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뮤지컬 해븐’의 김민성


국내에서 초연되는 뮤지컬인 <씨왓아이워너씨>. 개막 전부터<br />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는 독특하고 실험적인 뮤지컬로<br />
소문이 난 작품이다. 첫 공연이 올라가던 날, 공연 장소인<br />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의 기획 담당자인 뮤지컬 해븐의<br />
김민성씨를 만났다. 그녀는 <김종욱 찾기>를 진행하고 있는<br />
와중에도, 새로운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강행군을 하고<br />
있었다.” /></p>
<p><!-- Document Copy --></p>
<p class=글, 사진_조수빈/ 14기 학생기자 가톨릭대학교 간호학과 04학번

동영상_박미래/ 14기 학생기자 고려대학교 언론학부 06학번

첫 공연 준비로 정신 없는 와중에 겨우 숨을 돌려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렇게 하나의 공연을 채 마무리 할 틈도 없이 새로운 공연을 시작해야 하는, 공연 기획자의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제 전공이 사학인데, 사실 이 일과는 전혀 상관이 없었죠. 처음엔 공연이 좋아서 보러 다니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이런걸 기획하는 일은 어떨까 싶었죠. 아직 우리나라 공연은 마니아적 문화라서 어렵지 않게 배우와도 가까울 수 있고, 공연 관계자랑도 가까워 질 수 있죠. 그렇게 해서 처음엔 현장에서
안내하거나 프로그램 파는 것 같은 작은 일들을 돕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관계자들과 더 많이 알게 됐고, 그 분들께 공연 기획 일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다행히 절 좋게 봐 주셔서 기획 일을 하기 시작했죠.”

그렇게 인턴 비슷하게 기획사에 발을 들인 김민성씨는 졸업 후 정식으로 그 회사에서 공연 기획자의 길을 걷게 된다. 그런 그녀가 처음 담당하게 됐던 뮤지컬은 <메노포즈>.

“첫 작품부터 쉽지 않았죠. ‘어머니들의 폐경’을 소재로 다룬 뮤지컬이었기 때문에, 제 나이 대에서 쉽게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 많이 힘들었어요. 기획자는 누구보다 공연을 잘 이해해야 홍보나 무대 등 전체적인 틀을 잡아 나갈 수 있거든요.”

처음엔 무작정 좋아서 시작한 일이었지만, 공연 기획은 사람들 생각만큼 그리 ‘멋진 일’은 아니었다.
매일 밤을 새고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해도 혼자만 잘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들인
노력만큼 정직한 보람으로 돌아오지 않을 때도 있었다.
“대체로는 이 일에 만족 하지만 힘든 순간들이 있죠.
특히 커뮤니케이션이 쉽지 않아요. 배우나 연출자,
제작팀은 모두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에요.
그러다 보면 당연히 의견 충돌은 있게 마련
이죠.그 사이에서 윤활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공연기획자예요. 그럴 때 내 자존심
세우면 큰일나죠. 공연을 준비하는 모두가
힘들 때 힘든 티 내지 말고, 모두를 다독거
려야 하는 게 기획자의 역할이에요.”이렇게
사람이 관련된 일이다 보니, 마음대로 안 되는
일들도 있다. “일부 배우들이 제가 하는 것만큼
열심히 연습 안 해 주시면 힘들죠. 브로드웨이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무대에 서는 배우들이 있고,
이들이 못 할 경우를 대비한 배우들이 있어요. 만약
이 배우들이 기회를 잡아 무대에서 더 잘하게 되면 ‘메인
배우’가 밀려나요. 철저히 능력 중심이죠. 그래서 다들 굉장히
열심히 하거든요. 그런데 한국엔 그런 시스템이 없이 그냥 고정
배역으로 가니까 연습 열심히 안 하는 얄미운 배우들이 간혹 있어요.”

