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영화에 대한 짧은 생각 2 – 단편영화의 제작과 상영










단편영화의 제작과정은 기본적으로 장편상업영화의 제작과정과 크게 다른 것은 없어요. 똑같이 시나리오를 쓰고, 캐스팅을 하고, 로케이션 헌팅을 하고, 편집을 하는 등등… 그러나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바로 제작비의 규모에서 차이가 있어요. 우리나라의 예로, 상업영화의 제작비가 적게는 10억 원 정도에서 많게는 10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간다면, 10만원 정도의 제작비로도 찍을 수 있는 게 독립영화예요. 이러한 독립영화 제작과정을 재미나게 얘기하고 있는 책이 있는 데 바로 <황혼에서 새벽까지>와 <씬 시티> 등의 영화를 만든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이 쓴 ‘독립영화 만들기’라는 책이에요. 제작에 굳이 관심이 없어도 영화에 관심 있는 분들이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죠. 이 책은 단돈 7천 달러로 보름 정도의 시간을 들여 동네 친구들과 함께 찍은 <엘 마리아치>라는 필름 장편영화의 제작과정을 담고 있어요. 우리나라에도 DVD와 비디오로 출시되어 있는 이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고, 후에 할리우드에 스카웃되어 안토니오 반데라스 주연의 <데스페라도>라는 메이저 영화로 로드리게즈 자신이 리메이크를 하게 되죠. 아, 7천 달러가 부담스럽다고요. 이 글을 쓰는 저도 물론 7천 달러가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네요. 만약 로드리게즈가 <엘 마리아치>를 1990년대 초반이 아닌 바로 2006년 지금 이 영화를 찍었다면 로드리게즈는 아마 100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을 거예요. 그 이유는 바로 디지털 캠코더라는 카메라 때문이죠. 로드리게즈가 영화를 처음 만들었을 당시에는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훨씬 비싼 필름으로 밖에 영화를 만들 수밖에 없었죠. 90년대 중후반에 이르러 대중적으로 보급된 디지털 캠코더는 현재는 훨씬 더 우수한 화질과 성능으로 수많은 독립영화 제작자들의 친구가 되어 있답니다. 제 주변의 독립영화 감독들도 요즘 값비싼 필름보다는 싸게 찍을 수 있는 디지털 단편영화를 선호하는 감독들이 많은데요. 실제로 10만원도 안되는 제작비로 아주 짧은 단편 영화를 하루 만에 찍는 감독들도 있답니다.
그렇다면 이런 영화를 찍으려면 어떻게 할까요. 굳이 영화학과에 재학 중이지 않아도 영화를 찍을 수 있어요. 로버트 로드리게즈처럼 친구들과 팀을 짜서 하나하나 배워가며 찍어 볼 수도 있을 것이고, 대학교 영화동아리나, 인터넷 영화제작동아리에서 경험 있는 다른 친구들과 힘을 합해 찍을 수도 있을 거예요. 혹 이러한 여건이 안 되거나, 조금 더 체계적으로 제작과정을 배우면서 영화를 찍어보고 싶다면 단편영화를 제작하는 강의와 더불어 실습작품을 찍고 있는 곳들이 많은데, 그런 곳에서 같이 수업을 들으며 수강생들과 팀을 짜서 영화를 찍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 될 거예요. 광화문 영상미디어센터나 한겨레 영화제작학교나 독립영화협의회 워크샵 등이 그런 프로그램들이랍니다.




그러면 이러한 단편영화나, 앞서 말한 독립영화들은 어떤 곳에서 볼 수 있을까요. 아쉽게도 단편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은 한정되어 있는 게 현실입니다. KBS 독립영화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서 시청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되겠구요. 각종 국제영화제나 단편영화제, 독립영화제, 다큐멘터리 영화제가 개최하는 날짜를 체크해서 영화들을 챙겨보는 방법이 있겠죠. 그나마 예전에 비해서 영화제들이 많이 생겨서 감독들 입장에서는 상영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났고, 관객들 입장에서는 볼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났죠. 영화를 만든 다음에 공식적으로 상영을 할 수 있는 공간은 아마 이런 영화제 같은 공간이 새로운 관객을 만날 수 있는 좋은 장소가 될 거구요. 굳이 영화제에서 상영을 할 수 없더라도 같이 만든 친구들과 더불어, 다른 친구들과 자신이 만든 영화를 같이 보는 것도 아주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네요.
<시민 케인>을 만든 세계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 중의 하나인 오손 웰스가 이런 말을 했어요. “영화를 만드는 법을 배우는 데 필요한 시간은 3시간이면 족하다. 나머지는 이미 당신 안에 있다.” 저는 웰스의 이 말을 참 좋아합니다. 영화를 만든다는 게 뭔가 대단한 사람들만이 만들거나 혹은 뭔가 엄청난 작업이겠거니 하는 생각보다는 바로 열정을 가진 누구나가 만들 수 있다는 말이거든요. 독립영화를 만들며 재미나게 놀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글을 읽은 영화를 좋아하는 젊은이들에게 영화를 만들어 볼 것을 한 번 권해 보고 싶네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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