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물줄기의 마법, 음악 분수연출자

우리를 황홀경에 이르게 하는 것은 몇 가지가 있다. 쌍무지개, 별똥별, 오로라 등 일종의 자연의 선물과 같은 것들. 이에 도전해 인간이 선물하는 황홀경의 1순위는 아마도 분수일 것이다. ‘무지개 분수’로 유명한 반포 한강공원의 분수가 관광객까지 모이게 하는 서울의 명소가 된 것처럼. 그런데 더더욱 황홀한 것은 오색 찬란한 빛깔,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분수를 연출하는 자가 따로 있다는 사실이다.

분수를 ‘작품’으로 끌어올리는 작업

사실이다. 음악 분수연출자란 직업이 따로 있다. 고용노동부 직업 사전에 따르면, 이들은 이미 설치된 분수 시설을 이용해 하나의 연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일을 한다. 이에는 펌프 대수나 노즐 종류, 조명 및 전기시설 등을 파악하여 연출하는 기술이 필요하며, 해당 장소에 어울리는 3~4분 정도 길이의 음악에 선정하는 작업까지 포함한다. 필요에 따라 음악 길이는 달라질 수 있는데, 클래식부터 팝, 가요, 재즈 등까지 장르의 구애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DJ처럼 분수마다 맞는 음악을 트는 수동식이 아니라 여러 곡의 연출 프로그램이 입력되어 정해진 시간에 연출되는 자동식. 원격에서 조정을 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여러 지방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음악 분수가 전국 각지에 지어지고 있다. 이런 음악 분수를 어떤 콘셉트로 할지의 기획 단계부터 설계, 시공, 음악 선정까지 하나의 분수를 작품으로 끌어 올리는 총체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바로 음악 분수연출자다.
이들에게 분수를 어떤 음악에 맞춰 어떻게 표현할까 연출을 기획하는 것이 중요한 건 눈에 보이는 일이다. 이에 더해 분수 시스템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 컴퓨터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섬세한 작업이기 때문에, 전기나 기계 설비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다. 보통 현장에서 일할 때가 많고, 많은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이 아니라 혼자서 집중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 The Dubai Fountain – Baba Yetu

특히 두바이 음악분수Musical Fountain는 보는 이의 눈에선 눈물이, 가슴에선 감동이 뿜어 나오게 하는 걸로 유명하다. 여러 나라에서 벤치마킹한 바가 있다.

하나의 분수를 위한 숨겨진 손길과 시간은?

하나의 분수를 작업을 위해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어떤 곳을 할지 선정하고, 그 곡에 맞춰 분수를 알맞게 표현하는 기획이다. 곡을 정해서 컴퓨터로 작업하는데, 이 기본 준비 작업은 아이템 하나를 컴퓨터로 잡아서 연출하는 것. 분수 연출 작업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일이다. 연출은 가장 마지막 단계다. 분수와 함께 동원하는 조명 등도 총체적으로 신경 써야 하는데, 이는 밤에 작업이 이뤄지기도 하기에 집중력이 많이 요구된다. 이렇게 기획에서 연출 단계까지 한 곡에 맞춰 분수를 만드는 시간은 역시 ‘질’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곡이라도 하루에 만들 수 있는 분수가 있는 반면, 1주일의 시간이 요구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작업의 대장이 되는 음악 분수연출가는 일단 박자감과 조형적인 시각과 같은 예술적인 감각이 기본적으로 갖춰져야 한다. 미술이나 음악에 대한 감각이 있어야 어떤 음악이 분수와 어우러질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 혹 본인에게 이런 능력이 없다고 판단될 시 꾸준히 예술을 접해 감각을 길러야 한다. 이후 갖춰야 할 것은 전자와 설비, 통신, 기계, 컴퓨터 쪽의 지식을 갖추는 일이다. 반드시 이쪽 분야의 전공자여야 할 필요는 없지만, 분수에 문제가 생겼을 시 어느 단계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 짚어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MINI INTERVIEW

㈜ 플러스 파운틴 정선영 차장의 음악 분수연출가 탐구

국내에는 음악 분수연출자로 활동하는 이가 손에 꼽을 정도. 그중에서도 이를 전문으로 하는 ‘플러스 파운틴’은, 조경시설물 설치공 사업과 엔지니어링업(조경설계)을 영위하는 국내 수경분야 5년 연속 1위 실적의 전문건설 업체다. 그곳에서 연출자로 활동하는 정선영 차장은 성악 전공자로,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받는 서울 어린이대공원 음악 분수의 디렉터였다.

