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생물의 파수꾼! 아쿠아리스트




1985년 대형수족관과 함께 최초로 국내에 등장한 아쿠아리스트. 그로부터 2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국내에서 활동하는 아쿠아리스트는 1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바로 대형수족관의 숫자가 많지 않기 때문인데, 그 중 63씨월드는 가장 깊은 역사를 자랑한다.

머리가 젖은 채 기자들을 맞아주는 여연희 씨. 방금 전까지 펭귄들과 함께 공연을 하고 온 그녀다.
“아쿠아리스트는 수족관에 있는 생물이 자연상태와 동일한 조건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관리해주는 사람들이에요. 다양한 어종을 직접 기르면서 연구도 병행하죠. 방금 펭귄과 함께한 공연처럼 동물에 대한 생태설명을 한다는 등의 노력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일도 하고 있어요.”

수조청소를 비롯해 먹이를 주고 물의 온도와 수질까지 세세하게 체크하는 것은 기본이다. 자연의 상태를 완벽히 재연하기 위해 수온을 조절하다 보니 물속에 들어갔을 때 굉장히 춥기도 하다는데, 과연 그녀가 아쿠아리스트라는 직업을 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어렸을 때부터 동물이 정말 좋았어요. 그래서 이와 관련된 공부를 하다 보니 동물들을 가장 가까이서 챙겨주는 아쿠아리스트라는 직업에 흥미를 느꼈고요. 자연에서 자유롭게 생활해야 하지만 관람객의 즐거움을 위해 이곳에 있는 녀석들이다 보니, 이들에게 최소한의 행복을 느끼게 해줘야겠다는 일종의 사명감도 한 몫 했죠.”

동물과 교감하다 보니 어느새 이 직업의 매력에 빠져들었다는 그녀는 ‘중독’이 되었다고까지 표현할 정도로 아쿠아리스트라는 직업에 강한 애정을 보였다.
“처음에 동물들에게 밥을 줄 때를 예를 들면, 알아보지도 못하고 막 물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비로소 아는 척을 해줄 때 무척 감동을 받죠. (겪어보지 않은 분은 말을 마세요~) 심지어 작은 물고기떼들도 밥 주는 사람은 알아볼 정도로 사람과 동물 사이의 교감이라는 것은 놀라운 거에요. 교감을 느끼는 순간 이것에 중독되죠.”

 

그렇다면 아쿠아리스트가 되기 위해선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 우스갯소리로 예전 같으면 자격요건으로 ‘동물을 사랑하는 자’를 일등으로 뽑았지만 요즘에는 동물학과, 생물학과, 어류학과, 어병학과, 양식학과 등 다양한 관련학과가 생겨나면서 조금 복잡해졌다고 한다.
“아무래도 아쿠아리스트하면 물고기가 떠오르다 보니 어류 관련학을 많이 생각하시곤 하지만 포유류나 파충류 등도 많이 도입되어 포괄적인 동물관련 전공자를 우대하기도 한답니다. 물을 자주 접하는 직업이니 수영이나 다이빙 등은 바탕이 되어야 하며 동물관리사나 어류 질병학 등의 자격증이 있으면 더욱 좋겠죠?”

실제로 동물학과를 전공한 그녀는 현재 해양 포유류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물개와 물범, 펭귄을 담당하고 있다.

인터뷰 직전, 펭귄들과 공연을 하고 온 그녀는 인터뷰 중에도 동분서주한 모습이었다. 또, 인터뷰 후에도 바로 물개들과 공연이 있다고 했다. 이처럼 분주해 보이는 그녀의 하루 일과가 궁금해졌다.


“매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먹이를 주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죠.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동물상태를 점검해요. 딱 보면 동물들의 기분을 다 알 수 있거든요. 밤새 죽거나 아픈 녀석들이 있는지도 확인하는데, 아픈 녀석들의 식사에는 약을 첨가해 주죠.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공연들도 빼놓을 수 없어요. 남는 시간에는 자연의 환경과 유사하게 만들기 위해 수조를 점검하고 청소를 해요.”

취재를 하기 전, 아쿠아리스트가 대부분 남자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실제로 보니 여연희 씨를 비롯한 여성분들이 꽤 많았다. 몸으로 하는 일이 많은 만큼 힘에 부치진 않을까 걱정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물리적인 힘을 쓰는 일보다는 오히려 감정적인 면에서 힘들 때가 많다고.
“동물과 말이 통하지 않다 보니 아파도 모르는 경우가 있어요. 이럴 때는 저희 가슴이 많이 아프죠. 하지만 무엇보다 위험하다는 것이 가장 힘들어요. 어떤 일이 어떻게 닥칠지 모르니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죠. 물속에 여러 번 들어갔다 오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고요.”

그러고 보니, 얼마 전 EBS ‘극한직업’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아쿠아리스트를 다룬 적이 있었다. 이를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웃음으로 답해주는 그녀다.
“동물들과 항상 교감하고 함께하며 이 직업의 매력에 푹 빠진 저희들은 오히려 극한 직업이라기 보다는 ‘소프트한 직업’이라고 느끼죠. 가끔가다 잔뜩 부푼 꿈을 가지고 이 일을 시작하신 분들 중 동물과 교감을 나누기도 전에 생선의 비린내와 체력의 한계를 버티지 못하고 그만 두시는 분들이 꼭 있어요. 아마 그런 분들에게는 이 직업이 어떤 직업보다 극하게 느껴지지 않을까요?”

아쿠아리스트의 전망은 대체적으로 낙관적이다. 실제로 각 지자체들이 앞다투어 대형수족관 건설에 힘쓰고 있다는 뉴스기사가 늘어나는 것과 하나 둘씩 생겨나는 대형수족관이 이를 잘 대변해준다.
“아직은 국내 대형수족관은 3파 구도(부산 아쿠아리움, 코엑스 아쿠아리움, 63씨월드)이지만 점차 늘어가는 추세를 보아 국내 전망도 밝고, 언어의 장벽만 넘는다면 해외진출 등도 꾀할 수 있답니다.”

실제로 검색엔진을 통해 검색해본 아쿠아리스트는 많은 학생들이 질문을 올리고 정보를 공유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아쿠아리스트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며 입을 여는 그녀.
“이렇게 다양한 직업이 있다는 것을 미처 몰랐어요. 마냥 동물들이 좋았을 뿐인데, 이젠 이 직업을 통해서 보람도 얻고 있답니다. 요즘에는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도 아쿠아리스트의 일생생활을 많이 공개하고 있어요. 이곳에서 질문도 하면서 정보를 얻어가셔도 좋아요. 학교에서 배우는 이론과는 달리 이곳에서 직접 하면 많이들 당황하고 힘들어하지만 한번 중독이 되면 헤어나올 수 없을 정도로 행복지수가 높은 직업이랍니다. 특히 동물과의 교감은 다른 경로를 통해서라도 꼭 한번 느껴보시길 바라요.”

여연희 씨는 아쿠아리스트라는 직업을 ‘사람과 동물간 언어소통을 담당하는 천사’라고 표현한다. 관람객과 동물들 서로간의 교감을 담당하고 있는 역할이라는 뜻에서다. 동물을 사랑하고, 교감하는 일에 매력을 느끼는 대학생이라면 한번 도전해 보시라. 아쿠아리스트는 수중생물들에게 있어 자신을 지켜주는 영원한 파수꾼이자 천사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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