로 ‘이벤트’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이벤트는 단지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즐거워야 하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고객들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거나, 보상을 늦게 받는 등 역으로 불편함을 끼치는 경우가 있죠. ‘이벤트만큼은 최대한 즐겁게 진행해야겠다.’고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때로는 게임 이용 정지를 받은 불량이용자 고객들을 대면하는 일이 있어요. 회사에 오셔서 상당히 과격한 모습을 보이거나, 부모님과 함께 와서 하소연하시는 등 다양한 고객들을 만나게 되죠. 이런 상황에서는 융통성과 규칙의 경계에서 많은 고민이 들어요. 게임은 분명 고객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있는 것이지만 때로는 룰을 지키기 위해 단호한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있죠. 서비스 업무는 이처럼 명확한 정답을 찾기 어려워요. 어떤 결정을 내리고 집에 가서 뒤늦게 후회한 적도 많았죠.”

유영하 팀장의 정면 이미지. 두 손을 앞으로 뻗어서 진지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다. 오른손에는 볼펜을 걸치고 있다.

게임 운영 서비스는 원래 게임 개발의 일부분에서 파생된 분야다. 그러나 지금은 고객 서비스에 대한 중요성을 모두가 공감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비중은 점점 더 커질 전망이다. 고객이 항상 즐거울 수 있도록 발로 뛰는 게임서비스 담당자. 그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럽젠 Q 유영하 팀장님은 어떻게 게임서비스 담당자가 되셨나요?

“대학 때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지만, 별도로 서비스, 마케팅, 유통학도 공부하고 관련된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한 사업체가 고객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떠한 고민을 하는지에 대한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할 수 있었죠.
이전 회사에서는 영업 부서 일을 했습니다. 고객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이를 해결함으로써 고객을 만족시키는데 큰 즐거움을 느꼈죠. 이런 일이 적성에 맞는다고 느끼던 찰나, 온라인 쪽에서 더 많은 고객들을 만족시키고 피드백을 얻는데 관심이 생겨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럽젠 Q 게임서비스 담당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준비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대부분의 게임 운영직군 지원자들은 ‘게임이 좋아서’라는 이유로 회사의 문을 두드립니다. 하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것 자체는 중요한 이유가 되지 않아요. 제 경우는 ‘서비스에 대한 흥미’가 있었던 덕분에 직무에 적응하고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죠. 서비스란 무엇인지, 게임을 즐기는 고객들의 불편함을 사전에 없애고, 전체적인 시스템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대한 업무에 관심이 있는지 진지하게 돌아보길 바랍니다.
공부를 할 때는 서비스, 마케팅 관련 학문을 종합적으로 해보세요. 고객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를 공부하다 보면 고객을 대하는데 자신만의 철학이 생길 것입니다. 제 경우는 서비스에 대해 공부하면서 호텔경영학도 알아보는 등 고객관리에 전문화된 지식을 쌓으려 했고, 이것이 실무에도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유영하 팀장의 인터뷰 후 컨셉 샷. 사무실 내 휴식공간에서 두 손으로 따봉 포즈를 취하며 찍었다. 뒷 배경으로 책장, 소파, 흉상이 눈에 띈다.

게임을 하면서 별 다른 느낌 없이 접했던, 혹은 그 존재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게임 운영자들. 그러나 게임의 보이지 않는 뒤편에서는 유저들에게 최상의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한 발전과 연구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었다. 이제는 단순한 ‘운영자’가 아닌 ‘게임서비스 담당자’로 불리길 희망하는 유영하 팀장. 마지막으로 남기는 포부에서도 역시 뜨거운 서비스 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

“게임 서비스에서 성공이란 ‘잘 만들어진 게임’을 의미하기 보다는 ‘고객의 만족’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은 원래 고객이 즐거움을 느끼고 만족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니까요.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서비스를 연구하며 개선해 게임 서비스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게임이 하나의 거대한 세상이 된 시대. 유저들은 그 안에서 스스로 무수한 추억과 즐거움을 만들어 나간다. 그 모든 즐거움의 바탕에는 오직 고객들의 만족만을 바라보며 24시간 눈을 감지 않는 게임서비스 담당자들이 있었던 덕분이리라.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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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은 잘 안하지만 재밌게 읽었어요!!
  • 최동준

    게임시장의 규모가 커진 줄만 알았지 내용들을 보니 실제 그 규모가 엄청 나네요ㅎㅎ 게임유저로서, 인터뷰 기사 역시 재밌게 봤습니다 :)
  • 송종혁

    서든어택 유저라 그런지 더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아요ㅋㅋㅋ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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