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소통’을 디자인하는 매력에 빠지다 LG 전자 MC (mobile communication) 디자인 연구소 주임 연구원 이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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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디자인의 컨셉을 정할 때, 가장 중요
한 것은 무엇인가요?

A. GUI 디자인의 컨셉은 제품의 전략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데요.
예를 들어, 디자인을 통해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제품이라면 제품 외관디자인과
GUI 디자인의 일체감을 줄 수 있는 쪽에
focusing해서 디자인 방향을 설정하기도
하구요, 특정한 기능을 강조하는 제품이라면
그 기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UI/GUI 에
focusing 하기도 합니다. 요즘처럼 UI
그 자체를 강조하는 제품은 사용자가 UI를
사용하는 새로운 경험에 더욱 더 초점을
맞추어 컨셉을 정하지요. 무엇보다 중요하면서도 당연한 얘기지만, 사용자가 누구냐에 따라서 컨셉이 제일 크게 좌우됩니다. 연령대에 따라서 선호하는 디자인도 다를 수 밖에 없지요. 따라서 제품을 만드는 디자이너의 관점이 아니라 그 제품을 사용하게 될 소비자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바로 컨셉입니다.


Q. 기술과 디자인, 두 가지 중 어느 것도 놓치지
않기 위해 디자이너와 기술자들은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노하우가 필요한지 궁금합니다.

A. GUI 디자이너뿐 아니라, 다른 디자이너들도
기술자와의 소통이 제일 어렵죠. 하지만 중요해요.
특히 GUI를 디자인할 때는, 디자이너가 관련 SW/HW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해요.
우리가 상상하고 디자인 것들을 현실화 하는 것이
기술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개인적인 주관은 가급적 피하고,
합리적인 근거와 기술적인 지식이 뒷받침 돼야 해요.

Q. 그러면 기술자와 디자이너는 어느 정도로 밀접하게 작업을 진행하나요?

A. e메일과 회의 등… 수시로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매우 밀접하게 진행됩니다. 사실, 처음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양산하는 그 순간까지 완전히 유기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실질적으로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는 것도 필요해요. 사전에 서로의 입장과 한계를 너무 잘 이해한다면 혁신적인 결과물보다는 기술과 디자인이 타협해버린 결과물이 나오게 되지 않겠어요?

가장 필수적인 기술과 디자인의 조화. 그 두 요소의 거리가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게 유지되어 나갈 때, 동시에 한 방향을 추구할 때 이상적인 제품이 탄생한다. 하지만 그 적정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그것이 현 디자이너에게 가장 큰 과제라는 게 이건호 디자이너의 얘기다.

Q. 고등학교 때는 어떤 학생이었나요?

A. 전 고등학교 때 공부를 잘 하는 자연계열 전공 학생이었어요. 이러면 사람들이 GUI 디자이너를 어렵게 볼 텐데(웃음). 어릴 때부터 그림을 좋아했지만 전공을 할 생각은 못했어요. 공부를 원하시는 부모님의 뜻에 따라 대학교 전공도 공대였죠. 군대를 전역한 이후, 다시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그는 재 입시를 준비했고, 이후 서울대학교 디자인학부(시각디자인전공)에 들어갔어요. 시각디자인을 공부한 후 진출할 수 있는 분야는 굉장히 다양해요. 제가 하고 싶었던 것도 많았고요. 그래서 하나만 고르는 것은 너무 괴로웠죠. 그러다가2~3학년 때 웹사이트 디자인을 접하면서GUI 디자인을 발견했어요. 시각디자인이 추구하는
‘소통’에 제일 적극적인 점이 제게 매력으로 다가왔고요.

Q. 전공이 달라져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A. GUI 디자이너들은 그런 케이스가 꽤 있어요. 수학이나 심리학을 전공하다가 디자인으로 전공을 바꾼 동료들도 있고요. 하지만 이런 점이 이 분야에서는 강점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특히 GUI 디자인 영역은 사용자의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과 이해가 필요해요. 때문에 디자인하는 당사자가 삶의 스펙트럼이 넓을수록 좋죠. 다양한 전공들을 거쳐 와 다양한 시각에서 사안을 볼 수 있는 눈, 그것이 GUI 디자이너를 준비하는 무기가 되었답니다.

Q. 디자인 작업 과정에서 재미있는 일화가 있었다면 소개해 주세요.

A. 이번 2월에 바르셀로나에서 ‘MWC(Mobile World Congress) 2009’라는 컨퍼런스가 있었어요. 그곳에서 LG의 아레나 폰이 첫 선을 보였죠. 사실 아레나 폰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굉장히 힘들었어요. 사용자가 쓰기 편하면서도 혁신적인 그래픽 효과 등을 만들어내야 했는데, 개발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거든요. 물론 아직도 제 기준에는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우리의 노력이 깃든 제품이 launching되는 현장을 바르셀로나에서 직접 보고 싶었는데, 사정상 참석하지는 못했죠. 결국 그곳의 전시현황을 동료들과 실시간 UCC로 보았답니다.

Q. 마지막으로 디자이너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때는 언제인가요?

A. 언젠가 제 동료 중 하나가 말했죠. ‘집에서 할머니가 핸드폰 글자를 읽을 때 힘들어하신다. 어르신을 위한 인터페이스를 만들고 싶다’고요. 저 또한 마찬가지예요. 내 어머니가, 내 가족이, 내 여동생이, 내 애인이 그걸 사용한다고 생각하고 만들거든요. 내가 디자인한 GUI로 가까운 사람들이 편하게 기기를 사용한다는 것은 굉장히 큰 보람이죠.

유럽을 열광시킨 우리 나라 GUI의 디자이너가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순간, 그건 내 주변인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사람들이 내 GUI로 편하고 즐거워할 때라고 한다. 사용자와 기기의 소통을 위해 끊임없이 기술자와 힘을 합치는 이건호 디자이너. 그의 힘찬 행보가 멈춰지지 않는 한, 우리 나라가 GUI 중심국이 될 날은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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