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쁨, 슬픔, 사랑, 행복… 人生을 쓰다, 드라마 작가


기쁨, 슬픔, 사랑, 행복…人生을 쓰다, 드라마 작가

‘작가는 손톱을 기르면 안 되는 구나. 삼일 동안 화장실을 
못 가도 배는 고프구나. 이틀 동안 네 시간만 자도 사람이 
살 수 있구나. 친구들에게서 잊혀지는 구나. 단편 한편을 
끝내면 두 계절이 가는 구나. 나는 여자가 아니라.. 작가구나’ 
(SBS드라마 온에어 中) 작가가 쓴 대본에 수십 명의 스태프
들이 움직이고, 아니 수천, 수만 명의 시청자들이 울고 웃는
다.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는 일! 그래서 화려할 줄만 알았다. 
한 명의 작가로 사람들에게 기억된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 
모른 채 말이다.

글, 사진_이금주/ 14기 학생기자 이화여자대학교 언론정보학과 06학번

그 드라마, OOO작가가 썼다던데

여자 셋이 모이면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전날 방송된
드라마 이야기. “이번에 △△△배우 드라마 찍는데~”,
“어제 △△△나온 드라마 봤어?” 한번 시작된 드라마
이야기는 좀처럼 끝나지 않는다. 헌데 언제부턴가
드라마 이야기는 이렇게 바뀌어갔다. “아, 그거
저번에 ○○○드라마 쓴 작가가 쓴 거래”,
“이번에 ○○○작가 드라마 쓴대~” ‘누가 나온다’
에서 ‘누가 쓰느냐’로 시청자들의 관심이 더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누가 쓰느냐’가 드라마의 절반 이상을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우들은
대본을 보고 연기방향을 잡는다. 촬영장소,
촬영방식, 조명, 음악에서부터 배우들의 헤어스타일,
의상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게 대본에 따라 결정된다. 드라마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사람, 그가 바로 드라마 작가다.

기획자로서의 드라마 작가

지금 한창 방송되고 있는 드라마, 언제부터 만들어졌을까. 하나의 드라마가 기획되고 방송되기까지 보통 6~8개월 정도 걸린다고 한다. 소재를 잡고 기획하는데 3~4개월 이상 걸리고, 뼈대가 잡히면 드라마의 살이 될 취재가 또 2~3개월 가량 진행된다. 기획안 쓰고, 캐스팅하고, 편성 받고… 그렇게 준비기간만 7~8개월은 족히 걸린다.
이렇듯 짧게는 반년, 대개 1년 앞서 준비하는 드라마 시스템 상, 드라마 작가에게 기획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어떤 현상이 지금 재미있을 것 같다고 해서 드라마 작업을 하면, 방송이 되는 6개월, 1년 뒤에는 그 드라마가 올드 해 질 수도 있어요. 어떤 소재가 재밌다 싶으면 이 소재를 가지고 이게 8개월, 1년 뒤에 어떨 것인가를 생각하고 타깃을 잡아야 하죠.”
(예랑 작가)
드라마 작가는 한발 앞서 사회현상을 바라보고, 트렌드를 읽는 눈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도는 없다

여느 직업처럼 입사시험을 거치는 것도 아니고, 드라마 작가가 되는 길에 정도란 없다. 허나 가장 일반적이면서 공식적인 코스로 꼽히는 것은 한국방송작가협회 교육원을 비롯한 전문 아카데미 과정을 수료하고 각 방송사가 주관하는 극본 공모전에 당선되는 것이다. 가장 일반적인 것이 또 가장 어려운 법. 극본 공모전 경쟁률은 수백 대 일을 훌쩍 넘는다. 꼭 입상하진 못하더라도 심사를 맡은 드라마 감독 눈에 띄면 작가로서의 기회를 얻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그 열기가 식을 줄 모른다는 후문이다.
각 방송사 극본 공모전에 입상한 작가들은 6개월에서 1년 정도 방송사와 계약을 하게 된다. 그 기간 동안 작가로서 실력을 인정받으면 장기 계약으로 가는 수도 있고, 미니시리즈를 맡기도 하고, 프로덕션의 러브 콜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극본 공모전은 해마다 열리고, 해마다 극본은 수백, 아니 수천 편씩 나오고 있다. 한 명의 드라마 작가로 사람들에게 기억된다는 것,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공모전 만이 작가로 가는 유일한 통로는 아니다. <대장금>의 김영현 작가, <쾌걸 춘향><환상의 커플>의 홍정은-홍미란 작가는 예능 프로그램 구성작가에서 드라마 작가로 성공적인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작가, 직장 생활을 하다 우연한 기회에 드라마 집필을 시작하게 된 작가들도 있다.

보통 드라마 작가가 5년을 버티는 게 굉장히 힘들다고 얘기하곤 한다. 데뷔 후 5년 정도는 단편 드라마, 특집 드라마 등 분량이 상대적으로 짧은 작품들을 맡게 된다. 5년 안에 미니시리즈를 쓰게 되면 굉장히 빨리 작가로서 자리잡은 케이스로 꼽힌다. 5년 동안 쓴 드라마의 작품성, 시청률을 인정받아야 미니시리즈를 쓸 기회를 얻게 되고, 그렇게 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져가다 10년쯤 되면 주말 드라마를 집필할 기회를 잡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도 꼭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20부작 내외의 미니시리즈에 비해 주말 드라마는 호흡이 길고 6개월에서 1년 정도 방송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역량이
       아니라면 힘들 수 있단다. 그래서 보통 미니시리즈를
       집필한 후 주말 드라마를 집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페이틑 천차만별

드라마 작가의 페이는 천차만별이다. 일년에 오백 만원도 못 버는 작가도 있고 일년에 몇 억씩 버는 작가들도 있단다. 예전보다 재방송료, 인터넷 유료서비스 등 저작물 사용료 제도도 잘 되어 있고, 대본료가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매스컴에 보도되는 것처럼 일년에 몇 억, 회당 몇 천 만원의 대본료를 받는 작가들은 소수에 불과하단다. 월급을 받는 직장인과 달리 드라마 작가는 수입이 고정적이지 않을뿐더러 굉장히 불안정한 직업이다. 단순히 페이가 많고 적음을 따지기보다 내가 드라마 작가를 업으로 삼아 평생을 할 수 있을지 진지한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다.

물음표를 달고 사는 사람

드라마 작가로서의 자질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 예랑 작가는 ‘궁금증’을 꼽았다.
“드라마 작가는 항상 뭔가를 궁금해 하고, 색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어야
해요. 요새 4차원이라고들 하죠. 그런 엉뚱한 면들도 필요하고요. 어떤
사람의 행동을 보고 단순히 지나칠 것이 아니라 ‘저 사람은 어떻게
살았을까? 지금 어떤 상황일까?’ 이렇게 계속 궁금해 하고, 또 그
궁금증에 대한 답을 자기 나름대로 낼 수 있는 사람이 드라마 작가로
잘 맞는 것 같아요.”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봤을 때, 꼬리에 꼬리를 물고 궁금해 하는 자세는

드라마 작가의 기본 자질임과 동시에 드라마 작가가 자신을 계속 키워나가는
중요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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