영상이면 잘못 되었을 경우 ‘NG!’를 외치고 다시 찍거나, 편집이라도 해 내건만 이건 관객들이 ‘라이브’로 보는 공연이다 보니 정말 아찔한 에피소드들도 있을 것 같았다.
특히 첫 공연 날은 가장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이 벌어지는 날이다.
“첫 공연이 올라가기 전까지가 사실 가장 바쁘고 정신이 없죠. 리허설 하면서 생기는 문제들 수습해야 하고, 그 와중에 첫 공연 직전이라 모두가 예민해져 있으니 조심해야 하구요. 이번
<씨왓아이워너씨>는 워낙 실험적인 것들이 많다 보니 더 정신이 없었어요. 무대 4면에 설치된 스크린에 영상이 뜨는데, 그것 때문에 컴퓨터를 해외에서 들여왔거든요. 근데 그게 갑자기 고장이 나고, 그러면 정말 힘들어요. 이런 것 수습하느라 매일 같이 밤을 새죠.”


공연 기획이 비록 배우나 연출가처럼 관객들이 많이 알아주지는 않는 일이다. 하지만 그래도 가장 뿌듯한 순간은 언제일까.
“첫 공연이 올라갈 때요. 열심히 준비해서 첫 공연이 올라가는 순간, ‘드디어 해냈다’하는 생각이 들죠. 당연히 아쉬움도 있고, 마지막 공연이 올라가는 순간까지 더 해야 할 일들이 많지만 그래도 ‘시작이 반’이니까요.”

공연이 호평을 받아 흥행에 성공하고, 혹은 혹평을 받아 흥행에 실패하는 것은 곧 공연 기획자의 자존심과 직결된다. 공연을 기획하고 준비하면서는 얼마든지 자존심을 버리고 낮출 수 있는 그들이지만, 대신 공연의 퀄리티 자체가 공연 기획자의 얼굴이 된다.

마지막으로 어떤 공연 기획자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을 했다.
“편하게 일했다는 평가를 듣고 싶어요. 저라는 사람이 함께 했기 때문에, 사람들과 원활히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었고 일을 잘 할 수 있었으면 하죠. 저는 제 이름을 크게 알리는 것 보다는 그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배우들과 연출가들의 고집과 자존심을 맞추고,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두어야 한다. 이 것들의 균형을 맞춰 내는 것은 결국 뒤에서 누구보다 부지런히 뛰어다닐 때에야 가능하다. 많은 사람들이 공연 기획자를 주목하지 못했던 것은, 그런 이유도 있을 것이다.

인터뷰가 끝난 뒤, 첫 막이 오르기 직전까지 김민성씨는 중간에 벌어지는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하느라 이곳 저곳을 뛰어다녔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첫 공연이 무사히 마친 것을 확인한 그녀는 또 다시 다음 날의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서둘러 무대 뒤로 들어갔다. 힘들고 바쁜 와중에도 항상 좋은 얼굴로 사람들을 만나고 일을 하던 그녀를 보면서, 그녀가 바라는 기획자의 모습은 그리 멀지 않은 듯 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emoticon

스티커 댓글

스티커를 사용해서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달기
  • 감동
  • 부들부들
  • 눈물
  • 두근두근
  • 좋아요
  • 사랑해요
  • 멋짐
  • 하하
  • 신남
  • 행복
  • 멘붕
  • 헉
  • 시무룩
  • 하이파이브
  • 응원
  • 쓰담쓰담
  • 뽀뽀
  • 박수
  • 선물하기
  • 고마워
  • 귀여워
  • 셀카
  • 저요
  • 열공
  • 쓰러짐
  • 씻기
  • 팩

소챌 스토리 더보기

대학생 집콕러를 위한 월간 소비

편지가게 글월, 마지막으로 편지를 받은 게 언제예요?

비전공자를 위한 교양서

비전공자를 위한 전공자의 교양서 큐레이션

일본어 번역가 강민하 | 마음까지 전하는 번역

VEGAN ESSAY 의생활 실전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입고 있습니다

VEGAN ESSAY 식생활 실전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먹고 있습니다

VEGAN ESSAY 입문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2012년, 빙의하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