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수사의 두뇌, 범죄심리학자의 모든 것



드라마 [아이리스] 속 ‘프로파일러’로 불려지는 김태희. 그녀를 통해 그려지는 극중 범죄심리학자는 아주 약간의 흔적만으로 며칠, 몇 시간 안에 바로 범인을 잡아내는 마법사다. 그러나 현실의 범죄심리학자는 매우 다르다.
우선 ‘프로파일러’라는 명칭이 범죄심리학 분야 전체를 통칭하지는 않는다. 프로파일링Profiling, 즉 ‘~의 윤곽을 그리다’는 단어의 뜻이 범죄 심리학자가 하는 일의 한 부분을 칭하고 있을 뿐이다. 이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범죄심리학 업무 중 일부인 ‘범죄수사’ 업무에 속한다. 하지만 범죄심리학은 ‘범죄 예방’, ‘범죄 수사’, ‘법정심리학’, ‘교정심리학’으로 세분화된다. 그리하여 범죄가 일어나기 전, 후뿐 아니라 용의자가 법정에 서고 교도소에서 교화를 받을 때까지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리고 드라마와는 다를 수밖에 없는 세 번째 차이점, 바로 ‘분석의 과정’이다. 우선 용의자에 관련된 흔적, 즉 데이터를 입수한 범죄심리학자는 여러 분석 단계를 거친다. 드라마와는 달리 시간과의 싸움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린이 대상 유괴, 살해 사건이라면 과거 유사 사건중 피해자와 비슷한 연령대, 쓰인 흉기, 상흔, 상흔의 목적 등을 대조해보고 용의자의 특성을 찾는다. 이후 과학적 통계와 과학 기술을 이용하여 분석한다. 여기서, 이 과정이 어려운 이유는 방대한 데이터 양에 있다. 게다가 범죄심리학자의 분석 결과 하나로 수사의 방향이 결정된다. 만약 데이터의 범위를 좁히다가 오차율이 커진다면, 투입되는 많은 인력과 재산이 소모되는 것이다. 따라서 범죄심리학자는 범죄 전, 후로 넓은 범위에 영향을 끼치지만 그만큼 길고 중요한 분석의 과정을 거친다. 또 만약 잘못된 결정을 할 경우 죄책감과 많은 질타를 감수해야 하는 현실적인 직업인 것이다.

직관과 논리적인 판단 능력이 그 무엇보다도 필요한 범죄심리학자, 이 직업은 크게 경찰 범죄심리 분석가, 범죄심리학자 및 범죄심리 연구원으로 세분화된다. 이 세 분야 중 한 곳에 지망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길을 선택할 수 있다.
먼저, 수시적으로 열리는 경찰 시험을 거쳐 경찰청 내의 범죄심리 분석가가 되는 것이 첫 번째 방법이다. 경찰이 된 후에 수사경과를 부여 받은 후 범죄 심리 분석 요원 양성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그 후에 경찰청 혹은 지방 경찰청에서 범죄 심리 분석 요원으로 근무할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은 고졸자라면 어느 분야의 전공자라도 지원 가능하며, 실제 범죄심리학을 현장수사에서 실무적으로 사용하는 특징이 있다.


또 다른 길로는, 심리학을 전공하여 범죄심리 대학원을 거쳐 학자 혹은 연구원이 되는 방법이다. 이 방법으로는 범죄심리학 석, 박사학위를 취득해야 하며, 범죄 심리학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해외의 대학교에서 유학을 받는 것이 좋다. 이후 형사정책 연구원(범죄 및 형사정책 분야의 유일한 국책연구기관)이나 국립 과학 수사대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거나, 범죄 심리학 분야의 교수직을 맡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으로 학자가 되는 길은 장기간의 교육과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국내의 범죄 심리학자나 연구원의 수가 적기때문에 이러한 양성 과정이 활성화 되어있지 않다는 어려움이 있다.

이렇듯 드라마와는 달리 준비하는 과정도, 수행하는 업무도 결코 쉽지 않은 범죄심리학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직업에 매력을 갖는 사람이 늘어나는 이유가 있다.
얼마 전, 강호순 연쇄살인 사건을 기억하는가? 이 사건이 종결될 수 있었던 가장 큰 공로는 노련한 범죄심리분석가의 몫이었다. 강호순의 여죄 수사를 위해 4~5명의 범죄심리 분석 요원을 투입한 끝에 이미 살해한 2명 외에 `여성 5명을 더 죽였다`는 자백을 받아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지난 수년간 발생했던 유영철, 정남규사건 등 지능적 연쇄살인의 성공적인 수사는 범죄 심리 분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다가오는 미래에는 국내 ‘범죄심리 분석학’과의 연계를 기다리는 분야들이 있다. 범죄 예방 심리 분석뿐 아니라 관련 치료, 교육, 발달에 관련한 심리학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분야 사이의 장벽이 결코 낮지 않다. 때문에 의학적인 심리학 분야, 즉 정신과 전문의와 심리학자 사이에 연결 다리로 기대하는 것이 바로 범죄 심리학자다. 단순히 범죄 용의자뿐 아니라 관련된 여러 사람들의 심리를 분석하여 범죄 예방 및 심리치료의 영역까지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국내 전문가가 매우 부족한 실정의, 그러나 그만큼 더욱 많은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분야가 바로 이 ‘범죄심리학자’ 이다. 심리학에 대한 관심, 그리고 정의감과 신념을 지닌 당신이라면 이 분야에 도전해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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