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 조화를 더하는 손길


식량난, 자원고갈 문제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를 단번에 해결하려는 노력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인류에 도움이 되고 모두가 함께 공생해 나갈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것. 생명과학, 즉 바이오산업은 이러한 흐름에 따라 단연 주목받고 있다.

생명과학, 이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앞마당 추녀 앞에 옥잠화와 작약, 대나무와 모과나무, 진달래와 영산홍을 심었다.
꽃나무는 줄기도 없이 뿌리만으로, 갈잎나무는 벌거숭이 맨몸으로 겨울을 나지만, 대나무는 사계절 푸른 잎을 서걱거리며 덩치를 키워서, 이른 봄에는 키가 창문을 가리고, 옆으로 퍼진 가지는 옥잠화와 작약이 있던 자리를 뒤덮어버렸다.
작약의 새싹이 돋아날 무렵, 대나무가 이미 그 위로 퍼져서 햇볕을 가리고 물 주기도 힘들어 올해는 탐스런 함박꽃을 보기 어려울 것만 같았다.”

– 김광규, <작약의 영토> 중 (시집 『처음 만나던 때』 수록)

왜 꽃나무는 줄기 없이 뿌리만으로, 갈잎나무는 벌거숭이 맨몸으로 겨울을 나고 대나무는 항상 푸른 잎을 자랑하며 겨울을 나는 것일까? 그 해답은 생명과학에서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생명과학, 혹은 생명공학은 말 그대로 생명의 모든 것을 다루는 학문이다. 구체적으로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현상의 관계와 자연환경에 대해 연구한다. 따라서 우리는 생명과학의 힘을 빌려 어떤 식물은 잎과 열매 떨어뜨린 채 겨울을 보내고 또 어떤 식물은 푸르른 잎을 유지하며 겨울을 보내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생명과학은 자연관계의 해명뿐만 아니라 인류의 건강유지를 위한 의료 기술, 식량자원 개발, 자연환경 보존으로 영역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유전자의 구조와 관계를 연구하는 분자생물학이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더 깊이 파고들고 보면 생명과학과 떼놓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인간을 포함해 모든 동식물이 태어나고 죽기까지, 생명과학이 전하는 ‘손길’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다.

생명과학, 그리고 바이오융합학이란

생명과학은 말 그대로 ‘생명’을 다루는 학문이다. 초기 생명공학은 단순히 미생물이나 유전자 조작을 연구하는 쪽에 한정되었다면 지금은 이를 넘어 사람을 치료하고 병을 예방하며 더 나아가서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추구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즉, 인류와 자연의 행복과 관련한 모든 것을 배우는 학문인 것. 또한 바이오융합학은 예전에는 생물학이나 화학만을 말하는 것이었고 그 융합의 범위도 굉장히 좁았다.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 IT 등 매우 많은 분야와 바이오 기술이 융합되고 있다. 최근에 등장한 웨어러블 IT 기술도 그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는 것. 심장 박동을 재는 것은 생물학의 영역이지만 기계화시키는 것은 IT기술인 셈이다.

Mini Interview
서원대학교 식품공학전공 이현용 교수

서원대학교 이현용 교수님의 사진. 그의 교수실에서 책장을 뒤로 하고 촬영한 사진이다.

생명과학, 그리고 바이오 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서원대학교 식품공학전공 이현용 교수를 만났다. 그는 곧 개최될 오송국제바이오산업엑스포의 도민홍보단으로도 활동 중이다.

럽젠Q : 생명과학, 혹은 생명공학 및 바이오 관련 직종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또한 바이오융합은 어느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이 배우기에 좋은 학문인지도 궁금합니다.

바이오 학문은 기본적으로 생물, 생화학, 미생물 쪽을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전통적으로 발효, 식품, 제약 같은 직종과 많은 연관이 있죠. 하지만 지금은 그 범위가 확대되어 인간의 생명과 관련한 거의 모든 부분에 관여하고 있어요. 유전과학, 화장품 등이 그 예죠. 그리고 과학수사도 바이오 학문의 한 분야라고 볼 수 있죠. 자연계열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도전해볼 만한 분야죠. 인문학을 배운 사람 또한 마찬가지고요. 결국 바이오 학문은 인간의 생명, 복지에 대해 연구하는 분야니까요.

럽젠Q : 생명과학의 매력과 지향을 꼽자면 무엇이 있을까요?