럽젠Q.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다른 직장인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회사에 출근해서 일을 처리하죠. 다만 우리는 봄과 여름, 가을에 처리하는 일과 겨울에 처리하는 일의 성격이 조금 달라요. 봄부터 가을까진 주로 현장에서 일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아무래도 분수를 설치하는 일이 잦은, 수요가 많은 때이니까요. 그런데 겨울에는 날씨가 추워서 분수를 설치하거나 트는 일보다는, 주로 행정적인 업무를 많이 처리해요. 분수가 주로 관할이다 보니, 시청과 도청의 공무원과 이야기를 하거나 공문을 보내야 하는 일도 많죠. 또 분수가 잘 작동되는지 보수 작업도 주로 겨울에 하게 됩니다. 신곡이 나오면 분수를 업그레이드하는 작업도 겨울에 하죠.

럽젠Q. 음악 분수연출자라는 직업만의 장단점이 있다면요?
음악 분수는 한 편의 공연에도 비유할 수 있어요. ‘연출’이라는 것이 예술의 일종이기 때문에, 창의적인 일을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죠. 자신만의 결과물을 내는 작업이라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에요. 사람들이 음악 분수를 보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함을 느끼고요. 단점이라면, 외근이 잦다는 점이에요. 저도 가정이 있기 때문에, 현장에 1박 이상 출장 가는 일이 생기면 아무래도 좀 불편하죠.

럽젠Q.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물(분수)은 어떤 것인가요?
어린이 대공원에서 했던 분수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어린이날 개장식 때 테이프 커팅에 맞추어 카운트다운을 할 때까지도 늦추지 않았던 긴장감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이렇게 분수를 다 완성하고 마무리할 때가 가장 뿌듯함을 느끼는 순간이죠. 그리고 어린이 대공원의 분수와 함께 음악회를 한 적이 있어요. 가수들에게 미리 MR을 받아서 분수 작업을 하고, 본 무대에서는 가수들의 노래와 함께 분수가 나오는 콘서트를 한 적이 있는데, 상당히 기억에 남는 작업이었어요.

* 서울 어린이대공원은 2009년 재개장을 하며, 정문 근처에 음악 분수를 새로 설치했다. 직경 30m의 5백7개의 분수 노즐, 64개의 수중펌프 그리고 3백29개의 LED 수중 등으로 이루어진 이 음악 분수는 그 규모와 다양성, 아름다움 등이 국내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 어린이대공원 음악분수와 함께 한 인순이의 < 거위의 꿈 >

럽젠Q. 직업에 대한 전망은 어떨까요?
음악 분수연출자라는 직업 자체가 한국에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직업이에요. 사실 이전에는 음악 분수라는 개념 자체가 희미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음악 분수에 대한 수요가 많이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전망은 밝다고 볼 수 있어요. 특히 삶의 질이 계속 높아지고 있어서 분수도 업그레이드될 여지가 많죠. 특히 해외시장 진출도 염두에 둔다면,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럽젠Q.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요?
음악 분수는 해외시장의 규모가 상당히 큰 편이에요. 외국에서는 음악 분수에 대한 투자액이 우리나라와 차원이 다르거든요. 그래서 외국에서 유명한 분수도 그런 투자를 받고 탄생한 거죠. 해외시장에도 진출해서 제가 만든 분수가 어떤 명소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좀 더 큰 시장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럽젠Q. 마지막으로 이 직업을 꿈꾸는 대학생에게 조언한다면요?
예술적인 소양을 꾸준히 키우는 것이 중요해요. 많은 음악과 미술을 꾸준히 접한다면 좋겠죠. 그리고 음악 분수 연출을 하기 위해서는 앞서 말했듯이 기계에 대한 지식이 필수에요. 많이 알수록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죠. 이런 부분에 대한 공부도 차근히 해나간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예요. 한국에서 활동하는 음악 분수연출가는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분도 있지만, 저처럼 기업에 소속되어서 교육을 받고 활동하는 분도 있으니, 미리 정보를 파악해두는 게 좋겠네요.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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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과, 미술을 함께한 분야에 이런 예술적인 직업이 있었다니 정말 새롭습니다 ^^...
    예술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이런 멋진 직업에 정말 관심이 가네요~
    좋은 기사 잘 보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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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채원 기자

    네~ 정말 멋진 직업이죠? 앞으로 전망도 밝다고 하니 도전해보시는 건 어떠세요^^?

  • 앤셜리

    음악 분수 연출가라는 직업이 생소했는데, 알수록 매력있는 직업같아요...! 음악과 분수, 빛을 통해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다는 멋진 직업...채원 기자 덕에 알게되었습니다^^
  • 저번달에 여의도에서 한 불꽃축제가 기억이 납니다.
    거위의 꿈 오랜만에 들어보니깐 또 너무 전율이 돋아요~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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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채원 기자

    감사합니다! 음악분수도 하나의 예술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 최지원

    물줄기로 이용해 표현하는 방법이 너무 멋져요. 이런 멋진 일을 하는 직업이 음악 분수연출자였군요!!!!
    전 부산에서 한 번 본적 있는데 정말 넋놓고 봤었어요. 물줄기, 음악, 빛 환상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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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채원 기자

    정말 매력적인 직업인 것 같습니다!^^ 분수보러 떠나고 싶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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