생명과학 관련 학문은 궁극적으로 생명을 다루는 학문이기 때문에 결국 이 학문을 한다는 것은 인류의 복지에 이바지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고 따라서 보다 많은 보람을 느낄 수 있죠.

럽젠Q : 생명과학과 바이오융합에 대해서 배운 학생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직종이나 비전이 밝다고 생각되는 직종은 어떤 게 있을까요?

직업군으로는 식품, 제약, 화장품이 대표적입니다. 또 유전공학, 분자생명공학 등 매우 다양한 영역의 직종이 유망하다고 볼 수 있죠.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우리가 생활하는 모든 영역에 바이오 기술이 응용되는 부분이 없으므로 전망은 굉장히 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원대학교 식품공학과 실험실. 한 학생이 하얀 가운을 입고 실험을 하고 있다.
서원대학교에서 생명과학(공학)의 응용 분야 중 하나인 식품공학 실험을 하고 있는 학생

럽젠Q : 생명과학 관련 직종을 가지려면 어떤 능력이 필요한가요?

열정과 의지, 이에 더불어 창의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능력보다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야 하므로 창의성도 그 못지 않게 중요하고요. 또 빼놓을 수 없는 게 윤리의식이에요. 사람에 대해 연구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윤리의식이 정말 중요합니다.

럽젠Q : 실제로 유수의 기업이 생명과학 관련 산업에 진출하고 있는데, 바이오 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바이오 산업이 진출할 수 있는 미래의 분야가 넓을 뿐만 아니라 그 가능성 역시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차세대 먹거리의 해결 방법으로 바이오 산업을 정한 이유와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식량난과 관련해서도 결국 해결책은 바이오 산업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어쩌면 전망을 떠나서 바이오 산업의 발전이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닐까 싶어요. 사실 대기오염, 환경호르몬 등 생명공학과 관련하지 않은 게 없어요. 과거에 폐수처리는 물리적으로 걸러서 버렸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미생물 기술이라든가 생명 기술을 도입해서 환경친화적으로 만드는 거죠. 따지고 보면 생명과학은 지구와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 필수적인 학문이죠. 따라서 인류가 존재하는 한 계속될 수밖에 없는 학문이 바로 생명과학입니다.

럽젠Q : 한국 바이오 산업의 상황과 세계의 상황, 그리고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부분에 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생명공학의 화두는 배아줄기 세포, 생체모방기술을 들 수 있죠. 이러한 첨단기술은 미국이나 유럽이 정상에 있죠. 하지만 전체 생명공학 기술 영역을 봤을 때 한국이 잘할 수 있는 부분은 발효기술입니다. 한국의 강점인 IT기술과 접목한 BIT기술(BT와 IT가 결합한 기술), 또 전통적인 기술인 조미료와 관련된 발효 연구예요. 이 영역은 전통적으로 한국을 비롯한 동양국가가 강해요. 이 기술을 ‘미디어텍’이라고 부르는데, 식품과 많은 관련이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한 기술은 유럽과 미국의 하이테크 못지 않게 매우 중요한 부분이죠. 화장품도 비슷한 영역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 물론 하이테크 기술을 높이려는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보다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생명, 아름다움을 여는 비밀! 2014 오송국제바이오산업엑스포란?
오송국제바이오산업엑스포 포스터. 푸른색 배경에 2014 오송국제바이오산업엑스포 관련 정보와 함께 홍보대사인 씨스타의 모습이 보인다.

명칭 2014오송국제바이오산업엑스포 (BIO INDUSTRY EXPO, OSONG KOREA 2014)
주제 생명, 아름다움을 여는 비밀
기간 9월 26일(금) ~ 10월 12일(일)
장소 오송생명과학단지 내(KTX 오송역 인근)
주최 충청북도, 산업통상자원부, 청주시

이현용 교수가 전한다
2014 오송국제바이오산업엑스포를 즐기는 방법

오송국제바이오산업엑스포의 주제는 ‘생명, 아름다움을 여는 비밀’이에요.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바이오 기술이 얼마나 많이 적용되고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는지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국과 세계 바이오 기술의 현황과 전망 또한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작약의 영토> 시의 마지막 구절이다. ‘어느새 작약은 무릎 높이까지 자라올라 꽃이 함빡 피고, 키 큰 대나무 옆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방글방글 웃지 않은가.’ ‘누구의 손길’ 덕분에 작약은 자라 꽃을 피우고 옆에서는 대나무가 웃을 수 있게 되었다. 인류와 자연이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만들어내는 생명과학은 바로 이 시에 등장하는 ‘누구의 손길’과 같은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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